쉽게 얻은 기회, 쉽게 얻지 못할 경험

  • 이상은(광주과학기술원 기초교육학부)

    입력 : 2018.01.30 09:52 | 수정 : 2018.01.31 15:09

    [제3회 대학생 신(新) 조선통신사 참가 후기]
     

    조선일보사와 외교부(주일한국대사관)가 주최하는 '제3회 대학생 신(新)조선통신사-통신사의 길을 따라서'가 지난해 12월 18일부터 27일까지 9박 10일간 진행됐다.

    강원대 손승철 명예교수를 따라 부산항을 출발해 시모노세키~히로시마~후쿠야마~오사카~교토~시즈오카~하코네를 거쳐 도쿄에 이르는 통신사 여정을 그대로 밟았다. 특히 조선통신사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 확정 이후 진행된 터라 더욱 그 의미가 깊었던 이번 학술 탐사에 참여해 일본 각지에 남긴 옛 조선통신사의 흔적과 기록을 체험한 학생 참가자들의 후기를 싣는다.

    이상은(광주과학기술원 기초교육학부)

    막부 1년 예산, 식비 제외 약 200억. 조선통신사가 부산을 떠나 다시 부산에 도착할 때까지 일본이 지출한 비용이다. 일본은 무엇을 위해 그 비용을 지불하였는가. 그 해답의 9박 10일 여정을 떠났다.

    2017년 12월 4일 광화문에서 사전 오리엔테이션이 있었다. 오리엔테이션에서 이준규 전 주일본대한민국대사님은 우리나라와 절친이 될 수 있는 국가를 물었고, 답으로 일본을 제시하셨다. 국가 간에 절친이라는 관계가 성립할 수 있을까. 만약 성립할 수 있다면 악화된 한일 감정의 골을 없애고 과연 일본과 절친이 될 수 있을까 등의 질문이 머릿속을 채웠다. 그리고 이번 여정을 통해 질문에 대한 나의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쓰시마 이즈하라에 있는 죠주인에서 처음 접한 아메노모리 호슈를 시가 현에 있는 아메노모리 마을에서 다시 만났을 때, 친한 친구를 오랜만에 만난 것 같은 감정을 느꼈다. 이는 조선을 향한 그의 마음에 감동받았기 때문이다. 조선과 일본과의 관계에 있어 진실과 신뢰를 가지고 교류해야 한다는 ‘성신교린’의 정신을 강조한 아메노모리 호슈는 지금 한일관계에 있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있다. 서로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각자의 이익만을, 각자의 요구만을 주장한다면 두 나라는 계속해서 평행선을 달릴 뿐 그 간격은 좁혀지지 않을 것이다.

    쓰시마 이즈하라에 있는 아메노모리 호슈와 그의 가족묘.

    성신지교를 실천하는 방법은 소통에 있다. 간사이대학 학생들과의 교류회에서 그것을 느꼈다. 조선통신사가 일본에 갔을 때 종이에 한자를 써가며 의사소통했듯이 우리는 서툰 일본어와 영어, 거기에 몸짓까지 동원해 가며 일본학생들과의 대화를 이어갔다. 최대한 들으려 노력했고, 최대한 전달하려 노력했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대화는 계속 되었고 3시간이라는 시간은 우리에게 너무 부족하였다. 다음을 기약하며 연락처를 주고받는 모습에서 조선통신사가 조선으로 돌아갈 때 아메노모리 호슈와 신유한이 느꼈던 감정이 이와 같지 않았을까 상상하였다.

    교류와 소통. 이 두 가지 키워드를 배우고, 이해하고,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한일관계는 아직 갈 길이 한참 남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도 일본과 절친이 될 수 있다고 한다면 고개를 갸웃할 것이다. 하지만 친구는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내 생각이 미래에는 바뀌어 절친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날이 오기를 희망해본다.

    간사이대학 학생들과의 교류회에서 조별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9박 10일간 평소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던 한일관계에 대해 고민하는 것뿐만 아니라 스스로에 대해서도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대학에 입학해 역사 수업을 들으며 지금까지 스스로 역사에 관심이 많다고 ‘착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착각은 이번 여정을 통해 산산이 부서졌다. 역사에 대해 얼마나 무지한지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었고, 함께한 24명의 학생들을 보며 내가 가진 관심은 관심이라고 보기 부끄러운 수준임을 깨달았다. 손승철 교수님의 말씀처럼 역사가 남긴 유적과 유물을 보며, 무엇을 증언하는지를 들으며 많은 자극을 받았다. 이는 역사공부를 제대로 시작해 보고자 하는 동기부여로 이어졌으며, 그 시작을 조선통신사로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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