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학부모를 위한 선배 맘들의 생생 조언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부모는 바짝 긴장하기 시작한다.
'엄마 1학년'으로 새로 입학하기 때문이다.
워킹맘에서부터 전업주부까지 아이들의 입학에 따른 그녀들의 변화를 살펴보자.

    입력 : 2017.02.28 16:47

    [Issue:‘강남 선배맘’의 새학기 실전 조언]
     

    우리 아이, 언제 자라서 ‘사람’ 노릇할까 싶었는데 어느새 초등학생이 되었다. 엊그제 받은 취학통지서의 설렘도 잠시, 입학식이 코앞이다. 본격적인 학교생활이 시작되는 만큼 학부모로서 아이가 첫발을 잘 내디딜 수 있도록 준비를 도와야 한다. 그런데 첫아이라면 엄마도 초등학교 학부모가 처음이다. 아이도 1학년이지만 엄마도 ‘1학년’이다. 불안한 ‘엄마 1학년’을 위해 실전을 경험한 선배 맘들이 나섰다. 지금은 우아하게 아이 학교생활 ‘컨트롤’하지만 그녀들 역시 한때는 초보였다. 선배 맘들이 직접 부딪치고 깨지면서 겪은 ‘처방전’을 공개한다.

    아이가 싸우고 왔어요…‘엄마 1학년’어떻게 해야 하죠?

    일러스트. /안병현

    아이 싸움이 ‘3代싸움’ 되기도… 아이 말만 듣지 말고 담임 선생님께 물어봐야
    줄넘기 연습도 팀 짜서 하는데, 워킹맘이라도 ‘학부모 총회’ 참석하는게 좋아

    “워킹맘인데 반포동 J초등학교 직장 다니는 엄마들 많나요?” “딸아이 대치동 D초등학교 입학하는데 적응 잘할지 걱정이네요.”
    3월, 각종 육아 커뮤니티엔 초등 1학년 입학을 앞둔 엄마들의 고민거리로 가득하다. 전문가들은 “아이가 1학년이면 엄마도 1학년”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럴 땐 실전으로 ‘엄마 1학년’을 혹독히 치른 ‘선배맘’의 조언만 한 ‘특효약’이 없다. 초등 입학 준비서에 적힌 원론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학부모 총회 참석 여부부터 아이 싸움 대처법까지 엄마 1학년을 위한 강남 선배맘들의 생생한 복합 처방전!

    입학식을 마치고 교실로 들어가는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 /조선일보DB

    학부모 총회, 이후 엄마 모임 참석할까?

    ‘디데이’ 입학식 참석은 당연하지만 3월 중순 이뤄지는 ‘학부모 총회’와 그 이후 엄마 모임 참석 여부를 고민하는 엄마들이 적지 않다. 학부모 총회는 엄마들이 서로 ‘스캔’하고 ‘눈도장’ 찍는 시간. 대개 공개 수업 후 학교 교육과정 안내, 담임의 학급 소개 등으로 진행된다. 학부모 단체 조직, 임원 선출이 이뤄지기도 한다.

    두 아이를 사립초등학교에 보낸 청담동 워킹맘 배모(46)씨는 “1학년 학부모 총회는 무조건 참석해야 한다. 이후 엄마들끼리 소소하게 하는 모임도 가급적 가면 좋다”고 했다. 그는 일하는 엄마일지라도 주말 생활체육, 축구 모임에 부지런히 참석하는 등 시간 날 때마다 발 벗고 나서길 권했다. “워킹맘들이 ‘나는 사회적으로 이런 지위야’ ‘학회에 참석해서 못 가’ 등 바쁘다고 항변해 봐야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요. 어느 정도 관계가 형성되면 이해해주지만 그 전까지는 ‘진심’으로 노력해야 해요. 줄넘기 연습도 팀을 꾸려서 하는 마당에 엄마들 모임에 끼지 못하면 아이가 설 자리가 없게 돼요.”

    딸아이가 반포동 J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전업맘 김모(39)씨는 “학부모 총회 이후 반 대표 엄마가 전체 카톡방을 만들지만 공지사항만 알리는 편”이라며 “‘진짜’ 소통은 그 이후 남녀 아이 성별에 따라 나뉜 엄마 모임을 통해서 이뤄진다”고 했다. 그녀는 비슷한 성향의 엄마 6~7명과 자주 모인다. “무리 중 승무원 엄마도 한 명 있는데 비행 없을 때마다 나와서 적극적으로 모임에 참여하고, 아이들과 놀아주는 모습에 워킹맘이지만 다들 좋아해요.”

    도곡동 사는 초등학생 두 아이 엄마 정모(38)씨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그녀는 “1학년 학부모 총회는 참석하되 이후 엄마 모임은 반 분위기 따라 다른 것 같다”며 “성격이 사교적이지 않아서 그런지 자주 만나지 않는다”고 했다. “엄마 성향, 주어진 상황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같은 반 엄마들과 적당히 거리를 두고 인사하면서 지내는 편이에요. 그렇다고 ‘아웃사이더’가 되어선 안 돼요.”

    소소한 아이 다툼, 엄마·할머니까지 3代로 번지기도

    아이 학교생활 중 가장 민감한 부분이 친구 관계. 여자아이는 장난꾸러기 농담에 울기도 하고, 남자아이는 주먹다짐이 있을 수 있다.

    아이 싸움이 어른 싸움으로 번지는 것은 익숙했지만 요즘은 소송까지 가기도 한다. 서울 압구정동에 있는 한 초등학교는 강남맘들이 사립초등학교 탈락 후 1순위로 보내는 공립초등학교. 엄마들 입김이 센 곳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유명 여배우 딸이 입학해 엄마들 사이 화제였고, 올해도 그녀 못지않게 이름난 여배우 아들이 입학을 앞두고 있다.

