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우리 안의 사드 협박 동조자들

  • 김희상 한국안보문제연구소 이사장

    입력 : 2016.07.15 04:58

    김희상 한국안보문제연구소 이사장·예비역 육군 중장
    한·미 양국의 '사드' 배치 결정에 중국의 반발이 거세다. 북한도 거들고 나섰다. 북한 핵미사일은 중국에는 그저 국제 안보 이슈의 하나일 뿐이지만 우리에게는 죽고 사는 문제다. 당연히 최상의 대비태세를 갖추어야 하고 현재로서는 '사드'가 가장 효율적인 무기 체계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을 보면 더 이상 늦출 수도 없다. 이 시점 '사드 배치'는 불가피하다.

    중국도 그것을 모를 리 없다. 사드는 방어 무기다. 기술적으로도 중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 지난 3월 말 훙레이(洪磊) 외교부 대변인은 "사드는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동북아 지역의 전략적 문제"라고 했다. 위협이 되지 않음을 중국도 알고 있다는 뜻이다. 더욱이 중국은 북한 핵개발을 방조한 책임이 없지 않고 북한 핵미사일 폐기에 총책임을 진 6자회담 의장국이다. 그런 중국이 북한 핵미사일은 내버려두고 우리 방어 수단만 문제 삼는다.
    중국 정부가 한·미의 사드(THAAD) 한국 배치 결정에 강력 반발하며 경제·군사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낸 가운데, 동부 미사일 부대에서 퇴역한 예비군 100명이 군사훈련을 진행했다. 사진은 지난 6월21일 동부 해안에서 미사일 부대가 최신형 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 /뉴시스
    중국은 "필요한 (군사적) 조치도 고려"하겠다며 협박하고 나섰다. 그렇다면 중국이 지금 한·미를 상대로 전쟁이라도 하겠다는 건가? 어려운 일이다. 중국은 백두산 둥펑(東風) 21 핵미사일 기지를 비롯해 이미 충분한 전력을 배치해 놓고 있다. 군사력을 더 배치하고 말고 할 것도 없단 얘기다. 그래서 중국의 '한·미 동맹 흔들기'라는 분석이 가장 많고 '조·중 동맹 차원'이라는 의혹도 있다. 남중국해의 긴장을 희석시키려는 양동작전이라는 말도 흘러나온다. 그래도 우리 사회의 우려는 여전히 크다. 북핵 대처에 공조 안 하지 않을까 우려도 한다. 하지만 중국은 그동안에도 말만 앞섰었다. 경제 보복 역시 중국이 손실을 각오해야 하니 쉽지 않을 것이다.

    한·중 관계는 여전히 매우 중요하고 그런 차원에서 중국의 이해를 구하는 모양새는 필요하다. 그러나 중국의 부당한 협박에 굴복해서 우리 국가 생존을 희생할 수는 없다. 무릇 정상적 외교의 기저(基底)는 상호 존중이고 특히 상대의 경멸을 사는 일은 금기(禁忌) 중의 금기인데, 맥없이 굴복했다가는 더욱더 중국의 경멸만 사고 말 것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우리는 의연하게 그 부당함과 오만함부터 꾸짖고 따져 들어야 할 일이고 그래야 우리를 함부로 대하지 못할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우리 사회의 모습은 오히려 정반대다.
    이미지 크게보기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1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책토론회 '사드배치에 대한 긴급현안토론회'에서 사드 배치 반대 의견이 담긴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부 언론은 쉽지 않을 보복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중국부터 설득하라'고 채근한다. 일부 시민단체도 근거 없는 '사드 괴담'을 쏟아 내며 국민 불안을 부추긴다. 그러나 괴담은 괴담일 뿐이다. 사드가 배치되면 당장 공격할 수 있을 것 같은가? 오히려 한 번 더 숙고하게 할 것이다. 그런데도 지역 주민들은 머리띠부터 두른다. 그들을 설득해야 할 정치권은 그 앞줄에 서 있다. 중국은 사회 지도층이 모두 나서서 협박의 효과를 높이고 있는데, 우리는 국가 안보에 앞장서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저들을 도와 협박에 동조하는 꼴이다.

    '사드 배치 여부는 한국이 장차 어느 편에 설 것인가를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라던 미국은 한국의 이런 모습을 어떻게 보고 있고, 중·북은 또 몇 마디 협박에 자중지란(自中之亂)으로 빠져드는 우리를 어떻게 볼까. 무릇 협박은 어리석고 비겁한 자에게만 통하는 법이다.
     
    문재인 주장 옹호하며 訪中까지 전격 취소한 안희정, 왜?
    "韓 순진하다" 무시하는 北·中·日, 그에 맞서 꼭 필요한 전략은
  •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