他人에게만 잘하는 아버지… 그는 이타주의자인가

타인에게 친절을 베푸는 근원에는 '이타주의'가 있을까, '이기주의'가 있을까?
왜 어떤 이들은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고 이해하는 능력이 떨어질까?
책 '이타주의자의 은밀한 뇌구조'는 이러한 인간 내면의 가치와 관련된 질문들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 장동선 뇌과학자·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박사 
  • 편집=한승미

    입력 : 2017.09.22 07:26

    [장동선의 뇌가 즐거워지는 과학] 김학진 '이타주의자의 은밀한 뇌구조'
     

    장동선 뇌과학자·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박사.

    아버지는 싫은 소리를 잘 못 하신다. 그래서 누군가 부탁을 해오면 늘 들어주는 편이었다. 90년대 말 IMF 때문에 경제적으로 힘들 때도 무언가 물건을 사달라는 친구가 있으면 어머니 몰래 사주곤 했다. "그래도 우리가 조금이라도 더 여유 있으니 도와줘야 하지 않겠니?" 아버지의 논리였다. 아버지는 분명히 많은 사람이 보기에 이타적 가치를 추구하였고 평판도 그러했다.

    그러나 함께 사는 어머니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정말 이기적인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들 눈에 좋은 사람으로 보이려고 가장 가까이 사는 가족이 손해를 보는 것을 감수한다면 그야말로 결국 자기만 생각하는 이기적 행동이 아니냐는 것. "나한테는 왜 그렇게 못 하는데?" 어머니의 논리였다.


    이타주의자의 은밀한 뇌구조
    김학진 지음|갈매나무
    280쪽|1만6000원

    다른 사람들에게 친절을 베풀고 좋은 일을 하는 근원에는 이타주의가 있을까, 이기주의가 있을까? 고려대 김학진 교수의 '이타주의자의 은밀한 뇌구조'(갈매나무 刊)는 이 주제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사실 수많은 종류의 사회적 가치들은 대부분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에서 탄생된다"고 그는 말한다. 우리가 SNS 에서 다른 사람들의 반응과 댓글에 집착하는 이유, 그리고 빌 게이츠나 마크 저커버그 같은 인물이 많이 기부하는 이유 등 일상 실례들이 여러 뇌과학 연구와 어우러져 있다.

    善意·열정으로 돈 낭비 마라, 기부는 과학이다. /그래픽=김성규 기자

    수많은 종류의 사회적 가치들은
    대부분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
    에서
    탄생된다.

    김학진 고려대학교 교수

    이 책에서 다루는 질문들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와도 밀접하다. 최근 특수학교 설립 건 때문에 장애가 있는 아이들 부모가 무릎을 꿇었다. 아이들이 학교 다닐 권리만은 포기할 수 없다며 눈물짓는 어머니들 모습이 많은 이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내 아이가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다면 어땠을까.

    무릎 꿇고 눈물 흘리는 어머니들의 아픔과 간절함에는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고, 이들을 격한 말과 행동으로 공격하는 또 다른 사람들 모습은 몹시 이기적으로 보여 분노를 일으킨다. 왜 우리는 힘든 상황에 처한 사람을 보면 같이 마음이 아프고, 이기적 행동을 보면 같이 분노하는 것일까?

    또한 왜 어떤 이들은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고 상대를 이해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일까?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질문들이다. 우리 뇌가 경험하는 즐거움과 행복, 고통과 불행은 늘 뇌가 책정한 기대치에 따라 달라진다. 서로의 아픔에 대해서 조금만 더 공감해주고 이해해주자. 그것이 우리 모두 조금이라도 더 행복해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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