    이곳에 첫째 아이를 보냈던 전업맘 이모(45)씨는 ‘혹독한’ 경험을 하고 둘째 아이는 사립초등학교로 보냈다. 아파트 단지 내 초·중·고등학교가 모두 형성돼 있어 소문이 빠르고 엄마들 사이 질투, 경쟁이 대단하다. “아이 다툼이 어른 싸움을 넘어 할머니 싸움으로 번지기도 해요. ‘운동장으로 나와’라는 말이 엄마들 사이에서도 존재하죠. 가끔 자기 아이만 두둔하는 엄마를 보는데 그렇게 되면 6년이 힘들어져요.”

    아이가 싸우고 들어왔을 때 현명한 대처법은 뭘까. 대치동 전업맘 문모(39)씨는 “친구와 다퉜을 때 아이는 자기 입장에서 당한 것만 말한다”면서 “당시 정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기 때문에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해선 담임 선생님께 우선 물어보라”고 했다. “엄마들이 ‘내 아이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어요.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아야 해요.”

    초등학생 성장·발육이 빨라져 부모가 신경 써야 할 부분도 있다. 치마 들치기, 화장실 들어가기 등 소소한 장난이 분쟁을 일으키기도 한다. 요즘엔 또래 남자아이보다 키와 체구가 큰 여자아이가 더 적극적인 경우가 적지 않다. ‘좋아한다’는 표현도 한층 성숙해졌다. 선배맘 유모(48)씨는 “요즘 알게 모르게 초등학생들 사이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번지기도 한다”면서 “저학년의 경우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남녀관계뿐 아니라 친구 사이 문제가 생겼을 때 자세히 들여다보면 엄마가 문제를 키우기도 한다. 다툼이 생겼을 때 당사자가 아닌 같은 반 엄마한테 물어봤다가, 이 엄마가 사건을 부풀려 말하는 바람에 문제가 커지는 경우도 여럿 봤단다.

    별거 아닌 문제도 부모 싸움으로 번지면 아이들 사이가 서먹해질 수밖에 없다. “당시 현장에 없었더라도 아이를 통솔하는 담임 선생님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이 가장 빠르고 현명한 방법이에요.”

    학부모 상담 주간 등 담임 선생님과 ‘관계’ 길잡이

    아이의 첫 번째 담임과의 관계도 신경 쓰인다. 일단 입학식, 학부모 총회 등으로 안면을 텄다면 3월 말~4월 초 학부모 상담이 중요하다. 1·2학기 한 번씩 진행되는데 1학기에는 엄마가 아이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갖는다. 바쁘다면 전화 상담으로도 대체 가능하다. 방배본동 S초등학교 재학생 엄마 김모(45)씨는 “상담할 때는 아이의 장단점을 부각시키기보단 일상적인 이야기를 솔직하게 하니 반응이 좋았다”고 했다.

    학급 봉사활동을 통해 ‘누구 엄마’라고 각인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방배동 B초등학교 2학년생 전업맘 박모(41)씨는 “녹색 어머니회, 급식 모니터링, 도서관 봉사 등 학급에 도움 되는 봉사 활동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했다.

    조심해야 할 부분도 있다. 잠실 사는 주부 한모(38)씨는 “무조건 아이 이야기만 듣고 문제가 있으면 선생님한테 곧바로 전화하거나 찾아가는 엄마들이 있는데 선생님을 믿고 기다려 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엄마들이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초등학교 입학&생활가이드(한빛라이프)’를 펴낸 조항미 경복초등학교 교사는 “만 6세 아이가 싸우고 울고 징징대는 것은 하루에 수백 번 반복되는 일상이다.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당연한 일이 분쟁까지 가는 걸 보면 안타깝다. 문제가 생겼다고 판단되면 주변 엄마들한테 물어보기보단 ‘교사에게 조언 구하기’가 선행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선배 맘의 ‘엄마 1학년’ 십계명

    1. 어딜 가나 엄마들이 모이면 말 많아지고 파벌 형성된다. 적당히 참여하되 ‘올인’하지 않는다.
    2. ‘엄마가 열심히 하면 아이가 인정받는다’는 생각에 마음 약한 엄마들이 전전긍긍한다. 남의 말에 팔랑거리지 않길.
    3. 내 아이를 다른 아이와 비교하지 않는다. 이제 ‘1학년’이란 사실을 잊지 말고 아이가 성장할 때까지 기다려준다.
    4. 아들이 덤벙댄다면 똘똘한 여자아이 한 명쯤 사귀어 놓는 것도 방법이다.
    5. 1학년은 서툴기 때문에 준비물, 숙제를 챙겨주면서 생활·학습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6. 준비물 못 챙겼다고 등굣길 떨 필요 없다. 신학기 준비물 학년·반별로 완벽 세팅된 학교 앞 문방구가 있으니.
    7. 숙제는 아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엄마가 직접 만들어 ‘대학교 과제’처럼 제출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8. 입학 초 친구 6학년까지 이어지지만, 학년 올라갈수록 아이들이 알아서 친구 사귄다.
    9. 전학 가는 아이들 보면 아이보단 엄마가 적응하지 못한 경우가 종종 있다. 엄마의 ‘자존감’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10. 각종 육아서적은 참고용. 아이들은 다양하고 정답은 없다. 엄마가 흔들리지 않고 현명하게 판단하면 그만이다.

    데스크테리어 vs 데스크 테러
    새봄, 서류가방 들고 출근하는 신입사원들… 이보다 빛나는 룩이 있을까
     
  •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