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브런치 대신 브렉퍼스트 모임

직장인보다 더 바쁜 대학생 딸과 저녁한끼 함께 하기 힘들다면?
브런치 대신 넉넉한 아침으로 조찬 모임이 뜨고 있다.
트렌드에 맞춰 일찍 오픈하는 식당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입력 : 2017.01.10 17:03 | 수정 : 2017.01.13 13:42

    [Trend: 조찬 모임이 뜬다]
     

    연휴 호텔 뷔페서 가족 모임, 엄마들 모임도 아침으로 앞당겨
    조식뷔페 예약 필요 없고 런치보다 저렴… 8시에 문여는 식당도

    토요일 오전 8시 달콤한 꿈에 빠져 있을 그 시간 부지런히 호텔이나 레스토랑으로 향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무적인 이야기가 오가는 비즈니스 조찬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서? 천만의 말씀!

    ‘조찬(朝餐)’이 달라지고 있다. 바쁜 시간 쪼개 업무상, 인맥 관리상 일의 연장선에서 하는 조찬 말고 ‘가족 조찬’ ‘학부모 조찬’처럼 가족·친구와 하는 ‘친목 조찬’이 인기다. 아침과 점심 사이 먹는 ‘브런치’보다 조금 앞선 시간에 이른 만남을 위해 호텔로 레스토랑으로 향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여의도 전경련회관 50층 탁 트인 공간에서 조찬을 즐길 수 있는 ‘세상의 모든 아침’. /임영근 영상미디어 기자(각 업체 제공)

    호텔 뷔페에서 가족끼리 ‘명절 조찬’

    “저희는 일가친척이 별로 없고 어머니가 힘들어하셔서 명절에 간단하게 음식 준비하고 외식을 즐기는 편이에요. 연휴 내내 명절 음식 먹기도 지겹고요. 명절 연휴 기간 호텔 뷔페 가는 게 가족 연례행사처럼 됐어요.” 직장인 이영빈(34)씨는 설날·추석 1년에 두 번 호텔을 찾는다. 싱글인 그녀는 오빠네 가족, 부모님과 조식 뷔페로 가족애를 다진다. “왜 굳이 조찬이냐고요? 가격 저렴하고 명절 때 그 시간에 여는 곳이 별로 없으니까요. (웃음)”

    한 해의 마지막 날인 지난달 31일 사업가 임수길(48)씨 가족은 이른 아침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1층 뷔페 레스토랑 ‘브래서리’에서 처남 오상근(45)씨 가족과 만나 아침을 먹었다. 평소 임씨는 사과 반쪽과 커피 한 잔으로 아침을 대신하지만 매해 마지막 날은 가족과 호텔에서 아침을 맞는다. “사업해서 쉴 틈이 별로 없고 애들도 저녁엔 학업 스케줄 때문에 바빠서 가족들도 얼굴 보기가 쉽지 않아요. 그래도 다들 아침 일찍엔 한가한 편이니….” 호텔에서 아침밥을 먹은 뒤 아내와 아이들은 코엑스몰을 구경하고 임씨와 오씨는 근처 사우나 갔다가 저녁엔 온 가족이 봉은사에서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새해를 맞았다.

    명절, 연말 아침 호텔에서 조식 뷔페를 즐기는 가족 조찬 모임은 이제 어색한 풍경이 아니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우리 호텔 ‘더 파크뷰’ 조식 뷔페는 오전 5시 30분부터 오전 10시까지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며 “이런 알짜 정보를 알고 찾는 이들이 많다. 호텔 비투숙객의 조식 뷔페 이용 비율이 20%가 넘는다”고 했다.

    오전 5시 30분 문을 여는 신라호텔 뷔페 레스토랑 ‘더 파크뷰’. /임영근 영상미디어 기자(각 업체 제공)

    브런치 대신 넉넉한 아침으로…’학부모 조찬’ ‘모닝 데이트’

    잠이 보약이라지만 요즘 한없이 늦잠 자기보단 하루를 알차게 보내려는 가족들이 적지 않다. 특히 영·유아를 키우는 가정일수록 더하다. 18개월 아기 엄마 정다희(35)씨도 마찬가지다. “결혼 전 아침 외식은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어요. 그런데 이젠 아기가 아침에 일찍 깨니 브런치보다 조식을 즐기게 됐네요.”

    지난달 25일 오전 8시 잠실 레스토랑 ‘빌즈’에선 이른 시간이지만 가족끼리 아침을 먹거나 연인들끼리 ‘모닝 데이트’ 즐기는 모습이 눈에 많이 띄었다. 쌍둥이 엄마 김은주(35)씨도 남편, 아이들과 와서 샐러드·샌드위치·오믈렛 등을 먹었다. “주말이면 여기나 청담동 ‘오아시스’를 즐겨찾아요. 아침을 빨리 여니 하루가 길어진 느낌이에요.” 빌즈 관계자는 “아침 식사를 하고 조조 영화를 보거나 쇼핑몰 오픈에 맞춰 느긋하게 쇼핑을 즐기려는 고객들이 많다”고 했다.

