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6.09 10:10 | 수정 : 2015.06.09 10:12
최윤희(崔潤喜) 합참의장이 해군참모총장 시절 ‘해군항공사령부’를 창설하는 내용의 해군 장기발전 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3년 4월 초, 최윤희 당시 총장은 해군에 지시해 ‘해군항공 비전 2030’ 계획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해군항공 비전 2030’에 따르면, 해군은 해군항공사령부를 창설하고, 2020년대 후반까지 경함모에 탑재운용할 F-35B 최신예 스텔스 수직이착륙 전투기로 이어도 등 남방해역에 대한 위협에 대응하는 한편, 적 잠수함 위협에 대한 해상초계를 위해 24시간 주요해역 정찰 감시 자산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해군은 2027년경 경항모급 독도3번함을 건조해 수직이착륙 폭격기 F-35B를 탑재하는 방안을 구상중이다.
해군은 2027년경 경항모급 독도3번함을 건조해 수직이착륙 폭격기 F-35B를 탑재하는 방안을 구상중이다.
특히 해군의 이 같은 발전전략 수립은 지난 5월 9일,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시험에 나선 북한이 늦어도 4~5년 후 3,000톤급 잠수함에서 핵탄두를 장착한 SLBM을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발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정찰 감시 자산 확보 차원에서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1일 해군은 해군작전사령부 직속으로 기존의 9전단을 잠수함사령부로 증편해 창설한 바 있다. 잠수함사령부 창설은 21세기국방개혁위원회가 일찍이 건의했던 사안으로, 해군은 1800톤급 214급 잠수함 9척과 3000톤급 잠수함 9척 등 총 18척 체제로 유지할 계획이다.
포항 해군 항공6전단 항공역사관에 전시중인 해군항공사령부가 보유해야할 무기체계들.
포항 해군 항공6전단 항공역사관에 전시중인 해군항공사령부가 보유해야할 무기체계들.
김열수(金烈洙) 성신여대 교수는 “북한 SLBM에 대한 대응 개념도 몇 가지 수단만 추가되면 킬체인과 KAMD의 ‘해상 버전’으로 확대 가능하다”면서 “지상발사 미사일 대비보다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라고 했다. 김 교수는 “SLBM이 탑재된 극소수의 북한 잠수함을 24시간 추적 감시하기 위한 군사위성과 고고도 정찰기 외에 잠수함 킬러로 불리는 대잠 헬기의 추가 도입이 필요하다”면서 “이와 함께 북한보다 잠항능력이 뛰어나고 소음이 적은 3,000톤 급의 한국형 핵추진 잠수함을 조기 전력화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국헌(金國憲) 전 국방부 군비통제관(예비역 육군소장)도 “비핵국가인 우리로서는 핵탄두 미사일을 가진 원자력잠수함(SSBN)을 가질 수는 없으나, 추진기관이라도 원자력잠수함(SSN)을 보유할 필요는 있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미국과 길고 지루한 협상이 필요하고, 이 협상은 탄도탄의 사거리를 늘리는 것과는 차원을 달리할 것”이라고 했다.

김국헌 장군은 “이제는 항공사령부 창설도 검토할 때”라며 “이렇게 되면 해군은 1함대, 2함대, 3함대, 기동함대, 잠수함사령부, 항공사령부, 해병대사령부를 통해 수상, 수중, 항공, 해병 요소를 균형 있게 갖추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차원에서 현재 해군항공대는 ‘해군항공 비전 2030’에서 2030년까지 중국과 일본의 군사력 증강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2027년경 독도 3번함(2만 톤급)을 건조해 F-35B 전투기를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2010년 8월 5일 독도함이 서해 합동 해상기동훈련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해군은 2018년 진수 예정인 1만2,000톤급 독도2번함에 이어 2027년경 2만톤급 독도3번함(가칭)을 건조해 F-35B 전투기를 탑재할 계획이다.
2010년 8월 5일 독도함이 서해 합동 해상기동훈련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해군은 2018년 진수 예정인 1만2,000톤급 독도2번함에 이어 2027년경 2만톤급 독도3번함(가칭)을 건조해 F-35B 전투기를 탑재할 계획이다.
