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에 미래가 달려… '사드' 배치로 서울 관광 타격 우려"

    입력 : 2016.09.07 08:14

    [이코노미조선: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서울 시내 곳곳에서 연두색 무늬가 들어간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부쩍 늘었다. 지난 7월 회원수 10만명을 돌파한 서울시 공용 자전거 ‘따릉이’다. 반나절 동안 빌려쓰는 공용 자동차 ‘나눔카’도 올 상반기에 회원수 100만 명을 돌파했다.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은 지난 2012년부터 따릉이와 나눔카로 대표되는 ‘공유도시 서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공유경제를 서울시의 성장엔진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공유경제는 차량과 주택 등 생활에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를 대여하는 방식으로 공유해서 사용하는 경제시스템이다.

    박 시장은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시의 공유경제는 제 궤도에 올랐다”며 지난 4년 동안의 실험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어 공유경제 같은 경제활동이 한국 경제의 재도약을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공유경제 성장론’이다. 조선비즈는 지난 16일 서울시청 시장 집무실에서 박 시장을 만나 공유경제를 비롯한 서울시 정책방향과 국가 경제비전을 들었다.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에 대한 인물·인맥 검색
    2016년 8월 10일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이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상훈 기자

    ― 한국 경제가 어렵다. 위기의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과거에는 양적 경제성장에 다른 문제들이 가려졌지만 지금은 경제성장이 거의 멈췄다. 과거와 같은 성장 발전론에 기초해서 경제를 운영한다면 현재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사회 시스템을 바꾸고 국가 운영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 경제 위기를 탈출할 해법은.

    “우리 경제가 위기에 처한 이유는 혁신 기반 경제활동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외국에서는 최근 10년 동안 페이스북, 우버 등 IT서비스 기반 기업들이 탄생해 세계적 기업이 됐다. 그러나 한국은 그런 기업이 없다. 한국 경제의 미래는 혁신에 달려있다. 공유경제와 같은 새로운 혁신 에너지를 발굴해야 한다.”

    ― 2012년‘공유도시 서울’이라는 비전을 선포하고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성과가 있었나.

    “서울시는 세계적인 공유경제 허브로 부각되고 있다. 시(市)가 나서 공유경제 같은 대안적인 경제모델을 만들고 각종 지원정책을 제공해서 민간의 실험적인 프로젝트를 격려하고 홍보하고 있다. 서울시의 공유경제는 본격적인 궤도에 올 랐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성공한 모델을 만드는 것이 주요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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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292개 대여소, 486대로 시작한 나눔카 서비스는 지난 6월 말 현재 이용자가 100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코노미조선

    "쏘카-그린카, 100m 내 탈 수 있도록 할 것"

    박 시장은 공유경제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차량공유 서비스인 ‘나눔카’를 꼽았다. ‘쏘카’와 ‘그린카’ 등이 대표적인 나눔카 서비스 제공 회사다. 박 시장은 “쏘카의 경우는 1년 사이 차량이 1800대에서 3300대로 늘었고, 외부로부터 650억원 자금 조달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나눔카 사용자들의 만족도도 높다. 지난해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나눔카 사용자들은 서비스 만족도에 대해 5점 만점에 평균 4점이 넘는 평점을 줬다. 나눔카를 주로 이용하는 사람은 2인 이하 가구의 20~30대 남성으로, 업무지역과 대학가 주변 대여소에서 이용 횟수가 많았다.

    시간대별로는 대중교통을 사용할 수 없는 심야에, 요일별로는 주중보다는 주말에 많이 이용하고 있다.

    ― 특별히 차량 공유에 주목한 이유는.

    “시민들에게 ‘공유경제가 이런 것이구나’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고 실질적인 이익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자가 차량을 소유하는 것보다 공유 차량을 이용하면 연간 300만원 정도 절약할 수 있다. 또 대중교통과 공유차량에 의존하면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대기의 질도 높일 수 있다. 반경 100m 안에서는 어디서나 나눔카를 탈 수 있도록 인프라를 만들려고 한다. 프랑스 파리의 오토리브(Autolib·공용 전기차 대여 시스템)처럼 공공주차장과 공공도로 위에서도 바로 탈 수 있게 만들 것이다. 더 나가서 혼잡통행료를 경감해주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

    ― 서울시가 공유경제를 강조하고 있지만, 대표적인 공유경제 모델인 우버는 초기에 금지하기도 했다.

