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로 간 이공계 대책위 "병역특례 폐지땐 연구 기반 무너져"

    입력 : 2016.05.20 11:10

    [오늘의 세상]

    국방부의 이공계 병역특례 폐지 방침에 대해 과학계와 산업계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병역특례가 없어지면 대학원 진학이 크게 줄어 연구 기반이 무너지고, 중소기업의 연구 인력 확보에도 큰 차질이 생긴다는 것이다.

    서울대·KAIST·포스텍 등 전국 10개 대학 학부·대학원 학생회로 구성된 전문연구요원 특별대책위원회는 19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국방부의 전문연구요원 폐지 계획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전문연구요원은 이공계 석·박사 인력이 기업이나 대학에서 3년간의 연구개발(R&D) 활동으로 병역을 대신하는 제도이다. 국방부는 2019년부터 전문연구요원을 선발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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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학교 이과대학 게시판에 병역특례 전문연구요원 선발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국방부는 이날 징병 신체검사 등으로는 현역 자원에 해당하지만 산업기능요원이나 전문연구요원 같은 병역특례요원으로 복무하는 제도가 2023년 폐지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전문연구요원 폐지 반대 성명서
    中企도 "석·박사 인력 채용 차질"

    대책위는 성명서에서 "연구 활동이 가장 왕성한 시기에 전문연구요원으로 근무하면서 국가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고 국방력 향상에 기여했다"면서 "병사 수를 이유로 핵심 인력의 연구를 중단시키는 것은 구시대적이고 근시안적인 발상"이라고 밝혔다. 대책위는 전문연구요원제도가 2013년 기준으로 한 해 1336억원의 생산 유발효과와 381억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를 나타냈다고 주장했다.

    이공계 대학교수와 학생들은 병역특례 폐지로 국내 연구 인력 기반이 무너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포스텍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는 생명과학 분야 전공자 419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긴급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9%가 이공계 병역특례 폐지를 반대했다고 밝혔다. 생물학과 교수라고 밝힌 한 답변자는 "병역특례를 폐지하면 대학원 진학을 포기하거나 해외로 유학을 떠나 귀국하지 않는 인재들이 급증할 것"이라고 했다. 정보센터 이강수 실장은 "역대 설문조사 중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은 답변자가 참여했다"면서 "이공계 관계자들이 병역특례 폐지를 심각한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중소기업들도 우수 연구 인력을 확보할 길이 막힌다고 우려했다. 이날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는 설문조사에서 317개 응답기업 중 90.4%가 전문연구요원의 폐지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응답 중소기업의 95.5%가 '전문연구요원이 R&D 활동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엔지니어링 전문 한 중소기업 대표는 "전문연구요원제도가 아니었다면 대부분 중소기업은 석·박사 인력을 채용할 수 없다"며 "중소기업 R&D 인프라가 완전히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문형 반도체를 생산하는 중소기업의 대표는 "정책 추진 이전에 산업계 의견을 정확히 수렴하고 반영해야 할 것 아니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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