미국 록히드마틴의 수직이착륙 전투기 F-35B 탄생과 중국의 항공모함 보유는 일본을 자극했고, 해상자위대는 항모보유를 적극 추진하게 했다. 2012년 12월 중국은 젠(殲)-15 전투기 20여 대 등 총 60여 대의 항공기를 탑재할 수 있는 배수량 6만5000t급 랴오닝(遼寧)호를 실전 배치한 데 이어 자국 기술로 핵 추진 항모 2척을 동시에 건조 중이다. 일본은 2007년 ‘16 DDH’ 계획의 결과물로 헬기탑재 항모인 ‘휴우가’를 진수한데 이어, 2013년 8월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즈모’ 진수식을 가졌다.
중국 랴오닝함의 함재기인 젠(殲)-15기가 랴오닝함에서 날개를 접은 상태로 항모 갑판 위에 대기하고 있다가 14도 각도의 스키점프대를 이용해 랴오닝함에서 이륙하고 있다.
중국 랴오닝함의 함재기인 젠(殲)-15기가 랴오닝함에서 날개를 접은 상태로 항모 갑판 위에 대기하고 있다가 14도 각도의 스키점프대를 이용해 랴오닝함에서 이륙하고 있다.
일본 군국주의 부활의 상징으로 화제를 모았던 이즈모함은 갑판 개조 시 수직이착륙기인 F-35B를 탑재할 수 있도록 설계된 사실상의 경항공모함이다. 이에 대해 일본은 휴우가와 이즈모가 “대잠 호위함”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이즈모는 갑판 길이 248m, 최대 폭 38m, 배수량 기준 1만9500t 규모로, 일본 방위성은 2016년 이즈모급 호위함을 1척 더 취역시킨다고 한다. 동북아에서 항모 경쟁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2013년 8월 미국 록히드마틴사가 개발한 첫 단거리이륙ㆍ수직착륙(STOVL)형 스텔스 전투기인 F-35B 라이트닝 II가 수륙양용함 USS 와스프에 착함하고 있다.
2013년 8월 미국 록히드마틴사가 개발한 첫 단거리이륙ㆍ수직착륙(STOVL)형 스텔스 전투기인 F-35B 라이트닝 II가 수륙양용함 USS 와스프에 착함하고 있다.
동북아에서 해양 영토분쟁을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군비경쟁은 우리 해군에도 전력증강을 강요하고 있다. 해군은 2015년 개념설계에 들어가 2018년 진수 예정인 1만2,000톤급 독도2번함에 이어 2027년경 2만톤급 독도3번함(가칭)을 건조해 F-35B 전투기를 탑재할 수 있을 것이다. 독도3번함은 기존의 독도함 ‘계속사업’이 아니라 경항모로 가는 ‘신규사업’이기 때문에 실제로 사업이 추진되면 독도함 대신 급(class)를 바꾼 형태로 새로운 명칭을 부여하게 된다.

영국과 이탈리아가 조만간 F-35B를 경항모에 탑재하게 되고, 일본도 2025년경 F-35B를 항모에 실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이르면 2027년 무렵 경항모에 전투기를 탑재하게 될 것이다. 이에 앞서 일본은 오는 2017년 경 헬기항모 이즈모에 해병대 수송용 V-22 오스프리 헬기를 탑재할 것이고, 한국도 독도 2번함에 오스프리를 실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즈모함은 갑판 개조 시 수직이착륙기인 F-35B를 탑재할 수 있도록 설계된 사실상의 경항공모함이다. 원안은 2013년 8월 6일 아소 다로 부총리가  이즈모함 진수식에서 도끼로 진수대를 내리치고 있다.
이즈모함은 갑판 개조 시 수직이착륙기인 F-35B를 탑재할 수 있도록 설계된 사실상의 경항공모함이다. 원안은 2013년 8월 6일 아소 다로 부총리가 이즈모함 진수식에서 도끼로 진수대를 내리치고 있다.
이를 위해 해군은 한반도 주변 해역 방어를 위해 원해작전에 참가하는 기동함대와 P-3C/CK 대잠 초계기를 공중에서 엄호하고, 동맹국의 요청에 따라 목표물의 정밀타격 등을 위해 해군항공사령부를 창설할 계획이다. <하편에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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