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트럼프 시대 재테크 제1원칙, “흩어져야 산다”

저금만으로 돈을 버는 시대는 지났다.
적금이 무용한 1%대 저금리 시대 효과적인 자산관리는 필수다.
금융전문가의 2017년 재테크 법을 알아보자.

    입력 : 2017.01.10 17:08

    [Issue: 금융 전문가의 '2017년 재테크법']
     

    노후자금 관리 60代… 신흥국 주식 줄이고 선진국 주식·채권 늘려야
    내 집 마련 목표 30代 맞벌이 부부… 1분기엔 현금 보유 확대를

    제45대 미(美) 대선을 치른 지난해 11월. 공화당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전 세계 금융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투표 전날까지도 여론조사 기관 대부분이 힐러리 클린턴의 승리를 예상했고, 금융업계가 세워둔 대비책도 클린턴이 그려나갈 금융정책 기조에 맞춰져 있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변화’는 불안감을, ‘변수’는 불확실성을 키운다. 금리 인상을 단행한 미국의 변화에 트럼프 당선이라는 변수까지 맞물리면서 지금 금융시장의 미래는 안갯속이다.

    난세(亂世)라고 적금만 부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1%대 저금리 기조가 2017년에도 ‘현재진행형’이라서다. 정유년(丁酉年)을 맞아 글로벌 금융그룹 씨티은행의 금융 전문가들로부터 효과적 ‘2017 제테크법’을 들어봤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선 공약이 추후 구체적 정책으로 어떻게 구현되는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면서 “변수가 많은 정권 초기일수록 ‘분산투자’로 위험성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씨티은행 청담센터 부지점장인 김윤경 RM의 도움을 받아 분산투자를 기초로 한 자산 관리 사례를 세대별로 재구성했다.

    60대 자영업자 김선엽씨 ‘노후 자금 관리’

    김선엽(가명·61)씨는 2008년만 생각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 ‘펀드 붐’이 일었던 2007년 중반, 펀드에 투자했던 노후 자금 일부가 금융 위기 때 반 토막 나고 말았다. 주거래 은행에서 브릭스 펀드와 차이나 펀드, 국내 주식형 펀드에 투자했다가 직격탄을 맞았다. 손실이 난 상태로 내버려뒀던 브릭스·차이나 펀드는 이달 간신히 원금을 회복했다. 김씨는 “투자 펀드에서 손실을 경험해 정기예금만 부으려고 했지만, 낮은 금리와 높은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노후 자금으로 삼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윤경 RM은 “이름이 다른 채권에 나눠 투자한다고 해서 ‘분산투자’는 아니다”고 말했다. 브릭스(BRICS)는 신흥 경제 5국으로 떠오른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의 첫 글자를 딴 단어. 브릭스·차이나 펀드 모두 신흥 시장 상품이라 진정한 자산 배분 효과를 거두기 어려웠다는 지적이다. “금융 위기 같은 커다란 외부 충격이 발생했을 때 분산투자를 해야만 방어가 가능합니다. 신흥국 주식 보유량을 줄이고, 선진국 주식·채권 비중을 늘려 ‘균형’을 맞춰야지요.

    40대 주부 권선미씨 ‘자녀 교육 자금’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들이 미국에서 시각디자인을 공부하고 싶다네요. 초등학교 때부터 디자이너가 꿈이라 예술중·고교를 보내고 국내 미대(美大)에 입학시키려 했어요. 그런데 미대가 ‘미국 대학’(美大)이 돼버린 거죠. 유학 보내려고 재테크 상담받으러 왔어요.” 주부 권선미(가명·45)씨가 말했다.

    아들이 가고 싶은 미국 대학의 교육비·생활비를 더하고 물가 상승률 2%를 곱하니 4년 동안 유학 비용으로 예상되는 금액은 총 3억8200만원. 권씨가 국내 대학 학비로 모아둔 8000만원은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대입까지 남은 시간은 3년. 김윤경 RM은 “투자 성향을 파악해 기대 수익률을 구하면 ‘투자’로 아낀 금액이 산출된다”고 말했다. 권씨의 투자 성향은 ‘적극 투자형’. 투자 성향을 유지한다는 전제 아래 금융 전문가가 3년간 내놓은 기대 수익률은 약 6%, 금액으로는 2300만원 정도다. 권씨는 “매달 500만원을 저축해야 하지만, 투자 상담을 받으니 엄두 못 내던 유학 부담이 조금은 덜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30대 직장인 김상윤씨 ‘내 집 마련’

    “불혹(不惑)이면 ‘내 집’ 가질 수 있을까?” 지난해 여름 결혼한 직장인 김상윤(가명·33)씨가 말했다. 동갑내기 김상윤·백수진(가명) 부부는 양가 부모님이 지원해준 2억원과 전세 자금 대출 1억원을 합해 3억짜리 전셋집을 첫 보금자리로 마련했다. 양육비·교육비 문제로 출산 계획이 없는 두 사람에게 작은 꿈이 있다면 마흔 살에 ‘내 집’을 갖는 것. 백씨는 “적금만 부어선 평생 ‘내 집’은 꿈도 못 꿀 것 같아 금융 전문가를 찾았다”고 말했다.

