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AI 활용한 가전·스마트 팩토리 분야 가능성 커… 어린이 돌봐주는 가정용 맘(Mom) 로봇 개발 중”

세계 각국은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폭발적인 속도로 AI를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한국의 현실은 세계의 흐름을 따라가기엔 여전히 역부족이다.

    입력 : 2017.04.02 11:36

    [Cover Story] AI전문가 장병탁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인공지능(AI)은 딥러닝 기술을 활용하며 폭발적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현실은 세계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AI에 대한 관심 부족으로 기업은 준비가 안 돼 있고, 정부 지원은 미흡하며, 연구 인력도 부족하다. 하지만 한국의 제조업과 AI가 결합하면 승산이 있는 분야가 있다.

    3월 2일 서울시 관악구 서울대 제2공학관 연구실에서 마주한 장병탁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가전제품에 AI를 적용하는 것과 스마트 팩토리 분야에서 한국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공학 전공자가 아닌 인문학, 사회과학 전문가가 AI를 이해하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다”고 했다.

    한국의 AI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보통 한국은 미국보다 2.5년 뒤처졌다고 말한다. 2.5년이면 큰 차이일 수 있다. AI 발전 속도가 매우 빨라져 현재의 작은 격차가 나중엔 크게 벌어질 수 있다. 한국의 문제는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동안 투자가 없었는데, 현재 수요가 많아져 절대적으로 인력이 부족하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구글·페이스북·아마존·애플 같은 글로벌 기업도 인력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인력이 공급되지만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 그만큼 인력이 더 부족하다.”

    일본, 중국의 AI 기술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
    “아직은 한국이 중국보다는 앞서 있다고 본다. 그런데 최근 위압감을 느낀다. 얼마 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 인공지능학회(AAAI) 콘퍼런스에 참석했는데, 중국 연구진이 참 많았다. 논문 싣기가 쉽지 않은데 중국 연구진은 논문도 많이 냈다. 일본도 그동안 AI 분야가 침체기였다. 최근 일본 정부가 AI 연구에 지원하기 시작했다.”

    한국이 AI 기술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대기업이 AI 스타트업을 키우고, 인수하거나 같이 협력해서 제품이나 서비스에 접목해야 한다. 실리콘밸리는 대기업이 대학 연구소를 지원하거나, 스타트업 형태로 인수한다. 우리는 그런 선순환 구조를 갖추지 못해 스타트업이 많이 생겨나지 않고, 대기업이 인수할 회사도 없다.”

    AI를 응용할 수 있는 산업 중 한국이 집중해야 할 분야는.
    “한국엔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글로벌 기업이 여러 개 있다. ‘소비자가전전시회(CES)’나 모바일 전시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를 보면 가전제품과 AI가 합쳐지는 추세다. 가전제품은 확실히 경쟁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또 중공업 기업도 제조 공정에 AI를 적용하는 ‘스마트 팩토리’를 준비하고 있다. AI 기술을 도입한 사업 모델을 만들면 새로운 수출 시장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다."

    AI 시대를 맞이할 학생들에겐 어떤 교육이 필요할까.
    “AI 기술을 연구하는 사람이 많아져야 하지만, 만들어진 기술을 활용해서 새로운 서비스·제품으로 만들고 사업화할 사람이 많아져야 부가가치가 창출된다. 공학 전공자들은 기술은 알지만 어떻게 해야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에 대한 감각이 둔하다. 공학 전공자들도 인문학과 사회과학, 예술을 배울 필요가 있다. 인문학·사회과학 전공자들이 AI를 배우는 반대의 경우도 중요하다. 기술을 자세하게 알기는 어려워도 AI 기술이나 특성에 관심을 더 가져야 융합 인재가 될 수 있다. 최근 변화가 느껴진다. 이번 학기 컴퓨터공학부 4학년 전공과목인 ‘인공지능’ 수업을 인문대·사회대 학생이 수강 신청했다. 기초 과목인 ‘이산수학(컴퓨터공학부 2학년 전공과목)’은 인문·사회과학 전공 학생이 더 많다. 컴퓨터공학을 복수전공이나 부전공으로 택하는 학생도 늘고 있다.”

    AI가 발전하면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우리나라는 어떤 해결책을 내놓아야 할까.
    “장기적으로 AI가 인간 노동력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은 맞는다고 본다. 그러나 양면성이 있다. 흔히 우려하는 게 지금 10명이 하고 있는 업무에 AI가 도입되면 5명만 고용하고 나머지 5명은 해고되는 시나리오다. 그러나 10명이 현재 ‘100’만큼의 일을 한다면, AI가 도입되면 같은 10명이 ‘1만’만큼의 일을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AI 기술을 이용해 새로운 제품·서비스, 새로운 비즈니스를 적극적으로 개발하는 것이다. 그러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한국에서 AI가 인간 노동력을 대체하는 시점은 서구 선진국보다는 천천히 올 것 같다. 아직 한국의 임금은 선진국만큼 높은 수준이 아니다. 미국이나 유럽·일본은 인간을 AI로 대체하는 게 낫지만, 아직 한국은 그 정도는 아니다. 또 인간 노동력을 AI가 대체하려면 기술이 더 발전해야 한다. 물론 그때를 대비해 어떻게 인력을 양성할지 계획을 세워야 한다.”

    장 교수는 가정에서 보모 역할을 할 수 있는 ‘맘(Mom)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워킹맘’ 가정을 염두에 둔 로봇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에 보모 AI를 탑재해 어린 자녀의 일상 생활을 돕고, 영어도 가르친다는 콘셉트다.

    컴퓨터신기술공동연구소에 마련된 연구실은 일반 가정처럼 바닥에 마루가 깔려 있고, 거실과 부엌·침실이 있다. 거실엔 소파와 TV가 놓여 있고, 부엌엔 식탁과 싱크대·냉장고가 갖춰져 있으며, 침실엔 침대가 있다. 이 공간에서 장 교수는 실용화할 수 있는 맘 로봇을 연구 중이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만든 휴머노이드 로봇(인간형 로봇) ‘나오’와 한국 기업 로보티즈가 만든 ‘다윈’에 AI를 입혀 실험하고 있다.

    장 교수는 ‘맘 로봇’에 대해 “일이 바빠 자녀를 하루 종일 돌봐줄 수 없는 워킹맘을 대신해 로봇이 엄마 역할을 하는 AI”라며 “아침에 아이를 깨워서 밥도 먹게 하고, 체육 수업이 있으면 체육복도 챙겨준다. 수업을 마치고 아이가 집에 돌아오면 같이 놀아주고, 뽀로로 만화를 보면서 아이에게 영어도 가르쳐준다”고 소개했다.

    <본 기사는 이코노미조선 191호에서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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