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맨의 반려동물 ‘파워펫’의 세계

주인의 명성 만큼 큰 인기와 관심을 받는 반려동물들이 있다.
오바마의 반려견 ‘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반려묘 ‘샹샹’처럼 말이다.
유명인 못지 않은 ‘파워펫’과 SNS를 사로잡은 ‘펫(pet)스타’를 소개한다.

    입력 : 2017.01.24 17:31

    [Issue: 파워펫의 세계]
     

    미국 제45대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지난 20일 공식 취임했다. 백악관에 입성한 트럼프의 행보 하나하나가 세계의 시선을 모으는 가운데 또 하나 관심을 끄는 것이 있으니 버락 오바마의 든든한 지원군이자 백악관의 마스코트였던 ‘보’와 ‘서니’를 대신할 트럼프의 ‘퍼스트 도그(First Dog)’다. 주인의 명성 덕에 큰 인기과 관심을 얻는 파워 인사들(Powermen)의 반려동물들. ‘파워펫(Power pets)’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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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악관에서 반려견 서니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오바마. /백악관


    멍멍, 주인님 안 부럽네
    나는야 ‘파워펫’

    ‘우리는 할 수 있다(Yes, We Can)’를 외치며 2009년 백악관에 입성했던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 공식 퇴임했다. 재임 기간 그에게 든든한 힘이 되어준 건 가족과 보좌진만이 아니었다. 함께 지냈던 반려견 ‘보’와 ‘서니’가 있었다. 미국의 ‘퍼스트 도그(First dog)’로 공식 행사에 참가하는 건 물론 교황과 아웅산 수지 여사 등 백악관을 찾은 국빈을 맞이했다. 백악관의 마스코트로서 8년간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오바마가 백악관에서 보, 서니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소탈한 모습은 친근한 대통령 이미지를 부각시키며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쳤다. 2012년 오바마의 재선 땐 보가 선거 모금 사이트의 모델이 돼 힘을 보태기도 했다.

    ‘보’ ‘서니’처럼 주인의 명성만큼이나 유명한 파워인사(Powermen)의 파워펫(Power pets)이 많다. 주인의 명성 덕에 받는 큰 관심이 강력한 ‘힘’이 되기도 한다. 반려동물을 넘어서 특별한 힘을 가진 파워펫, 그들의 세계!


    강력한 지지율의 힘, 파워펫

    오바마의 ‘퍼스트 도그’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퍼스트 캣’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을 이야기할 때 ‘웰시코기(welsh corgi·영국 웨일스 지역의 난쟁이 개라는 뜻)’를 빼놓을 수 없다. 여왕이 왕실에서 키운 웰시코기만 30마리가 넘는다. 여왕의 남다른 사랑을 받는 왕실견답게 엘리자베스 2세를 모델로 한 영화나 드라마엔 늘 웰시코기가 등장한다. 2012년 런던올림픽 개막식에서 ‘007시리즈’의 제임스 본드(다니얼 크레이그)가 여왕을 수행하는 오프닝에서도 존재감을 뽐냈다. 웰시코기는 여왕의 인간미와 왕실의 친근한 이미지를 알리는 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오바마에게 퍼스트 도그가 있다면 차이잉원 대만 총통에게는 ‘퍼스트 캣’이 있다. 그는 “두 고양이와 놀면서 시간을 보낼 때 가장 행복하다”고 공공연히 말한다. 페이스북에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 ‘샹샹’과 ‘아차이’의 사진을 올린다. 고양이와 함께하는 부드럽고 친근한 이미지는 총통 선거 운동 때도 큰 힘이 됐다. 자신을 고양이처럼 만든 만화 캐릭터를 이용해 정책 홍보에 나서 표심 공략에 성공했다.

    (왼쪽부터)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재임 기간 ‘퍼스트 도그’로 활약하며 지지율 상승에도 힘을 보탠 반려견 ‘보’와 오바마. 대만 총통 차이잉원의 반려묘 ‘샹샹’. /백악관, 차이잉원 페이스북

    한국이미지전략연구소 허은아 소장은 “정치인에게 동물과 함께하는 자연스럽고 인간적인 모습은 딱딱하고 권위적인 이미지를 희석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고 했다. 허 소장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게 책임이 따르는 일인 만큼 책임감 있는 정치인이라는 인상을 주고, 소통하는 이미지를 부각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네 발의 뮤즈’, 예술적 영감의 원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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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쪽부터) 패션계의 거장 칼 라거펠드의 반려묘이자 뮤즈 ‘슈페트’. 안도 다다오의 반려견 ‘르코르뷔지에’. /칼 라거펠드 인스타그램, 코바나컨텐츠

    정치인뿐 아니라 예술적 영감(靈感)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도 파워펫이 존재한다. 세계적 패션디자이너 칼 라거펠드에겐 ‘슈페트’란 이름의 반려묘(猫)가 있다. 라거펠드는 “고양이와 결혼이 합법이라면 슈페트와 결혼하겠다”며 무한 애정을 드러낸다.

