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급변사태 대비한 국군의 ‘발’

방위사업청이 국산 차륜형 장갑차 양산 계획을 발표했다.
차륜형 장갑차는 보병을 태우고 신속하게 전장 등 목적지로 이동하며 기관총 등 적의 중·소화기 공격으로부터 병력들을 보호할 수 있는 무기다.
궤도형에 비해 가격이 싸고 운용유지비도 적게 들지만, 도로가 아닌 야지와 험지 기동이 제한된다는 단점이 있다.

    입력 : 2016.06.23 06:35

    [주간조선: 유용원의 신무기 리포트] 차륜형 장갑차 양산 돌입
     

    방위사업청은 지난 6월 7일 국산 차륜형 장갑차 사업이 개발과 운용시험평가 결과 모든 항목 기준을 충족해 연구개발이 성공적으로 종료돼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2012년 12월 현대로템 주관으로 연구개발에 들어간 차륜형 장갑차는 앞서 지난 5월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다.

    차륜형 장갑차는 보병을 태우고 신속하게 전장 등 목적지로 이동하며 기관총 등 적의 중·소화기 공격으로부터 병력들을 보호할 수 있는 무기다. 이번에 발표된 국산 차륜형 장갑차는 기관총으로 무장하고 있지만 앞으로 원격조종 무인총탑, 기관포 등을 장착할 수 있다.

    국산 차륜형 장갑차. /조선일보 DB

    차륜형 장갑차는 올해부터 2023년까지 1조1000여억원의 예산으로 600여대가 생산된다. K808(보병 전투용), K806(보병 수송용) 등 두 가지 모델이 있다. 바퀴가 8개(8륜형)인 K808은 전방의 야지·산악지역에서 신속한 전개와 수색정찰 임무를 수행한다. 바퀴가 6개(6륜형)인 K806은 후방지역의 기동타격과 수색정찰 임무를 수행한다.

    전술타이어, 공기압 조절장치, 조종수 열상잠망경 등 최신 장비를 갖추고 있으며 물 위에서도 시속 8㎞로 주행할 수 있다. 땅 위에서는 최대시속 100㎞의 고속으로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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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도입된 차기보병장갑차 K21. /조선일보 DB

    K808은 길이 7.2m, 전투중량 17.5t이며 조종수 2명 등 병력 12명을 수송할 수 있다. K806은 길이 6.6m, 전투중량 16t으로 K808보다 작고, 조종수 2명 등 병력 11명을 수송할 수 있다. 군 당국은 이들 차륜형 장갑차를 토대로 30㎜ 대공포를 탑재한 차량, 차륜형 지휘용 차량 등 다양한 파생 무기를 개발할 계획이다. 특히 해외에서 개발된 차륜형 장갑차에 비해 가격 면에서 우수해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우리 육군에는 강력한 40㎜ 기관포를 장착한 K-21 보병전투 장갑차들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K-21은 차륜형이 아니라 무한궤도(캐터필러)가 달린 궤도형이다. 그러면 군은 왜 궤도식 장갑차 외에 차륜형 장갑차를 또 도입하는 것일까.

    장갑차는 크게 차륜형과 궤도형 두 종류로 나뉜다. 차륜형 장갑차는 일반적인 자동차형 바퀴를 사용하는 방식이며, 장륜식 장갑차로도 불린다. 궤도형 장갑차는 전차와 마찬가지로 무한궤도를 사용한다. 차륜형은 일반적으로 무게가 가볍고 도로 주행 속도가 빠른 것이 장점이다.

    궤도형에 비해 가격이 싸고 운용유지비도 적게 들지만 도로가 아닌 야지와 험지 기동이 제한된다는 단점이 있다. 궤도형은 차륜형에 비해 무게가 무겁고 도로 주행 속도가 느리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험한 지형에서도 기동이 가능하다는 것 등이 장점이다.

    차륜형과 궤도형의 차이

    이들 장단점에 따라 세계 각국은 보통 차륜형과 궤도형 장갑차를 적당한 비율로 섞어서 모두 보유하고 있다. 현재 우리 군이 주력으로 운용하고 있는 K-200, K-21 장갑차는 궤도형으로 차륜형에 비해 기동성이 떨어진다. 때문에 차륜형 장갑차를 개발해 도입하는 것이다. 기존 보병부대는 기동장비 없이 도보로 움직였기 때문에 작전 반경이 좁은 데다 적의 공격에 취약했던 점, 미래 군 구조 개편에 따라 보병부대의 책임 지역이 넓어지면서 기동성과 생존성, 타격력이 향상된 무기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 등도 차륜형 장갑차가 필요해진 이유다.