    누구와 먹느냐에 따라 장소는 좀 달라진다. ‘강남맘’ 이은경(44)씨는 “아무래도 시부모님이나 어르신들과 함께 조찬 모임을 가질 때면 호텔에 가고 동네 엄마들, 친구들과는 ‘핫플레이스’를 찾아다니는 편”이라고 했다. 압구정동 주부 임현숙(43)씨는 “보통 브런치 레스토랑은 이르면 오전 10시 30분, 보통 오전 11시에 문을 연다”며 “애들 엄마들끼리 아침에 약속 잡으면 애들 등교시키고 바로 만나는 게 수월하다”며 “약속 정할 때 ‘거기 문 일찍 열어?’가 매번 나오는 질문인데, 요즘은 오전 8~9시에 여는 데가 많이 생겨 편하다”고 했다.

    월차를 내고 평일 아침 조찬 모임을 즐기는 ‘싱글녀’들도 있다. 직장인 서연욱(33)씨는 “회사 다니다 보니 일찍 일어나는 것이 습관이 돼 쉬는 날에도 오전 7시면 눈이 떠진다”며 “아침 일찍 만나 친구들과 수다 떨면서 휴일에만 누릴 수 있는 작은 호사를 누린다”고 했다. 푸드 스타일리스트는 김선주씨도 친구들과 종종 아침에 만난다. “저 같은 프리랜서들은 외부 미팅이 대체로 오후에 시작돼요. 이런 사람들 사이에서 오전에 맛집 찾아다니면서 힐링하는 게 유행이에요.”

    (왼쪽부터) 더플라자 ‘세븐스퀘어’에서 음식을 담는 여성들. 지난달 31일,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1층 ‘브래서리’에서 임수길씨 가족이 조찬 모임을 가졌다. /임영근 영상미디어 기자(각 업체 제공)

    이른 아침, 조찬 즐기는 이유

    브런치 대신 아침을 같이 먹는 ‘브렉퍼스트(breakfast) 미팅’이 유행처럼 번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시간 맞추기가 편하다. 요즘은 가족끼리도 얼굴 보기가 어렵다. 그나마 온 가족이 모이기 쉬운 시간대가 주말 아침이다. 주부 최문희(50)씨는 “남편이 주말에도 일하고 대학생 딸은 우리보다 더 바쁘다”며 “한 달에 한두 번 주말 아침에 집 근처 레스토랑에 가서 서로 얼굴 보며 아침을 즐긴다”고 했다. ‘학부모 조찬’은 대개 주부들이 남편 출근하고 애들 학교 보낸 후에 한다. 저학년 자녀를 둔 경우 아이가 일찍 하교해 브런치를 먹기엔 시간이 애매하다. 일찍 만나 간단히 아침을 곁들이는 조찬이 더 선호되는 이유다. 빵집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며 간단하게 하는 ‘샌드위치 조찬’도 인기.

    예약이 필요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유명 레스토랑의 경우 점심·저녁은 예약하지 않으면 이용하기 어렵지만 아침에는 ‘몸’만 가면 된다. 호텔 뷔페 레스토랑도 마찬가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도 빼놓을 수 없다. 신라호텔 ‘더 파크뷰’는 주중·주말 저녁(성인 1인 기준 10만5000원)보다 주말 아침(5만9000원)이 42% 정도 저렴하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뷔페레스토랑 ‘아리아’는 주중·주말 조찬(4만8000원)이 주중·주말 만찬(10만2000원)보다 53% 싸다.

    5200여 가지 조찬 메뉴가 준비된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타볼로 24’. /임영근 영상미디어 기자(각 업체 제공)





    여유있게 즐기는 호텔 아침 뷔페

    ●신라호텔 더 파크뷰: 다른 곳보다 1시간 정도 일찍 연다. 오전 5시 30분~오전 10시 이용 가능. 성인 1인 기준 5만9000원(이하 세금·봉사료 포함). (02)2230-3374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브래서리: 채식주의자를 위한 샐러드부터 육식주의자를 위한 대관령 한우로 만든 ‘구운 쇠고기’까지 200여 가지 메뉴. 성인 4만5000원. (02)3430-8610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 패밀리아: 조식 뷔페 이용객의 10%가량이 논현동 거주 주부, 학부모. 딤섬, 쌀국수 등 아시아 음식이 강점. 성인 4만 4000원. (02)3440-8090

    ●더플라자 세븐스퀘어: ‘에릭케제르’ 베이커리와 영양죽 같은 유아 맞춤형 메뉴가 장점. 성인 5만원. (02)310-7777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타볼로 24: 근처 청계천, DDP를 둘러보기 좋다. ‘에그 노르웨지안’ 등 다양한 계란 요리가 특징. 성인 4만2000원. (02)2276-3320

