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의 성향을 잘 파악하면 행동 예측이 가능해요"

과학적으로 인간의 뇌는 좌우로 갈린다.
좌뇌형은 세심하지만 전체를 보지 못하고, 우뇌형은 대범하지만 세밀하지는 않다.
서양인은 대체로 좌뇌 성향이, 동양인은 거꾸로 우뇌 성향이 강하다.

    입력 : 2016.01.15 08:29

    [문갑식 기자의 Who:안진훈 MSC브레인컨설팅 대표]
     

    한국만큼 인간관계가 복잡한 나라가 없다. 토마스 홉스가 ‘리바이어던’에서 얘기한 ‘만인(萬人)에 대한 만인의 투쟁’ 그대로다. 남편·아내, 시부모·며느리는 가정, 상사와 부하는 직장, 선후배는 학교, 또 어딘가에선 지금도 ‘갑’과 ‘을’이 갈등중이다. 이걸두고 청춘들은 ‘헬(Hell·지옥)조선’을 외치지만 안진훈(安晋勳·53) MSC브레인컨설팅 대표는 세계 기업 지도를 바꿀 찬스가 왔다고 했다. “가장 예민한 우리 인간관계는 ‘인간관계학(學)’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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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진훈 대표가 '두뇌학습 전략' 강연을 하는 모습. /조선일보 DB

    뇌 분석으로 일에 적합한 인재 선별
    인간관계 민감한 한국인 더 유리해

    그는 올해 2월 미국 실리콘밸리의 ‘베스트링크 인텔리전시’라는 회사를 통해 ‘소셜 데이팅(Social Dating)’이라는 프로그램을 내놓는다. 뇌 분석을 통해 자기와 가장 잘 맞는 상대를 찾아내는 것이다. 그냥 주먹구구식 짝짓기가 아니라 몇% 수준까지 나온다. 가칭 MSC브레인 테크놀로지라는 회사를 통해서는 자기와 맞는 직업, 지인(知人)들과 나의 진짜 친분도를 수치로 밝혀낸다.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드라마나 영화 속의 남녀 주인공 등 출연자와 이용자의 성향이 얼마나 맞는지까지 정확히 알 수 있다.

    만일 배우 이병헌과 내가, 탤런트 황정음과 내 친구가, 가수 조용필과 외할머니가, 박근혜 대통령과 친구 아빠가 얼마나 성격이 매치되고 친해질 수 있는지를 프로그램만 돌리면 몇초 안지나 알 수 있으니 남녀노소가 다같이 도움을 받을 것이다. 그의 눈은 AI, 즉 인공지능의 영역까지 넘보고 있다. 뇌성향을 파악하면 행동예측이 가능해진다. 가장 쉬운 예로 러닝머신에 이런 자료를 입력하면 뛰다가 자빠져 부상당할 걱정을 없앨 수 있다. 운전할 때의 나쁜 습관도 자동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

    안진훈 MSC브레인컨설팅 대표. /조선일보 DB

    “꿈같지만 한국인이라면 가능합니다. 첫째, 앞서 말했듯 한국인의 인간관계는 세상에서 제일 예민합니다. 둘째, 우리만큼 아이들을 어릴 적부터 관찰해온 나라가 없지요. 교육열 때문이긴 하지만. 셋째, 우리만큼 부모가 아이를 장기간 관찰하는 나라도 없거든요.”

    안진훈의 평생 화두(話頭)는 뇌(腦)였다. ‘우주의 축소판’이라는 뇌의 이면을 분석해 그에 따른 인간 행태를 추적해왔다. 그가 만든 기업 MSC브레인컨설팅은 30년간의 연구결실을 교육현장에서 독서지도, 글쓰기 같은 분야에서 적용해 향상시켜온 곳이다. 그는 시대의 천재라는 한태동 연세대 명예교수의 제자다. 그 밑에서 뇌과학 같은 서양식 인지론을 배운 뒤 철학-역사 위주의 동양식 인식론을 융합시켜 박사가 됐다. 그것은 현실에서 얼마나 도움이 될까? 그는 아직도 갈등 중인 세월호 이야기를 꺼냈다.

    “승객을 팽개친 이준석 선장 같은 사람은 좌뇌 성향이 강합니다. 이것은 사소한데는 민감하지만 전체를 못본다는 뜻입니다.” 요지는 사람을 선발할 때 뇌성향을 분석했더라면 그에게 배의 키를 맡기지 않았을 것이며 비극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맞지않는 일을 억지로 할 때의 비효율은 엄청납니다. 어떤 일에 부적합한 뇌프로파일을 가진 이에게 ‘그일’을 맡기는건 만취자가 운전대를 잡는 것과 같지요.” 그는 그러면서 기업에서 일하는 안전책임자, 안전교육담당자의 이상적인 뇌구조 파일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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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진훈 MSC브레인컨설팅 대표. /조선일보 DB

    과학적으로 인간의 뇌는 좌우로 갈린다. 좌뇌형은 세심하지만 전체를 보지 못한다. 우뇌형은 정반대로 대범하지만 세밀하지는 않다. 서양인이 대체로 좌뇌 성향이 강하다. 동양인은 거꾸로 우뇌 성향이 강하다. 그렇다면 다음과 같은 결론이 나오게 된다.

    그에 따르면 안전책임자는 강한 우뇌형에 진취성과 실천성이 높아야한다. 반면 안전교육담당자는 원칙을 철저히 준수하며 대충 넘기는걸 용납않는 좌뇌형이 좋다. 이런 검사시스템이 갖춰졌더라면 지금까지의 숱한 사고는 예방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는 국내 굴지의 회사 중국 공장 두곳에서 불량품 검침원의 뇌분석을 한 적이 있다. 거기서 놀라운 결론이 나왔다. 스무명이 하던 일을 5명이 해도 같았다는 것이다. 뇌검사를 2만4000명 전체로 확대했더니 이번에는 이직률과 관련된 통념이 깨졌다.

    그간 우리는 중국인의 이직을 ‘돈만 많이 주면’, ‘누가 출세했다는 소리에’라고 여겨왔다. 하지만 결론은 “판단력이 높고 회계능력에 민감하며 이과 성향이 뚜렷한 직원들이 직장을 더 쉽게 뜬다”는 것이었다. 원인을 아는 것은 답을 아는 것과 같다.

    그가 실시하는 뇌검사는 180문항에 15분이면 끝난다. 거기에 좌뇌-우뇌활성화-진취성-사회성-실천성-신체활성도에 대한 지수가 가산되면 뇌 유형이 4096개에서 최대 1억1337만990개로 확장된다. 이미 많은 기업이 이런 검사를 실시했는데 그가 확보한 자료는 한국에서만 30만명이 넘고 중국-미국으로 확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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