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독도' 셔츠 입고, 한국 국회서 독도 전시회 연 日학자

입력 : 2015.08.12 03:07

구보이씨, 유럽·日 지도 공개
"독도는 영토 아닌 진실 문제… 과거 일본서도 '한국땅' 명시"

"이걸 보면 일본 막부(幕府)가 '죽도(지금의 울릉도)와 송도(지금의 독도)는 조선령(朝鮮領)이니 출입을 금한다'고 명령한 부분이 있습니다. 일본도 '독도(獨島)는 한국땅'임을 알고 있었다는 명백한 증거죠."

10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2층 로비. 갈색 헌팅캡을 눌러 쓴 노신사가 벽에 전시된 목판(木板)을 손으로 가리키며 일본어로 설명을 시작했다. 그가 가리킨 목판은 1837년 일본에서 만들어진 '죽도·송도 이국도해금지령에 관한 게시물'이란 자료다. 'I ♥ 독도'라는 글자가 쓰인 티셔츠를 입은 일본인이 한국 국회에서 '독도는 한국 땅'이라는 설명을 이어가자 의원회관을 찾은 방문객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일본인 역사학자 구보이 노리오씨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2층 로비에서 독도가 조선령(朝鮮領)이라는 내용을 담은 일본 지도를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
일본인 역사학자 구보이 노리오씨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2층 로비에서 독도가 조선령(朝鮮領)이라는 내용을 담은 일본 지도를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 /윤형준 기자
설명에 나선 이는 일본인 역사학자 구보이 노리오(73·久保井規夫)씨. 그는 일본에서 역사 교사로 근무하던 45년 전부터 '독도의 진실'을 찾아 일본 전역의 도서관과 박물관을 돌아다녔다. 그렇게 모은 자료 가운데 90여 점을 한국으로 들여와 이날 국회에서 '사료(史料) 전시회'를 열었다. 국회 동북아역사왜곡대책특위와 독도재단이 광복 70년을 맞아 구보이씨를 초청했다.

이번에 전시된 자료는 유럽과 일본의 고지도(古地圖)들이다. 구보이씨는 "연구를 통해 확인된 유럽 지도 가운데 90%는 독도와 울릉도를 조선과 같은 색의 영토로 표시하고 있다"며 "19세기 이전 서구에서도 '독도는 조선땅'임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얘기"라 했다. 구보이씨는 이런 서구의 지도와 함께 그가 수집한 일본의 근현대 지도도 연대순으로 배열해 놓았다. 일본이 19세기 이전엔 '독도는 조선땅'임을 부인하지 않다가 1904년 러·일 전쟁에서 승리한 이후 본격적으로 영토 왜곡을 시작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라 한다.

구보이씨는 사료(史料)에 대한 일본 정부의 거짓말을 폭로할 때마다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중정만국전도(1855)'라는 지도엔 동해가 '일본해'로 표시돼 있지만 이 지도의 원판에 해당하는 '신정만국전도(1810)'엔 동해가 '조선해'로 표시돼 있다"며 "일본 정부가 의도를 가지고 표현을 수정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했다. 구보이씨는 일본 외무성이 '독도는 일본 영토'라고 주장하는 근거 중 하나인 '개정 일본여지노정전도(1846)'를 두고선 "공식 관인(官印)이 없는 아류작"이라 잘라 말했다.

구보이씨는 일본의 시민단체 '다케시마 날을 반대하는 시민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일본 국민이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가지는 게 양국 미래에 도움이 될 것"이라 했다.

윤형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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