    ●콘래드 서울 제스트: 무지개 빛깔 베이글, 그래놀라를 포함한 5가지 이상 시리얼이 인기. 성인 4만5000원. (02)6137-7100




    아침 일찍 모여 에그 베네딕트에 커피 한잔… 그리고 조조영화 한 편 볼까 


    강남맘이 추천하는
    조찬 레스토랑 베스트 5

    (위 사진부터) 청담동 ‘오아시스’에서 판매하는 인기 조찬 메뉴 ‘애플햄치즈프렌치토스트’, ‘배키아앤누보’ 서래점에서 만날 수 있는 샌드위치 ‘벨라도나’, ‘빌즈’광화문점. /임영근 영상미디어 기자(각 업체 제공)

    ●오아시스 인근 청담초·현대고 학부모들 4~6명이 조찬 모임을 자주 하는 곳. 강남뿐 아니라 잠실, 목동에서도 조찬하러 ‘원정’ 오기도. 전지현·김희선·이보영·차승원·이휘재 등 ‘엄빠’ 연예인들의 단골 음식점이기도 하다. ‘에그베네딕트햄(1만8500원)’ ‘애플햄치즈프렌치토스트(1만7800원)’ ‘타이누들해물샐러드(1만9800원)’가 인기 메뉴. 운영 시간 오전 9시~오후 11시, 강남구 도산대로55길 20. (02)548-8859

    ●세상의 모든 아침 하루에만 인스타그램 해시태그가 100개 이상 올라올 정도로 인근 주민부터 강남맘, 싱글녀에게 인기. 전경련 회관 50층 ‘스카이팜’ 안에 있어 전망이 환상. 특히 ‘파노라믹 뷰’를 볼 수 있는 창가 자리는 한 달 전부터 예약할 정도다. ‘잉글리시 브렉퍼스트(2만3000원)’ 보다 달걀 프라이와 토르티야, 고수, 살사 소스를 곁들여 먹는 멕시코식 아침 메뉴 ‘우에보스 란체로스(2만1000원)’가 베스트 메뉴다. 오전 9시~오후 11시, 영등포구 여의대로24 전경련회관 50층. (02)2055-4442

    ●배키아앤누보 서래점 배키아앤누보 매장 중 가장 먼저 문을 연다. 서래마을 주부들 사이 조찬 모임 장소로 유명하다. 오픈 초기엔 주부들이 커피와 달걀 요리 하나만 간단하게 먹었다면 요즘은 ‘프렌치토스트(1만9800원)’, 샌드위치 ‘벨라도나(1만8000원)’ 같은 부드러운 아침 메뉴에 ‘블랙누들 파스타(2만5000원)’, ‘오징어 먹물 리조토(2만5000원)’처럼 묵직한 식사 메뉴를 함께 시켜먹는 편이다. 오전 9시~오후 10시, 서초구 서래로24 다솜빌딩 1층. (02)3477-9263

    ●빌즈 평일 아침에는 30~50대 여성들 조찬이 많은 편이고, 주말에는 3대가 모일 정도로 가족 조찬이 많다. 광화문점은 아침 먹고 경복궁 등 주변 고궁을 둘러보기 좋다. 잠실점은 롯데월드몰 주변 아파트 주민들이 많이 찾는다. 인기 메뉴는 ‘호밀브레드 플레이트(6000원)’ ‘방사 유정란 스크램블 에그와 오가닉 사워도우 토스트(1만2000원)’, ‘벅윗 샐러드(1만9800원)’. 여기에 아몬드 우유에 바나나와 꿀이 들어간 ‘빌즈 곡물 스무디(7700원)’를 곁들이면 일품이다. 평일 오전 9시~오후 11시, 주말 및 공휴일 오전 8시~오후 10시. 광화문점 종로구 종로3길 17 D타워 4층, (02)2251-8404, 잠실점 송파구 올림픽로 300 롯데월드몰 1층. (02)3213-4185

    ●글래드 라이브 플린트 지난 10월 오픈한 부티크 호텔 ‘글래드 라이브’ 1층에 자리한 레스토랑. 싱글녀들의 조찬 모임 공간으로 유명한데 발 빠른 강남맘들은 이미 ‘접수’했다. 아침엔 5가지 단품 메뉴 ‘컨티넨탈’ ‘베지터블’ ‘훈제 연어’ ‘트러플 크림 오믈렛’ ‘브리치즈&가지 파니니’와 음료 3가지(커피·우유·주스) 중 한 가지 선택 가능하다. 가격은 성인 1인 기준 2만4000원. 아침 메뉴는 오전 6~ 9시 가능, 강남구 봉은사로 223 (02)6177-5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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