    “우버가 택시면허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것을 용인할 수는 없었다. 택시면허는 독점을 보장하는 부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안전과 행정 감독을 위해 필요한 제도다. 초창기 우버는 7만대에 해당되는 서울시 개인택시와 회사택시 기사들의 일자리에 대한 위협이 될 수도 있었다. 그래서 우버에 기존 택시 기사들에 기반한 서비스를 제공하라고 조정안을 냈다. 우버택시, 카카오택시 서비스가 나온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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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보조금을 지원받아 운영되는 플랫폼 공유허브. /공유허브 제공

    ― 공유경제의 경제적 효과를 설명해달라.

    “에어비앤비 같은 경우는 은퇴한 베이비부머 세대가 자녀가 출가한 후 남는 방을 활용해서 새로운 수입을 만드는 효과가 있다. 이런 식으로 민박이 늘어나면 기존 호텔의 수요가 줄지 않고, 오히려 새로운 관광 수요가 확장된다.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는 것이다.”

    ― 스타트업 기업들이 공유경제 시스템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어떤 지원을 하고 있나.

    “서울시는 모든 행정 정보와 빅데이터를 공개하고 있다. 그래서 민간 사업자들이 그 정보에 기반해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서울시는 공영주차장과 일반 민간주차장의 모든 주차 정보를 공개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사업자가 주차 정보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등 공유경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서울 여의도에서 자동차들이 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다. /연합뉴스

    “미세먼지 대비 전기차에 주목”

    서울시 최대 현안 중 하나는 미세먼지 문제다. 서울시는 최근 경기도, 인천광역시와 함께 노후 경유차량 운행 제한 방침을 밝혔다.

    ― 지난 4일 남경필 경기도지사, 유정복 인천시장과 함께 마련한 대책의 배경과 내용을 소개해달라.

    “지자체 차원에서 차량 교체를 지원해서 노후차량 교체 주기를 앞당기자는 것이다. 노후된 경유차가 미세먼지 배출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서울은 2017년부터, 인천과 경기는 2018년부터 노후경유차(2005년 이전 등록) 104만대 중 종합검사를 이행하지 않거나 불합격한 차량, 저(低)공해조치 미이행 차량에 대해 운행을 제한할 것이다.”

    ― 배기가스 없는 전기자동차로 수송원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전기차 보급정책도 있는가.

    “현재는 주행거리와 충전시간 때문에 전면 보급에 어려움이 있다. 내년쯤에는 한 번 충전해 150㎞ 이상 주행하는 차량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택시를 제외한 차량은 (도입이) 가능할 것이다. 동시에 급속충전기술이 더 발전해야 한다. 지금은 충전에 40분 정도 걸리는데, 40분을 세워 놓고 충전하는 것은 무리다.”

    ― 전기차 등 대안적인 수송체계를 갖추는 데 서울시의 역할은 무엇인가.

    “모빌리티(Mobility·이동성)라는 관점에서 고민하고 있다. 자동차뿐 아니라 탈 거리에 관한 새로운 혁신들이 많이 일어날 수 있다. 올해 10월에 서울디자인재단이 주최해서 모빌리티에 관한 엑스포를 열 것이다. 서울이 모빌리티와 공공대중교통에 관한 세계적인 혁신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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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은 사드 배치에 불만을 품은 중국 정부가 경제 보복에 나서면 서울시 관광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상훈 기자

    박원순 시장은 최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이후 걱정이 늘었다. 한국에 대한 중국의 경제 보복을 시사하는 각종 언론 보도가 머리를 아프게 한다고 했다.

    ― 사드 배치 결정이 서울시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나.

    “연간 1200만명에 이르는 서울시 방문 외국인 관광객 중 500만명이 중국인이다. 문제는 중국은 정부가 운영하는 관영여행사가 관광객 모집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가 경제 보복을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서울의 관광산업은 궤멸적 타격을 입는다.”

    ― 사드 배치 결정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경제 안보라는 관점이 경시된 것 같아 아쉽다. 일본과 미국의 교역량을 합친 것보다 중국과의 교역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접근했다면, 사드 배치로 인한 부정적인 경제 효과도 (배치 결정에) 반영됐어야 한다.”

    ― 서울시를 6년간 이끌면서 느낀 점은 무엇인가.

    “대한민국의 핵심적인 발전방향은 자치와 분권이다. 그것이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다. 재정과 권한에서 자치와 분권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는 중앙정부가 모든 정책의 예산과 권한을 다 갖고 있어서 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

    ― 현행 지방자치제도 중 가장 시급하게 개선돼야 하는 것이 있다면?

