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스機 같은 건물서 카 레이싱 체험하면 한나절이 '후딱'

아이도 즐겁고, 어른도 볼 만한 곳 없을까 고민하는 이들에게 반가운 공간이 생겼다.
고양 일산서구 킨텍스로에 생긴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이다.

    입력 : 2017.05.16 17:08

    [Place: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
     

    체험형 자동차 테마파크
    독일 포르셰 박물관 만든
    오스트리아 건축가그룹 설계

    건물 1층을 유리로 감싸
    녹지·공원을 안으로 끌어들여

    알루미늄 기둥으로 車모양
    움직이는 조각도 볼거리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의 상설 전시존에서 볼 수 있는 움직이는 조각 '이모션' /현대자동차(ADOZGRAPHY·임준영 촬영)
    아이 있는 집이라면 주말마다 고민 깊어진다. 어디 나들이라도 가려면 꽉 막힌 도로가 떠날 맘 붙잡는다. 부모 눈높이 맞춘 곳 가자니 따분해할 아이 생각에 머뭇거려지고, 아이 눈높이 맞춘 곳 가자니 부산하고 유치할까 두렵다.
    아이도 즐겁고, 어른도 볼 만한 곳 없을까 고민하는 이들에게 반가운 공간이 생겼다. 지난달 8일 경기도 고양 일산서구 킨텍스로에 생긴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이다. 현대자동차가 ‘체험형 자동차 테마파크’를 표방하면서 만든 공간. ‘체험’ ‘자동차’ ‘테마파크’. 세 단어 조합만 들어도 남자 아이 있는 집이라면 귀 솔깃해진다. 게다가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포르셰 박물관 만든 오스트리아 건축가 그룹 DMAA가 설계한 곳이다. 차에 관심 없어도, 아이가 없더라도 ‘건축’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구미 당길 대목이다.
    이미 발 빠른 엄마·아빠, 자동차 마니아 2만6000여 명이 다녀갔다는 그곳으로 갔다. DMAA와 동행하면서 건물 구석구석 숨은 이야기까지 들었다.
    스텔스기 닮은 미래적 건축물
    스텔스기를 닮은 외관, 설계를 맡은 오스트리아 건축그룹 DMAA. 왼쪽부터 로만 델루간·엘케 델루간-마이슬 공동대표, 마틴 요스트 프로젝트 매니저/현대자동차,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저 멀리서도 하늘 향해 떠 있는 듯한 알루미늄 지붕이 보인다. 교외에선 보기 드문 기하학적 디자인의 대형(지하 5층~지상 9층, 연면적 6만3861㎡) 건축물. 자하 하디드가 지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가 둥그런 비행접시 같다면, 이 건물은 삼각형이 뼈대인 날렵한 스텔스기를 떠올린다.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니 커다란 로비가 맞는다. 동선을 따라 거대한 공간을 유영(游泳)하듯 관람하는 사이 지하와 지상 공간을 넘나든다.
    “솟구치는 듯한 천장은 ‘천(天·shaped sky)’, 부드럽게 이어지는 내부의 층계는 ‘지(地·landscape)’, 수직으로 뻗은 식물은 ‘림(林·vertical green)’을 상징해요. 건물의 세 가지 뼈대라고 할 수 있는 개념이지요.” 설계를 총괄한 마틴 요스트 DMAA 프로젝트 매니저가 말했다. DMAA는 부부 건축가 로만 델루간과 엘케 델루간-마이슬이 설립한 오스트리아의 젊은 건축가 그룹. 포르셰 박물관, 암스테르담 ‘아이필름 인스티튜트’, 티롤 ‘에를 페스티벌홀’ 등 뾰족한 사선 디자인이 인상적인 공공 건축물을 주로 선보여왔다.
    그가 1층 창밖을 가리켰다. 유리창을 통해 건물 주변 너른 평지가 눈에 들어왔다. “앞쪽에 너른 공원이 있어 기뻤어요. ‘풍경’을 기반으로 하는 저희 작업과 맞아떨어진 거죠.” 공원과 녹지를 건물 안으로 끌어들이려고 건물 1층을 유리로 감싸 360도 개방된 구조로 만들었단다.
