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이 국경지대 밀무역만 단속해도 北에 치명타

    입력 : 2016.01.21 06:04 | 수정 : 2016.01.21 06:07

    - 블링컨이 언급한 '中 특별 역할'은?
    北·中무역 규모, 작년 49억달러

    미국은 이번 북한의 4차 핵실험(6일) 이후 중국에 전방위적 압박을 넣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20일 "미국이 이번에 대북 제재와 관련해 작정한 듯이 중국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부장관이 '중국의 특별한 역할'을 강조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라고 했다.

    미국은 북한이 4차례 핵실험을 해오면서 그때마다 한층 강화된 안보리 제재안을 만들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은 중국 탓이 크다는 입장이다. 북한 정권이 중국과의 각종 무역을 창구로 군사 자금을 모았지만 중국 측이 이를 사실상 묵인했다는 것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부장관(왼쪽)이 20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한민구 국방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북한 핵실험에 대응한 제재 논의를 위해 방한한 블링컨 부장관은 이날 국내 외교·안보 주요 인사들과 협의를 마치고 중국을 방문해 장예쑤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을 만났다. /김지호 기자
    통계청과 한국무역협회의 자료를 종합하면, 지난 2014년 북한 전체 교역량 76억 달러 중 중국의 비중은 83.7%(약 63억 달러)이다. 공식적으로 집계되는 통계 외에 밀무역, 보따리 상인 등 비공식적 경제 활동을 더하면 북한의 중국 의존도는 더욱 커진다.

    한국이 2010년 5·24 조치 등으로 북한과의 교류를 줄인 이후 대중 무역 편중도는 더욱 심해졌다. 북·중 무역 규모는 2000년 4억8000만 달러 수준이었지만, 2013년 13배가 넘는 65억4000만 달러로 성장했고, 2015년(12월 제외)에도 49억 달러였다.
    압록강 하류 중국 쪽 기슭에 작은 배 3척이 정박해 있다. 밀무역을 하는 이 배들은 어둠이 짙어지고 북한 쪽에서 불빛 신호가 오면 강을 건넌다. 이런 밀무역은 북한 국경경비대의 보호 하에 밤새 계속된다. /단둥=이명진 특파원
    외교부 관계자는 "안보리 제재를 근거로 당장 북·중 국경지대의 밀무역 등을 제대로 단속하기만 해도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했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미국이 북한 4차 핵실험 직후 중국에 대북 석유 수출과 북한산 무연탄 수입 금지를 요구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은 북한이 과거 핵실험을 할 때마다 원유 공급을 일부 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이 이런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일지는 회의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중국 내부에서는 북한의 군사적·지정학적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람이 많다"며 "중국이 거부할 수 없는 어떤 강력한 카드를 미국이 협상 테이블에 올리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은 그동안 대북 제재에 대해 '한반도 평화'와 '대화'를 강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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