    전문가들은 특히 북한 급변사태 등으로 북한 지역 내에서 안정화(치안유지) 작전을 펴야 할 경우 궤도형보다는 차륜형 장갑차가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미군이 이라크·아프가니스탄전에서 급조폭발물(IED)에 대처하는 차륜형 지뢰방호장갑차(MRAP)를 대량으로 도입해 사용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일본 자위대 신형 차륜형 전투장갑차. /조선일보 DB

    우리 군의 국산 차륜형 장갑차는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정희 대통령의 자주국방 정책에 따라 KM900이라 불리는 4륜형 장갑차가 생산됐다. 순수 국산 모델이 아니라 이탈리아제 피아트 6614장갑차를 기술도입해 생산한 것이었다. 무장과 장갑이 빈약해 후방지역 게릴라 소탕작전 등에 적합한 용도여서 수방사와 공군기지 방호용 등으로 활용됐다. 2000년대 초반엔 대우종합기계(현 한화디펜스)가 4륜형 바라쿠다 장갑차를 개발해 이라크 파병 자이툰부대, 레바논 파병 동명부대 등 해외 파병부대에서 사용했다. 하지만 이 또한 원래 치안유지 경찰용으로 개발된 것이어서 무장이나 장갑 방호능력에 한계가 있던 것이었다.

    2000년대 들어 신형 차륜형 장갑차를 도입하기 위한 사업이 추진돼 현대로템, 두산DST, 삼성테크윈이 치열한 경합을 벌였지만 사업이 계속 지연됐다. 우여곡절 끝에 2012년 현대로템이 근소한 점수 차로 차륜형 장갑차 개발 기업으로 선정됐다. 2013년엔 두산DST(현 한화디펜스)가 90㎜포를 장착한 바퀴 6개짜리 6륜형 장갑차 22대를 인도네시아에 수출하기도 했다. 큰 거미를 의미하는 ‘타란튤라’라는 명칭이 붙은 인도네시아 수출형 장갑차는 시속 100㎞의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 있고 적 전차까지도 타격이 가능하다.

    차륜형 장갑차는 미국, 유럽, 러시아 등 군사강국에서도 다양한 용도로 애용되고 있다. 미국의 차륜형 장갑차는 한·미 연합훈련에도 종종 참가하는 스트라이커(Stryker)가 대표적이다.

    시속 100㎞ 이동 가능

    2002년부터 양산에 들어간 스트라이커는 제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전에 참전하여 격렬한 전투 끝에 전사한 두 명의 병사 이름에서 명칭을 땄다. 스트라이커는 미군에서 운용 중인 M2 브래들리 보병전투 장갑차(궤도형)보다 가벼워 C-130 수송기에 싣고 운반할 수 있다. 또 최고 시속 98㎞로 달릴 수 있어 신속한 작전이 가능하다. 2003년 6월 해외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훈련을 했다. 이라크·아프간전 등 실전에도 광범위하게 투입됐다.

    미국 스트라이커 장갑차. /조선일보 DB

    스트라이커 장갑차는 기존의 LAV Ⅲ 차륜형 장갑차를 모체로 미 육군의 요구사항에 맞게 개량됐다. 크게 보병전투차(Infantry Carrier Vehicle)와 기동포 체계(Mobile Gun System)로 나뉜다.

    보병전투차에는 차장과 조종수를 포함한 2명의 운용병과 9명의 보병이 탑승하게 된다. 포탑에는 12.7㎜ M2 기관포나 MK19 40㎜ 자동유탄발사기가 장착된다. 기본적으로 14.5㎜ 기관총과 152㎜ 포탄의 파편도 방호한다. 보병전투차에는 7가지 모델이 있다.

    기동포 체계는 스트라이커 장갑차에 제너럴다이내믹스사가 개발한 105㎜ 강선포를 탑재한다. 기동포 체계는 T-62 등 2세대 전차를 무력화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트라이커 장갑차는 무선 전술 인터넷을 탑재해 세계 처음으로 네트워크 중심전(Network Centric Warfare) 개념이 도입된 장갑차이기도 하다.

    <본 기사는 주간조선 2411호에서 발췌했습니다.>

    지상 및 수상에서 기동하는 차륜형 장갑차 공식 영상. /유용원의 군사세계 유튜브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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