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장악하려는 中의 '진주목걸이 전략'

중국은 이미 인도양으로 군사적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1월 미사일 호위함 류저우호와 싼야호 및 보급선 칭하이후호로 구성된 중국 군함 3척이
처음으로 방글라데시 치타공항을 방문했다.

  • 이장훈 국제문제애널리스트 
  • 편집=김현중

    입력 : 2016.05.26 14:26

    특히 중국은 스리랑카의 콜롬보항을 접수함으로써 그동안 추진해온 진주목걸이 전략에 또 하나의 구슬을 꿸 수 있게 됐다. 중국은 자국의 에너지 해상 수송로에 위치한 국가들과 정치와 외교는 물론 경제와 군사 협력까지 맺는 등 관계를 강화해 항구들을 확보하는 전략을 추진해왔다.
    세계지도에서 이 항구들을 선으로 연결하면 마치 진주목걸이처럼 보인다. 때문에 이를 진주목걸이(String of Pearls) 또는 진주사슬(珍珠鏈) 전략이라고 부른다. 진주는 바로 검은 진주인 석유를 말한다. 중국은 진주목걸이 전략을 통해 에너지 해상 수송로의 안전은 물론 항구의 운영권과 사용권을 비롯해 자국 함정들이 군사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전략적 거점을 확보하려는 의도를 보여 왔다.
    중국의 진주목걸이 전략 개념도
    중국의 진주목걸이 전략은 미국이 추진해온 ‘헤징(hedging·울타리 치기)’ 전략을 돌파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미국은 대만,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인도를 잇는 해상루트를 장악하면서 중국의 해상 진출을 억제하는 헤징 전략을 구사해왔다. 중국이 추진해온 진주목걸이 전략의 주요 대상국은 미얀마,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파키스탄 등이다. 이들 국가는 모두 인도양을 면하고 있다.
    중국은 미얀마의 차우크퓨항을 비롯해 방글라데시의 치타공항, 파키스탄의 과다르항을 확보했다. 중국은 지난 1년간의 우여곡절 끝에 이번에 스리랑카의 콜롬보항을 접수했다. 중국은 이미 2012년 6월 스리랑카의 함반토타에도 항구를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중국이 함반토타에 항구를 건설하기 위해 투자한 자금은 무려 15억달러나 된다.
    인도양은 서쪽으로는 아라비아해의 호르무즈해협과 동쪽으로는 말라카해협을 경계로 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바다이다. 넓이는 7355만6000㎢로, 지구 전체 바다 면적의 20%를 차지한다. 인도양은 21세기 들어 가장 중요한 전략적·지정학적 요충지로 꼽히고 있다.

    "인도양 얻으면 세계 지배"
    전세계 석유의 70%,
    컨테이너 화물의 절반이
    거쳐가는 무역 요충지

    中, 방글라데시·파키스탄 등
    인도양 주변 항구로
    군사적 진출 확대

    그 이유는 무엇보다 먼저 인도양은 에너지 수송로이자 해상무역 루트이기 때문이다. ‘인도양을 얻으면 세계를 지배한다’는 영국 해군의 오랜 금언(金言)을 다시 되새길 필요조차 없을 정도이다. 인도양은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의 석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를 수송하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한다. 인도양을 매일 항해하는 유조선은 현재 100여척이며, 2020년이 되면 150~200여척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전 세계 석유의 70%가 인도양을 지나가고 있는 셈이다. 전 세계 컨테이너 화물의 절반과 일반 화물의 3분의 1이 인도양을 거쳐 간다.
    중국은 이미 인도양으로 군사적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1월 미사일 호위함 류저우호와 싼야호 및 보급선 칭하이후호로 구성된 중국 군함 3척이 처음으로 방글라데시 치타공항을 방문했다. 중국이 파키스탄에서 수주한 잠수함 8척 가운데 4척을 파키스탄 현지에서 건조할 계획이다. 중국이 인도양을 면하고 있는 파키스탄에서 잠수함을 직접 건조한다는 것은 앞으로 자국 잠수함이 수리 등을 위해 파키스탄 항구에 기항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중국은 파키스탄 서부에 있는 과다르항에 대한 40년 운영권을 확보한 바 있다. 이 항구는 중동과 인도양 사이의 전략적 요충지로 세계 원유 수송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해협에 근접해 있다. 이 항구는 수심이 깊어 잠수함 기지로는 안성맞춤이라는 말을 들어왔다. 중국은 최근 아프리카 북동쪽 아덴만의 서쪽 연안에 있는 소국 지부티에 군사기지를 건설하고 있다. 인도양과 홍해를 잇는 길목에 자리 잡은 지부티의 앞바다는 세계 상선의 30%가 다닐 정도로 지정학적 중요성이 크다. 지부티 기지는 중국의 첫 해외 군사기지로 일대일로 계획의 중요한 거점이라고 볼 수 있다.
    중국은 5억9000만달러(6770억원)를 투입해 지부티에 항만 사용권을 확보했으며 지부티 정부에 임대료만 연간 2000만달러를 지불하기로 했다. 중국 국방부는 지부티 기지는 인민해방군 해군이 아덴만과 소말리아 해역에서 호송, 평화유지, 인도주의 구호 등 임무를 수행하는 데 보급 정비기지로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2008년부터 모두 21차례에 걸쳐 60여척의 함정을 아덴만과 소말리아 해역에 파견해 항해 안전 수호 임무를 수행해왔다. 중국 함정들은 이를 명분으로 인도양을 자유롭게 항해하고 있다.
     
    중국 랴오닝호
    인도양에 나부끼는 오색홍기
    중국 정부는 거점으로 확보한 각국의 항구들을 관리하기 위해 대양해군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은 옛 소련의 항공모함 바랴크를 개조한 랴오닝호에 이어 제2, 제3 항모를 건조하고 있다.
    양위쥔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새 항공모함은 배수량 5만t이며 재래식 동력장치로 구동하고 스키점프식 발진을 채택하고 젠(殲)-15 전투기와 각종 함재기들을 탑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핵 추진 항모도 추가 건조한다는 방침이다. 해군 출신인 인줘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위원은 “중국은 해외 이권을 보호하기 위해 독자적 작전 수행이 가능한 항공모함 전단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향후 최소 3개 항모 전단을 운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를 위해 국방 예산의 3분의 1을 해군 전력에 투입하고 있다. 오성홍기를 단 항모들이 진주목걸이 전략에 따라 확보된 해외 항구들을 드나들면서 중국의 군사력을 전 세계에 과시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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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허의 함대가 개척한 해상 실크로드
    정허는 1405년부터 1433년까지 28년간 일곱 차례에 걸쳐 수백 척의 선단을 이끌고 말라카해협과 인도양을 거쳐 페르시아와 동아프리카까지 바닷길을 개척했다. 정허의 원정대가 바닷길을 확보함으로써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동아프리카에 이르는 해상 실크로드를 지배했었다. 중국은 현재 인도양을 접하고 있는 각국의 항구를 거점으로 확보하면서 21세기 해상 실크로드를 개척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중국이 구상해온 ‘제2의 정허 공정’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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