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탄소 중립' 선언… "2045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 제로"

핀란드를 비롯한 북유럽 국가들은 1990년대 초 탄소세 도입에 앞장서왔다.
그 이후 지금까지 북극의 얼음이 녹아내리는 것을 눈앞에서 지켜보면서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전세계에 알리고 있다.

    입력 : 2017.04.23 11:20

    [신재생에너지 찾는 북유럽]
     

    이산화탄소 배출하는 만큼 풍력·태양광·바이오 등에 투자
    노르웨이, 석유 수익 80%를 재생에너지 개발·열대우림 기부
    덴마크, 세계 최대 풍력발전단지… 2035년 풍력 발전 비중 84%로


    지난달 19일 키모 틸리카이넨 핀란드 농업환경부 장관이 "2050년까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은 파리기후협약보다 5년 빨리 목표를 달성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탄소 중립이란 화석연료 사용으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나무를 심거나 재생에너지 개발에 투자, 혹은 탄소배출권을 구매해 실질적인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뜻이다. 핀란드를 비롯한 북유럽 국가들은 1990년대 초 탄소세 도입에 앞장선 데 이어, 풍력·태양광·바이오 등 재생에너지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북극의 얼음이 녹아내리는 것을 눈앞에서 지켜보면서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몸소 체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틸리카이넨 장관은 "북유럽 국가들이 전 세계의 기후 정책을 선도해 지속 가능한 경제 구조를 구축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덴마크, 풍력 에너지 개발의 선두주자
    섬이 많은 덴마크 바다 곳곳에는 해상 풍력발전 터빈이 돌아가고 있다. 덴마크는 2015년 총 전기 소비량의 42.1%를 풍력발전으로 충당했고, 2020년까지 50%, 2035년에는 84%로 각각 풍력발전 비중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지난 25년간 덴마크의 전체 에너지 소비량은 거의 변함이 없는 반면, 1990년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8% 수준으로 줄었다. 재생에너지 개발을 통해 에너지 효율이 높아진 덕분이다.

    북유럽 나라들은 1990년대 초 탄소세 도입에 앞장선 데 이어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북극 빙하가 녹는 모습을 목격하면서 북유럽 사람들은 지구온난화 등 환경 문제에 대해 더 큰 경각심을 가지고 있다. 북유럽에서도 가장 환경 친화적인 국가로 꼽히는 스웨덴의 풍력 발전 터빈(왼쪽)과 노르웨이의 한 전기차 충전소에서 전기차가 충전하는 모습.(오른쪽) /Sweden Institute, 노르웨이 전기차협회

    덴마크가 풍력 에너지 개발에 뛰어든 것은 1980년대부터다. 1970년대 두 차례 석유 파동을 겪은 뒤 다른 국가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려는 의도였다. 덴마크 정부는 풍력발전으로 생산된 전력에는 세금 보조 혜택을 주고, 신설 풍력발전기를 기존 전력망에 연결하는 데 투자했으며, 에너지 기업들에 풍력발전소 설립 할당량을 지정했다.

    덴마크 정부는 1985년 한 해에만 풍력 터빈 건설에 5000만크로네를 지원했다. 덕분에 1991년 세계 최초의 해상풍력발전단지가 덴마크에 건설됐고, 2003년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풍력발전단지가 만들어졌다.

    스웨덴의 경우, 2014년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절반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등 북유럽에서도 가장 친환경적인 국가로 손꼽히고 있다. 기업들도 에너지 자급자족 정책을 실천하거나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글로벌 가구 업체인 이케아(IKEA)는 친환경 제품 판매를 늘리고 있을 뿐 아니라, 2015년부터 5년간 태양광·풍력·바이오 등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10억유로를 투자하고 있다.

    ◇노르웨이 "석유 사업으로 번 돈을 재생에너지 개발에 투자"
    노르웨이 정부는 지난해 탄소 중립 달성 목표를 2050년에서 2030년으로 앞당기면서 "석유·가스 개발 수익으로 운용하는 국부펀드를 재생에너지 개발에 쓰겠다"고 밝혔다. 노르웨이는 자국 내 에너지 수요는 주로 수력발전으로 충당하고, 북해 유전에서 개발한 석유와 천연가스는 대부분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석유·가스 판매액의 80%를 세금으로 걷어 만든 국부펀드 자산은 2016년 기준 8900억달러(약 1000조원)로, 국민 한 사람당 2억원씩 나눠 가질 수 있는 규모다. 이를 재생 에너지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브라질 열대 우림 파괴 방지 등에 기부하기로 한 것이다. 또 전력의 30% 이상을 석탄에서 얻는 기업 52곳으로부터 기존 투자금을 회수하기로 했다.

    하지만 여전히 석유 수출이 노르웨이 GDP(국내총생산)의 20%를 차지하고 있어 환경단체들로부터 "온실가스 배출량 자체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다른 환경 보호 활동으로 배출량을 상쇄할 방법만 찾는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비다르 헬게센 노르웨이 기후에너지 장관은 지난해 기자회견에서 "우리도 모순에 빠져 있다는 것을 안다"며 "하지만 우리만큼 석유와 가스산업 기반을 약화시키려 애쓰는 나라도 없다"고 주장했다.

    펄프·제지 산업의 비중이 높은 핀란드에서는 "벌목을 줄이고 삼림을 보호하는 탄소 중립 정책이 경제 성장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핀란드 정부는 "바이오 기술 발전, 건축·제조업 분야의 에너지 효율 관리, 친환경 교통망 건설 등으로 인해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삼림 과학·비즈니스가 발달하면 펄프 생산의 효율성도 높아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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