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12.11 15:16
지난 11월 11~16일 중국 광둥성 주하이에서 열린 주하이 에어쇼에 독특하게 생긴 레이더 하나가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직사각형 패널에 수백 개의 돌기 형태 소자들이 부착된 이 장비는 JY-26이라 불리는 신형 스텔스 탐지 레이더였다. 중국은 그동안 스텔스기를 탐지할 수 있는 레이더를 몇 가지 개발했는데 JY-26은 그중 가장 성능이 뛰어난 최신형이다. 외신에 따르면 이 레이더는 최대 500㎞ 떨어진 스텔스기를 탐지할 수 있으며 특히 한반도에 훈련차 임시배치됐던 세계 최강의 미 스텔스 전투기 F-22를 산둥반도에서 포착한 적도 있다고 한다.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었지만 이번 전시회에서 실물이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됐다. 중국의 지속적인 스텔스 탐지 레이더 개발은 세계에서 가장 앞서 있는 미국의 스텔스 전투기 및 스텔스 폭격기의 위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것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 신형 스텔스 탐지 레이더. /사진=김대영
중국 신형 스텔스 탐지 레이더. /사진=김대영
주하이 에어쇼에선 레이더 외에도 신무기들이 대거 공개됐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은 주하이 에어쇼의 정식 명칭은 ‘중국국제항공우주박람회’다. 1996년 처음으로 시작된 뒤 격년제로 개최되며, 항공기 및 지상무기 전시, 수출 상담, 학술 교류 행사가 열려왔다. 이번 에어쇼는 중국 공군 창군 65주년을 맞아 규모 면에서도 사상 최대로 열렸다. 특히 2012년 첫 비행을 실시한 뒤 세계 각국의 주목을 받았지만 공개되지 않았던 젠(J)-31 스텔스 전투기를 비롯, 신형 대형 수송기인 윈(Y)-20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번에 전시되거나 시범비행을 선보인 항공기는 120여대에 달한다.

미국의 주력 수송기 C-17도 처음으로 참가해 관심을 끌었는데 미 C-17의 주하이 에어쇼 참가는 ‘미국의 이중잣대’ 논란을 초래하며 한국 네티즌들의 비난을 샀다. 발단은 우리 항공우주산업(KAI)이 만든 초음속 훈련기 T-50으로 구성된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이번 에어쇼에 참가키로 돼 있었지만 미국 측의 제동으로 결국 좌절된 데서 비롯됐다. 미측은 적성국에 대해선 무기 수출은 물론 전시도 금지하는 미 무기수출통제법 등의 규정을 내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T-50은 미 록히드마틴의 기술 지원으로 개발돼 미 무기수출통제법 등의 적용을 받는다. C-17은 T-50 이상으로 첨단 전자장비가 많이 들어있지만 버젓이 전시회에 참가한 것이다.

이번 전시회에서 시범비행을 실시한 J-31은 2012년 10월 전격적으로 첫 시험비행을 실시해 미국을 충격에 몰아넣었던 스텔스기다. 록히드마틴의 스텔스기 F-35와 닮았지만 엔진 수에는 차이가 있다. F-35가 단발 엔진인 데 비해 J-31은 쌍발 엔진이다. 2011년 1월 당시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의 중국 방문에 맞춰 전격적으로 공개됐던 J-20과는 크게 다른 형태의 새 스텔스기다. J-31은 길이 16m, 폭 10m로 J-20(길이 20.3m, 폭 12.7m)·미국 F-22(길이 18.9m, 폭 13.5m)보다 작고, 미국 F-35(길이 15.4m, 폭 10~13m)와 비슷한 것으로 추정된다. 때문에 ‘F-35 짝퉁’ ‘F-22의 축소판’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번 전시회엔 이 J-31 전투기의 첨단 조종석 시뮬레이터도 처음으로 공개됐다.

러시아제 최신예 전투기인 SU-35S도 관람객의 인기를 끌었다. 2010년 1호기가 탄생한 SU-35S는 중국이 24대를 도입하려고 러시아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번 에어쇼에서 리위안차오(李源潮) 중국 국가부주석이 SU-35S를 시승해 사실상 도입계약이 마무리된 것이 아닌가 하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신형 전략수송기 Y-20은 지난 1월 첫 시험비행에 성공했으며 미국의 주력 수송기 C-17과 비슷한 형태다. 길이 47m, 날개폭 45m로 최대 66t의 화물을 적재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신형 미사일도 다수 선보였는데 특히 신형 대함 및 대지 순항(크루즈) 미사일 CX-1은 미국은 물론 한국 등 주변국에도 위협적인 무기가 될 전망이다. ‘중국판 브라모스’라 불리는 이 미사일은 최대 사거리 280㎞로, 최대 속도는 음속의 3배(마하 3)에 이른다. 탄두 무게는 260㎏이고 지상 목표물을 공격할 때의 정확도는 20m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신형 크루즈 미사일. /사진=김대영
중국 신형 크루즈 미사일. /사진=김대영
이번 에어쇼에서 특기할 것 중의 하나는 전차, 장갑차, 다연장 로켓 등 신형 지상무기들도 대거 등장했다는 점이다. 주하이 에어쇼 사상 처음으로 각종 지상장비들을 전시하는 공간을 별도로 마련하여 전시했다. 지상장비들 중 수출용으로 개발된 VT4형 전차가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중국병기공업집단공사가 중국군의 ZTZ-99식 주력전차를 토대로 개발한 VT4형 주전투전차는 1200마력 엔진을 장착했고, 125㎜ 활강포와 기관총을 주요 무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몇몇 국가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VN12 보병전투장갑차도 공개됐는데 이는 중국군이 사용 중인 ZBD-97 보병전투장갑차를 토대로 개발된 것이다. 30㎜ 기관포를 주포로 사용하며, 대전차 미사일을 장착해 적 전차에 대한 공격능력이 향상됐다.

AR3 대구경 다연장 로켓도 위협적인 신형 무기로 꼽힌다. AR3는 370㎜ 및 300㎜ 로켓탄을 사용하며 유도장치를 달아 명중률을 크게 향상시켰다. 최대 사거리는 150~200㎞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122㎜와 220㎜ 로켓탄을 사용하며 AR3처럼 로켓탄에 유도장치를 단 SR5 다연장 로켓도 공개됐다. 이번 에어쇼를 취재한 김대영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사무국장은 “중국이 이번에 공개한 다연장 로켓 등은 한국 육군이 내년부터 배치할 신형 천무 다연장 로켓과 유사해 향후 세계 수출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상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신형 다연장 로켓. /사진=김대영
중국 신형 다연장 로켓. /사진=김대영
이밖에 각종 대전차 미사일 등도 공개되었는데 이번 에어쇼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홍지엔(紅箭)12 대전차 미사일은 미 육군이 사용 중인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과 외형과 크기가 매우 흡사하다. HJ-12 대전차 미사일은 총 중량 22㎏에 길이 1.25m로, 사거리는 2~4㎞로 알려져 있다.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처럼 미사일이 발사된 뒤엔 자동으로 목표물을 추적해 명중시킨다.
  •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