    고양이 슈페트는 위키피디아 사전에 등재됐을 정도로 라거펠드만큼이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라거펠드는 슈페트를 뮤즈로 삼기도 한다. 수석 디자이너로 활약하는 패션 브랜드 ‘샤넬’,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 ‘칼 라거펠드’에서 슈페트를 모티브로 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네 발 달린 뮤즈’는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에게도 있다. 제이콥스가 ‘아들’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무한 애정을 드러내는 불테리어 ‘네빌’이다. 제이콥스의 브랜드 모델로 활동하고, 패션지 커버도 장식했다. 뮤즈이자 모델인 셈이다. 마크 제이콥스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그의 브랜드 이미지에 큰 영향을 미치는 파워펫이다.

    현대 건축의 거장으로 불리는 일본 건축가 안도 다다오에게 반려견 ‘르코르뷔지에’는 특별한 의미다. 안도의 학력은 공업고등학교 기계과 졸업이 전부. 복서를 꿈꾸던 청년을 건축의 길로 들어서게 한 건 헌책방에서 발견한 ‘현대 건축의 아버지’ 르코르뷔지에의 작품집이었다. 정식으로 건축 교육을 받은 적 없는 그의 유일한 교재이자 스승은 르코르뷔지에의 건축물이었다.

    평생 정신적 스승으로 삼은 그에 대한 경의(敬意)를 담아 반려견 이름을 르코르뷔지에라고 지었다. 안도가 그토록 존경한 르코르뷔지에 역시 반려견 ‘뺑소’를 키우면서 건축가의 외길 인생에 위로와 힘을 얻었다고 한다.


    성공의 키가 되어주는 파워펫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는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인물이다. 티셔츠가 전부인 패션 스타일 등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되는 그의 모든 일상은 화제가 된다. 반려견도 마찬가지. 대걸레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외모로 시선을 집중시키는 풀리종(種) ‘비스트’는 주인 덕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타가 됐다. 비스트의 ‘개이스북(개+페이스북)’은 팔로어 수가 245만명이 넘을 정도로 큰 관심을 받는다. 비스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저커버그와 페이스북의 호감도도 같이 상승하니 파워펫 노릇 제대로 한다.

    ‘개이스북’ 스타가 된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의 반려견 ‘비스트’.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주인 덕에 유명세,
    주인도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모습에 지지율 껑충

    반려동물을 향한 각별한 사랑이 사업으로 확장되는 경우도 있다. 모나미펫(monamipet.com)은 모나미에서 2001년 만든 애견용품 전문 쇼핑몰. 송하경 대표의 남다른 반려견 사랑이 반영된 사업이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남다른 푸들 사랑으로 유명하다. ‘푸들계의 대부’로 불리는 정 부회장은 아예 반려동물을 위한 토털 매장 ‘몰리스펫샵’을 만들었다. ‘몰리’는 정 부회장이 키우는 푸들의 이름. 반려동물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가족형 매장을 콘셉트로 한 매장이다. 쇼핑부터 호텔, 카페, 유치원, 병원, 미용실, 스파 등을 한자리에서 이용할 수 있다. 2010년 이마트 트레이더스 구성점에 문을 연 1호점을 시작으로 전국에 30개 매장이 있다.

    영향력을 가진 파워펫의 등장 배경엔 반려동물에 대한 달라진 사회 인식이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2015년 국내 반려동물 사육 가구 수는 전체 가구의 21.8%로 2012년에 비해 3.9% 증가했다.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펫팸족(Pet+Family)’도 늘어나면서 파워펫의 영향력은 더 커질 전망이다. KDI 김민정 연구원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게 보편화되면서 반려동물을 정서 교감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걸 넘어 개성 표출이나 지위를 나타내는 매개로 인식하는 단계까지 왔다”고 설명했다.



    팔로워 1733만명 거느린 ‘부’
    남성복 모델 ‘보디’
    게임까지 출시된 ‘타르타르 소스’

    내가 바로 ‘SNS 동물 스타’
    시선 사로 잡는 ‘펫(pet)스타그램’

    파워펫의 존재감은 SNS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어엿하게 SNS 개별 계정을 가지고 있고, 수백만 팔로어를 거느린 동물도 있다. ‘펫스타그램’ ‘멍스타그램’ ‘냥스타그램’ 등 반려동물 관련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주기적으로 올라온다. 앙증맞은 모습에 절로 ‘좋아요’를 누르게 된다. 이 동물들은 SNS 인기를 타고 광고 모델이 되거나 글로벌 스타가 되기도 한다. ‘심쿵’하게 만드는 매력으로 사랑받는 ‘펫스타그램’ 속 대표 스타들을 소개한다.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개라 불리는 ‘부’

    fine, i'm awake. now what?

