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1.15 09:25 | 수정 : 2015.01.20 15:32
세계 최대의 IT기업인 삼성전자에 ‘한복’을 입고 출근하는 직원이 있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15일 삼성전자 공식 블로그에 따르면 경기도 수원시 삼성전자 본사(‘디지털시티’) 네트워크 사업부에 근무하는 하나래(20)씨는 한복 차림으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 하씨는 지난해 하반기 자신의 스무 살 생일 기념으로 한복을 한 벌 마련했던 것이 계기가 돼, 이후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거의 매일 한복을 입고 출근길에 오르고 있다.

삼성전자의 다른 부서도 그렇지만 그가 일하는 네트워크사업부는 LTE 통신장비 같은 최첨단 기술을 다루는 부서여서, 그의 한복 차림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임직원 수는 디지털시티 등 여러 사업장을 합쳐 9만 6000명이나 되지만 한복을 입고 출근하는 직원은 하씨가 유일하다.
지난해 처음으로 직접 구입했던 한복을 입은 하나래씨/삼성전자 블로그
지난해 처음으로 직접 구입했던 한복을 입은 하나래씨/삼성전자 블로그
하씨는 지난해 당시 특별한 기념일이라는 생각에 뭘 살까 상가를 거닐다가 우연히 중고 한복점에 걸린 한복 한 벌이 너무 예뻐 보여서 구입하게 됐다고 한다. 상점 매대에 걸려 있던 연둣빛 저고리에 깊이감이 느껴지는 검은색 치마가 눈에 쏙 들어왔다는 것.

그래서 어느 날인가엔 회사에도 입고 출근해 보기로 하씨는 설명했다. 그 첫날 주변 동료들이 많이 놀라기는 했지만, 본인은 옷이 마음에 드는데다 생각보다는 불편하지 않아, 그 후로 차츰 한복 이용과 구입을 늘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하씨가 한복을 입은 채 네트워크 사업부 사무실에서 동료와 일을 하고 있다.
하씨가 한복을 입은 채 네트워크 사업부 사무실에서 동료와 일을 하고 있다.
하씨는 이후로 한복에 대한 관심을 더욱 키워왔다. 마음에 드는 한복을 추가로 구입했고, 때로는 예쁜 옷감을 골라 맞춤 주문을 하기도 했다. 틈날 때마다 인터넷으로 관련 정보를 찾고, 한복 동호회에도 가입했다.

하씨는 “전통의 맥을 잇겠다는 등의 거창한 이유로 한복을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입고 다닐수록 곱고도 맵시나는 한복의 매력을 느끼게 됐다”고 했다.

그는 다만 한복이 아무래도 일하거나 관리에 불편한 부분도 있어 옷감 자체는 개량형 소재를 많이 고른다고 했다. 하씨는 “한복에 사용되는 ‘본견’이라는 옷감은 물방울만 묻어도 자국이 남는 경우가 많아, 최근에는 일상복으로 입기나 세탁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면’과 ‘데님’ 소재 한복을 주로 입는다”고 말했다. 이 경우 생활에 거의 지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씨는 “처음에는 저도 그저 예뻐서 한복을 입기 시작했지만, 지금은 한복을 아끼고 사랑하는 분들이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하씨가 한복을 입고 야외에 나갔을 때 찍었던 사진.
하씨가 한복을 입고 야외에 나갔을 때 찍었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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