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도 무한경쟁 시대, 빠른 변화가 생존 비법”

세브란스병원은 유독 ‘최초’라는 타이틀이 많다.
첫 전국의과대학 평가에서 최우수대학으로 선정됐고 국내 의대 발간 잡지 중 처음으로 SCI 등재학술지에 이름을 올렸다.
이제는 국내 최초로 수술로봇까지 도입해 국내 의료계를 이끌고 있다.

    입력 : 2017.05.29 07:34

    [Interview: 세브란스병원]
     

    “병원들은 이제 무한경쟁 시대에 돌입했습니다. 전문성과 의료진의 역량 등 많은 부분이 상향 평준화됐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맹아’는 보건의료입니다. 글로벌 스탠더드를 갖춘 병원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결론은 빠르게 변화에 적응하고 인프라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병석 신촌세브란스병원장은 발 빠른 변화를 통해 존스홉킨스병원이나 메이요클리닉, MD앤더슨암센터 등 세계 굴지의 병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세브란스’로 자리 잡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이 보는 세브란스병원의 한발 앞선 변화는 12년 전인 2005년부터다. 세브란스병원은 2005년 국내 처음으로 로봇수술기 ‘다빈치’를 도입했으며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신약 물질과 임상, 의료기기 기술에 대한 특허, 산업화를 시도했다.

    /이코노미조선

    이 원장은 “2016년 말 기준으로 누적된 특허 등록 신청은 1667건, 등록건수는 623건에 이른다”며 “의과대학은 연 1000억원 이상의 외부 연구비를 수주해 최근 3년 동안 국내 의과대학 중 가장 많은 외부 연구비를 수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령, 2015년 연세대 의과대학 윤호근 생화학분자생물학교실 교수와 정재호 외과학교실 교수팀이 연구·개발한 위암 표적치료용 항암신약 개발 기술을 바이오기업 ‘ATGen’에 이전했다. 신촌세브란스병원에는 특허를 관리하고 이전해주는 전담부서가 따로 있다.

    미국 텍사스 의대 부속병원이자 세계적인 암센터로 알려진 MD앤더슨암센터는 2011년 기준 병원 총수익의 16.5%인 6억달러 이상이 연구·개발(R&D) 분야에서 나왔다. 존스홉킨스병원도 같은 해 총수익 대비 10.6%인 2억5000만달러 이상을 연구·개발 분야에서 얻었다. 신약과 의료기기 등 기술 개발과 산업화를 통한 영리병원을 지향해 의료의 질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게 세브란스병원의 비전이다.

    이 원장은 “선진국에서는 1000병상 규모의 대형병원을 찾아보기 어렵다(세브란스병원은 2017년 3월 기준 총 2442병상을 운영한다)”며 “선진국 병원의 의사수는 세브란스보다 많은 곳이 대부분인데 상당수 의사들이 연구 분야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내 병원은 재정적으로 취약하다. 병원의 수익 구조가 정부의 건강보험시스템으로 묶여 있어 앞을 내다보고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많지 않다. 국내 대학병원들은 병원 경영을 진료수익과 보험수가(급여)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연구·개발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게 이 원장의 분석이다.

    이 원장은 “이런 구조를 개선해 나가기 위한 영리병원화, 적극적인 외부 연구비 수주, 특허 건수 확대 및 산업화로 이어지는 구조가 궁극적으로 병원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원격 의료 시스템도 선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다수 의사들이 밥그릇 문제로 원격 의료 도입에 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 이 원장은 “해외 환자들이 국내에 유입되고 있는데 그 환자들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툴은 원격 의료”라며 “세브란스는 외국인 환자 대상 원격 진료를 준비하고 있으며 2011년부터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소재 한국관광공사 지사에 원격 의료 시스템을 만들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고 밝혔다.

    <본 기사는 이코노미조선 198호에서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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