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박태환, 올림픽 출전시켜라"

    입력 : 2016.05.04 09:11

    박태환이 2일 인천시청 기자회견에서 ‘올림픽 출전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며 절하고 있다. 오른쪽 허리 숙인 이는 누나 박인미씨. /뉴시스
    전(前) 두산그룹 회장인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박태환을 리우올림픽에 출전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지난 3월 장조카인 박정원 두선건설 회장에게 그룹 회장 자리를 물려줬다. 
    박용만 회장은 "박태환을 도와 주세요"라는 서두의 글을 페이스북에 2일 남겼다. 
    박용만 회장은 "언제부터 국제기준보다 더 엄격한 규범을 우리가 적용해왔었나요"라며 "이번에 못나가면 이제 끝일텐데 그렇게 한 유망주의 가능성을 꺾어야하나 싶습니다"라고 썼다. 
    박태환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남자 수영 자유형 400미터에서 아시아 최초로 금메달을 땄다. 남자 수영 자유형 400미터는 육상으로 치면 100미터와 비슷하다. 박태환의 우승은 불모지 한국 수영의 기적이자, 동양인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점에서도 김연아의 밴쿠버올림픽 우승과 버금간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박태환이 2014년 금지 약물을 주사로 맞았다는 사실이 적발됐다. FINA(국제수영연맹)는 박태환에게 18개월의 선수 자격 금지의 징계를 내렸다. 
    FINA의 징계 기간은 끝났지만, 대한체육회는 자체적으로 박태환을 징계해 리우올림픽 출전을 불허했다. 
    이 때문에 대한체육회의 박태환 징계는 이중 처벌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최근 방한한 리처드 파운드(캐나다) IOC 위원은 "(도핑 징계 이후 3년간 대표 선발권을 박탈한) 관련 규정은 '이중 처벌'에 해당하며, 박태환이 리우에 가고 싶다면 CAS(Court of Arbitration for Sport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에 중재를 요청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한체육회 규정은 국제 규정 위반이며, 국제 규정을 따라야 하는 게 원칙"이라고도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박태환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남자 수영 자유형 400미터에서 우승하고 포효하고 있다. /조선일보DB
    박용만 회장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박태환이 금메달을 딴 현장에 있었다. 박 회장은 그날을 이렇게 회상했다. 
    "그 날 박태환이 우승하리라고 생각못했습니다. 그런데 바로 눈 앞에서 우승을 했습니다. "박태환!" 소리치면 모두가 소리 친 나를 돌아볼 정도로 불리한 응원 속에서 물을 차고 우승을 했습니다. 경기장 건너 맞은편 객석엔 부시 대통령 가족과 빌 게이츠도 있었습니다. 응원석 전체가 당연히 수영 강국인 미국이나 호주 선수가 우승하리라 믿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을 제치고 우승을 했습니다. 지금도 그 날을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고 숨이 가빠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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