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의존증 아버지 치료하며 확신 얻어"

경기도 의왕시에 위치한 알코올의존증 전문병원, 다사랑중앙병원.
보건복지부의 '2016년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에 따르면 알코올의존증 환자는 139만명으로, 전체 국민의 12.2%에 이른다.
이무형 다사랑중앙병원장에게 '알코올의존증'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입력 : 2017.11.12 10:55

    [Interview] 이무형 다사랑중앙병원장
     

    이무형 다사랑중앙병원 원장은 "왜 알코올의존증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의사가 됐느냐"는 질문에 거침없이 답했다. "아버지가 알코올의존증 환자였거든요." 어렵다면 어려울 수도 있는 가족사를 털어놓는 이무형 원장의 말에는 다사랑중앙병원의 치료 방법에 대한 확신이 가득 차 있었다.

    이무형 다사랑중앙병원장,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목표는 단 한 가지,
    다사랑중앙병원이
    알코올의존증 환자의
    마지막 병원이 되는 것

    이무형 다사랑중앙병원장

    "아버지는 6~7년에 걸쳐서 세 번을 입원하면서 단주(斷酒)와 음주(飮酒)를 반복하셨어요. 첫 시작은 제가 4년 차 전공의였을 때네요. 그때는 1년 정도 단주하셨어요. 아버지가 완전히 술을 끊었다고 좋아했었는데 '딱 한 잔'이 아버지의 발목을 잡았죠. 알코올의존증 환자는 어떤 일이 있어도 술을 입에 대면 안 돼요. 한 잔이 열 잔이 되고 습관적인 음주가 되거든요."

    그런 아버지의 알코올의존증을 치료한 것이 광주의 다사랑병원이었다. 무작정 세상과 단절시켜 술을 끊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단주에 필요한 준비를 하게 하는 방식의 치료는 큰 성과를 거뒀다. 부친이 완전히 술을 끊은 것이다.

    "저는 그때 이 길에 대한 확신을 가졌습니다. 아버지가 삶을 되찾은 것처럼 다른 환자들에게도 자유를 찾아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다사랑중앙병원을 세워 더 많은 환자들에게 치료의 기회를 제공하기로 마음먹었다. 그 생각은 의사가 된 지 20년이 넘은 지금도 여전하다. "환자와 보호자를 만날 때면 저의 경험을 자주 얘기해요. 환자와 보호자가 느끼는 감정, 겪는 고통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아무리 완고한 환자라도 '치료받겠다'고 마음을 바꾸더군요."

    알코올의존증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가족이다. 가족의 지지와 도움이 이 원장의 아버지처럼 환자를 바꿔 놓는다. 또 가족 때문에 알코올의존증에 쉽게 노출될 수도 있다. 알코올의존증을 유발하는 큰 요인 중 하나는 가족력(歷)이다. "아버지, 할아버지가 알코올의존증으로 고생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절대 술을 입에 대서는 안 됩니다. 알코올의존증은 자신의 의지만으로 조절할 수 있는 병이 아니에요. 가족력이 강한 병이고요. 저는 아버지의 일이 있기 때문에 술을 입에도 대지 않습니다."

    알코올의존증 전문병원 다사랑중앙병원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 알코올의존증 환자들.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환자의 눈높이에서 진료하는 이무형 원장의 모습은 다사랑중앙병원 전체 직원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많은 정신병원 중 다사랑중앙병원이 국내에서 손꼽히는 알코올의존증 전문병원으로 자리 잡게 된 이유는 바로 병원 의료진의 경쟁력에 있다. 다사랑중앙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는 보통 230~240명 안팎이다. 병원 직원은 97명이다. 직원 1명당 환자 비율이 매우 낮아 거의 일대일 돌봄이 가능한 수준이다.

    "환자 대비 의료진의 수를 많이 한 이유 중 하나는 알코올의존증 치료는 '변화'를 이끌어내는 치료이기 때문입니다. 변화는 사람의 힘과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죠. 그래서 의료진의 수를 늘리고 환자 한 명 한 명에게 충분히 신경 쓸 수 있도록 했습니다. 솔직히 말하는 것이지만 그 때문에 병원 진료비는 그다지 저렴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의미 없이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던 환자들이 술로부터 주도권을 가질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저의 목표는 단 한 가지. 다사랑중앙병원이 알코올의존증 환자의 마지막 병원이 되는 것입니다."

    <본 기사는 주간조선 2473호에서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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