    Buddy Boo Blue(@buddyboowaggytails)님이 게시한 사진님,

    인형 같은 외모에 깜찍한 표정으로 ‘엄마 미소’ 짓게 하는 부(Boo)는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개’라는 별명을 가진 포메라니안이다. 웃는 얼굴부터 시크한 얼굴까지 다양한 매력으로 SNS를 통해 인기를 얻은 부의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는 61만명, 페이스북 팔로어 수는 1733만명에 달한다. 2011년에는 ‘부,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개의 삶(Boo:The Life of the world’s cutest Dog)’이란 책이 발간됐다. 부를 모델로 한 게임, 이모티콘 등도 만들어졌다. 인스타그램 주소 @buddyboowaggytails


    천의 얼굴을 가진 개 ‘마루’

    시바견 ‘마루’는 250만 팔로어를 자랑하는 스타. 천의 얼굴이라 불리는 표정이 매력 포인트다. 다부진 덩치지만 웃는 얼굴, 뚱한 얼굴, 자는 얼굴 등 다양한 감정이 느껴지는 표정 때문에 귀여움이 폭발한다. 방송에도 출연하고 모델로도 활동한다. @marutaro

    사람보다 옷 잘 입는 개 ‘보디’

    Is it the holidays yet? #soready #whatdayisit #almostvacay

    Menswear Dog(@mensweardog)님이 게시한 사진님,

    시바견 ‘보디’는 ‘세상에서 가장 옷 잘 입는 개’로 불리는 수퍼 모델. 팔로어만 29만7000여명에 이른다. 보디가 입는 옷은 모두 일반 남성복이지만 보디가 입었을 때 진가를 더 발휘한다. 선글라스, 모자까지 스타일링을 더해주면 보디의 매력은 배가 된다. 디자이너인 견주 부부가 재미로 남성복을 입힌 보디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됐다. 이후 본격적으로 패션모델로 나섰는데 옷에 맞는 표정 연기도 압권. 보디를 모델로 남성복 스타일링을 제안하는 ‘맨즈웨어 도그’란 책을 출간했다. 남성복 브랜드의 실제 모델로도 활약한다. @mensweardog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고슴도치 ‘달시’

    고슴도치도 자기 새끼는 예쁘다는데 고슴도치 ‘달시’는 사람이 봐도 예쁘다. 34만8000 팔로어를 자랑하는 이 미니 고슴도치는 손바닥만 한 앙증맞은 몸통에 뾰족한 가시를 감싸고 있다. 순진무구한 얼굴로 매력을 발산해 고슴도치에 대한 선입관을 깬다. 달시를 주인공으로 다양한 콘셉트와 소품을 활용해 촬영한 사진이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darcytheflyinghedgehog

    세상에서 가장 언짢은 고양이 그럼피캣 ‘타르타르 소스’

    Grumpy Cat(@realgrumpycat)님이 게시한 사진님,

    어딘가 기분이 언짢은 건지 표정이 압권이다. 타르타르 소스라는 특이한 이름의 이 미국 고양이는 특유의 표정 때문에 ‘그럼피캣(grumpy cat·심술 맞게 생긴 고양이)’이란 이름으로 더욱 유명하다. 부정교합 때문이라지만 오히려 매력이 된 표정으로 방송에도 소개되면서 유명해졌다. 할리우드 스타들이 그럼피캣의 표정을 따라 하는가 하면 그럼피캣을 모델로 한 게임과 캐릭터 상품들까지 만들어졌다. 200만명이 넘는 팔로어를 지닌 글로벌 스타다. @realgrumpycat

    인형이 살아 움직이네? ‘슌스케’

    앙증맞은 외모뿐 아니라 ‘펫셔니스타’라 할 만큼 옷과 액세서리까지 완벽한 코디로 깜찍한 매력을 발산하는 포메라니안 ‘슌스케’. 인형 속에 있으면 누가 인형이고 누가 강아지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라 ‘살아있는 인형’으로 불린다. 까만 단추 3개가 모인 듯한 눈과 코, 웃는 얼굴로 때로는 토끼, 때로는 곰처럼 변신해 팔로어들을 사로잡는다. 페이스북 주소 @shunsuke.p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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