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의 大選 경제 멘토, 문재인 품으로

    입력 : 2016.01.15 04:46 | 수정 : 2016.01.15 08:44

    [김종인, 더민주 선대위원장 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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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4년 6월27일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위원장이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워크숍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이진한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는 14일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 당선을 위해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맡았던 김종인(76) 전 의원을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했다. 김 전 의원은 전두환·노태우 정부에서 요직을 지냈고 이후 안철수 의원, 반노(反盧) 진영, 박 대통령 진영을 넘나들다 야당 총선 지휘봉을 잡게 됐다. 문 대표도 이런 정치적 이력을 의식해 "우리 당내, 또 지지자 중에서 비판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경제 민주화를 위해 그의 지혜가 꼭 필요하다"고 했다.

    '광폭' 정치 행로

    서강대 교수 출신인 김 전 의원은 전두환 정부에서 민정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두 번 지냈다. 노태우 정부에서는 보건사회부 장관, 청와대 경제수석을 역임한 뒤 민자당 비례대표를 했다. 1993년 김영삼 정부 땐 2억원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고, 1996년에는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으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1995년과 1997년 두 차례 사면 복권됐지만 김대중 정부 때는 정치를 쉬었다. 노무현 정부에선 반노(反盧) 야당인 새천년민주당 비례대표를 했다. 2011년 안철수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할 즈음 멘토로 불렸지만, 이듬해 대선 땐 박근혜 대통령을 도왔다. 이후 박 대통령과의 불화설이 제기됐고 2013년 12월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 김종인은 누구인가… 인물, 인맥 검색

    與野 넘나든 복잡한 이력,
    노태우 정권 비자금 유죄…
    한때 안철수 멘토로 불리기도

    당내 반응은 미묘했다. 다수 의원은 "어쨌든 선대위를 꾸려서 다행"이라고 했다. 486그룹의 우상호 의원은 "김 전 의원이 경제 정당에 대한 소신이 있기 때문에 영입에 찬성한다"고 했다. 그러나 다른 강경파 의원은 "당이 비상 상황이라서 그렇지 평소 같으면 철새라는 비난을 받기 딱 좋다"고 했다.

    문 대표 사퇴를 요구해 온 비주류 의원들은 "급하긴 급했던 모양"이라고 했다. 2014년 9월에 비대위원장이었던 박영선 의원은 지난 대선 때 새누리당 비대위원을 지냈던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를 영입하려다가 강경파들에게 뭇매를 맞았다. 정청래 의원은 당시 이 교수에 대해선 "박 대통령 욕 몇 마디 했다고 합리적 보수라니 상상력이 경악스럽다"고 했는데, 이번 김 전 의원의 영입 때는 "경제 민주화님을 환영한다"고 했다.

    중도화 국민의당에 맞불

    김 전 의원 영입은 문 대표의 승부수로, 비운동권 인재 영입 흐름과도 맥을 같이한다. 당 관계자는 "여권 성향의 김종인 카드로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의 중도 색채를 흐릴 수 있다"고 했다.

    與圈인물 이상돈 영입 시도땐
    반발했던 강경파, 이번엔 조용

    김 전 의원이 선대위원장을 수락한 계기는 문 대표와 4, 5선 의원들의 요청 때문이었다. 이석현 의원이 13일 중진 대표로 김 전 의원을 만났다. 김 전 의원은 공천권을 포함해 당 대표급의 권한을 약속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안철수 의원에 대해선 "안 의원이란 사람은 2011년 딱 4번 만났다. 그리고 작년 봄에 측근들이 하도 귀찮게 해서 만난 적이 있다"고 했다.

    김 전 의원 영입으로 탈당과 잔류를 고민 중인 박영선 의원의 선대위원장 카드는 없던 일이 됐다. 김 전 의원과 박 의원은 이날 만나 향후 진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 의원과 가까운 이상돈 교수는 "당에 남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김 전 의원의 더민주 합류에 대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어쨌든 선수들이다. 선거 때마다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에게 가는 것"이라며 "더민주가 대어(大魚)를 가져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은 "건강한 경쟁 관계는 바람직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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