    “세수 불균형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세수를 나누는 비율을 보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평균이 5 대 5인데 우리나라는 8 대 2다. 중앙정부가 다 갖고 휘두르고 있다. OECD 평균까지 한꺼번에 가지는 못하더라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비율을 6 대 4 수준까지 조정할 필요가 있다.”

    ‘워커홀릭’ 박원순 시장 집무실은 주요 현안에 대한 대응방안이 담겨있는 서류철로 둘러 싸여 있다. /박정엽 조선비즈 기자




    PLUS POINT

    워커홀릭 박원순, 대선 앞두고 위임형 리더십으로 바뀌나

    인터뷰를 위해 지난 16일 방문한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집무실은 서류철 1000여개가 쌓여있는 책장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인터뷰 후 박 시장은 기자를 집무실 뒤편으로 데리고 갔다. “비밀창고를 보여주겠다”고 했다. 그곳에는 2000여개의 서류철이 빼곡하게 꼽혀있었다. 박 시장은 “지난 5년 동안 100년치 일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원순 시장은 ‘워커홀릭’으로 불린다. 1983년 대구지검 검사를 그만두고 인권변호사로 변신하면서 수많은 일을 벌였다. 그는 5공화국 시절 부천 경찰서 성고문사건,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부산 미국 문화원 점거농성사건 등 시국사건 변론을 맡았다. 민주화 이후에는 1994년 국내 최대 시민단체인 참여연대 설립을 주도했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는 낙천낙선운동을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과시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아름다운재단과 희망제작소를 만들고 운영했다.

    2011년 10월 서울특별시장 보궐선거는 시민운동가 박원순을 정치인으로 거듭나게 했다.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투표율 미달 무산에 책임지고 사퇴한 오세훈 전 시장의 빈자리를 박 시장이 채웠다. 지지율 5%에 불과했던 박 시장은 50%의 지지율을 받았던 당시 안철수 서울대 교수에게 후보직을 양보받았고 박영선 민주당 의원과의 경선에서 이겨 무소속 야권 후보로 서울특별시장에 당선되는 드라마를 썼다.

    서울역 고가 공원화사업인 '서울역 7017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기존의 서울역 고가 상판이 완전히 철거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장련성 객원기자

    부시장들과 주요 국·실장들에게
    권한과 책임을 주는 ‘위임형 리더십’
    일각선 대선 앞둔 변화라는 분석도

    서울시 채무 7조7000억원 줄여

    박 시장의 대표 업적은 서울시 채무를 대폭 줄인 것이다. 취임 직전(2011년 10월 기준) 19조 9873억원에 이르던 서울시 채무는 2015년 결산 기준 총 12조2786억원으로 7조7087억원이 줄어들었다.

    두 번째 임기부터는 서울역고가공원, 청년수당이라는 ‘박원순표’ 사업들도 추진 중이다. 서울의 새로운 관광자원이자 랜드마크를 표방한 서울역고가공원은 내년 4월 완공 예정이다. 8월 초에는 서울에 사는 20대 청년들을 대상으로 월 50만원의 청년수당을 지급하기 시작해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박 시장은 지난해 세계지방정부협의회(ICLEI) 회장으로 선출되는 등 지방정부 간 외교에도 적극적이다. 이 협의회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 세계 지방정부들 간의 협의체다. 현재 서울은 50개가 넘는 자매도시(23개), 우호도시(29개)를 두고 전 세계에 도시 개발 및 운영 경험을 수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 세계 도시마다 서울시정자문 및 홍보단인 서울클럽도 만들고 있다.

    박 시장은 최근 언제나 몸에 지니고 다니던 수첩을 버렸다. 퇴근 시간도 빨라졌다. 박 시장의 꼼꼼한 일처리로 퇴근 시간이 늦어졌던 서울시 공무원들의 표정도 밝아졌다. 부시장들과 주요 국·실장들에게 권한과 책임을 나눠주는 ‘위임형 리더십’으로 업무스타일이 바뀌고 있다는 평가다.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주요 사업의 틀이 잡혔기 때문이라는 것이 서울시 관계자의 설명이지만, 일각에서는 대선을 앞둔 변화라는 분석도 있다.

    <본 기사는 이코노미조선 164호에서 발췌했습니다.>

    "사드? 헬조선? 제대로 알고 이야기합시다"
    서울시, 2800여명에 청년수당 지급 강행
    ‘예술과 기술의 결합’이 창조적 기업문화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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