    건물 곳곳으로 들어온 자연이 싱그럽다. 지하 1층에 뿌리내린 높이 16~17m 대나무가 지상층을 통과해 천장 끝까지 뻗어 있다. 제주에서 공수한 18m 키의 쭉 뻗은 야자수가 그 곁을 지킨다. 투명한 유리 천장을 통해 햇살이 쏟아지고, 건물 밖에선 땅속에서 솟은 듯한 대나무의 가는 몸통이 들여다보인다. 건축가는 “지금까지의 작업에서 줄곧 고수해온 ‘인사이드 아웃, 아웃사이드 인’ 철학이 이어진 것”이라 했다.
    과거 모은 박물관? 미래 향한 체험관!
    무료 입장 가능한 테마 전시에서 볼 수 있는 현대자동차 양산 차들,용접 로봇을 작동해 부품을 용접해 차의 골격을 만드는 단계를 보여주는 공간. /현대자동차(임준영 촬영),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여긴 차 박물관이 아니에요. 체험관이죠.” 현대자동차 측도, 건축가도 몇 번이나 강조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뮌헨 BMW 박물관, 포르셰 박물관 등 유명 자동차 회사가 운영하는 자동차 관련 시설은 ‘역사’ ‘지나온 발자취’에 무게 중심을 둔 박물관이다. 반면 이 건물의 방점은 ‘미래’에 있다. 미국이나 유럽의 자동차 회사보다는 상대적으로 역사가 짧은 현대차의 전략적인 선택이다.
    “포르셰 박물관 설계할 때와는 전혀 달랐어요. 그땐 역사를 기념하는 건축에 신경 썼는데 이 건물은 살아있는 생명체 같아요. 체험관, 레스토랑, 다목적홀까지 들어 있는 ‘수퍼 하이브리드’ 건축이라 저희에게도 도전이었어요.” 건축가가 웃었다.
    자동차 소음까지 현대미술처럼 체험
    상설 전시 ‘Into the Car’ 중 에어백의 원리를 보여주는 방. 벽면에 붙은 에어백들이 설치 예술품 같다, 해비치 호텔&리조트 셰프가 만든 음식을 제공하는 4층 식당 ‘키친'/현대자동차(임준영 촬영),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앞뒤 사람에 끼여 허겁지겁 체하듯 구경할 필요가 없다는 거다. 교외의 여유로움이 너른 공간에 묻어나고, 예약제로 운영해 인원을 제한하기 때문에 관람이 여유로운 편이다. 전문가 시선에선 자못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아이들 데리고 한나절 보내기 딱 좋다.
    지하 3층~지상 4층까지가 전시 공간이다. 무료로 볼 수 있는 테마 전시존과 유료 전시인 상설 전시존으로 나뉜다. 테마 전시존엔 초대형 비디오 아트 월인 ‘커넥트 월’ 등 예술 작품과 WRC(월드랠리챔피언십)를 테마로 한 체험 공간 등이 있다.
    상설 전시존 ‘Into the Car’는 철광석을 녹여 강판을 만들고 조립, 도색 등을 통해 자동차를 만드는 전 과정을 한눈에 보여준다. 특히 자동차 소음을 음악으로 풀어낸 ‘사운드존’, 1411개의 알루미늄 기둥이 자동차 모양을 만들어내는 움직이는 조각 ‘이모션’은 전시의 백미. 자동차 체험관이라기보다는 사운드 아트와 설치 예술이 오가는 현대미술 전시장 같다. 마지막 코스인 4D 시뮬레이터관에서는 실제 WRC 코스를 달리는 듯한 짜릿함을 맛볼 수 있다.
    기념품 가게에서 파는 6800원짜리 포니 모형 자동차가 정겹다. 외산 차 틈바구니에서 꿋꿋이 버텨 냈던 포니가 ‘빈티지’가 돼 기념품 가게 진열대를 장식한 걸 보고 있으면, 세월 참 무상하다 싶다.
    ●이용하려면…
    테마 전시는 무료 관람 가능. 상설 전시는 유료(일반 1만원, 청소년 7000원, 어린이 5000원, 경로 5000원)이며 사전 예약 필수. 홈페이지(http://motorstudio.hyundai.com/goyang/)와 고객센터(1899-6611)로 문의. 11세 이상 대상 가이드 투어 실시.
    [The 테이블] 진짜 좋아하는 것을 찾아 통영으로 갔다.
    [The 테이블] 인스타그램으로 '경단녀'에서 '멋진 창업맘'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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