    통계적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데 필요한 금액은 5억원. 맞벌이인 이 부부가 매달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은 250만원 남짓이다. 김윤경 RM은 “올해 1분기의 투자 테마는 ‘리플레이션(reflation·디플레이션은 벗어났지만 인플레이션엔 이르지 않은 상태)’과 ‘불확실성’”이라면서 “1분기는 주식·채권 비중을 소폭 축소하고, 현금 보유액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적극 투자형’으로 주식 5개, 채권 3개에 분산투자했을 때 목표한 금액까지 걸리는 기간은 7년. “적금에 얽매이기보다 ‘투자’를 통해서 내 집 마련이라는 꿈에 조금은 일찍 다가서고 싶어요.” 부부의 표정만큼은 이미 제 집을 가진 듯 설레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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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안병현

    금융 전문가의 자산 관리 Tip 십계명

    1. ‘안전형’‘공격형’ 등 자신의 정확한 투자 성향부터 분석한 뒤 투자를 시작한다.

    2. ‘내 집 마련’ ‘은퇴 설계’ 등 목표 설정하고 자금 운용 계획을 세운다.

    3. 변동 심한 시장 상황에 대비해 ‘분산투자의 원칙’을 따른다. 기대 수익률 관리만큼 ‘위험 관리’도 중요하다.

    4. 과거 수익률이 미래 수익률은 아니다. 과거 수익률이 높았다고 해서 현혹되지 말고, 미래를 준비하는 투자가 필요하다.

    5. ‘하고 싶은 일’보다는 ‘해야 할 일’에 집중하는 투자 습관이 필요하다. 믿을 수 있는 리서치와 시스템이 뒷받침돼 있는 금융기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6. 목표 기간이 수립되면 효율적인 자산 배분을 해 끈기 있게 지켜본다.

    7. 시장 변동성을 감안한 포트폴리오 재조정도 필수.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맞춰 저평가된 자산의 비중을 조절해야 한다.

    8. 글로벌 경제 흐름을 따른다. 단순히 가격이 매력 있다는 이유만으로 섣부른 투자를 하면 안 된다.

    9. 금융 전문가의 정기적인 리뷰를 통해 자산의 움직임과 경제 흐름이 같은 방향인지 확인한다.

    10. 투자 원칙을 지키면서 심리적인 여유를 갖자. 원칙 준수와 심리적 여유가 현명한 투자의 시작이다.

    [도움말=씨티은행 청담센터 김윤경 부지점장]

    “적금이 무용한 1%대 저금리 시대, 효과적 자산 관리가 필요해요.”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적절한 대응책을 찾는 일이야말로 효과적인 자산 관리입니다. 미국 금리 인상은 금융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고, 금리 인상과 연동해 이자가 바뀌는 ‘변동금리부 채권’에 대한 투자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단, 단기적으로 가치가 올라 가격 부담이 있으므로 분할해 매수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김정현 씨티은행 청담센터장

    “2017년 1분기 화두는 ‘불확실성’입니다. 자산 중 주식·채권 비중을 소폭 줄이고, 현금 보유액을 늘릴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분산투자’가 핵심입니다. 급작스럽게 발생하는 시장 쇼크나 시장 변동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자산 관리 전략입니다.
    김윤경 RM

    “자산 관리의 핵심은 ‘원칙 준수’와 ‘심리적 여유’입니다. 분산투자를 불변의 원칙으로 삼아, 목표한 기간까지는 끈기 있게 지켜봐야 합니다. 매력적인 매물이 나온다고 해서 섣부르게 투자하지는 말고 전문 지식을 갖춘 금융 전문가와 상의하세요.”
    정희정 서비스릴레이션십 매니저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정식 취임 이후 행보를 예의주시해야 합니다. ‘인프라 투자 확대’ 같은 대선 공약이 구체적인 정책으로 어떻게 실행되는지 점검해야 하죠.”
    김재현 포트폴리오 카운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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