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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핵심...패트리엇 미사일의 위력

입력 : 2014.11.24 15:52
지난 11월 6일 미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DSCA)이 최신형 패트리엇 PAC-3 미사일의 한국 판매 계획을 미 의회에 통보했다고 밝힌 사실이 국내 언론에 보도됐다. 미 국방안보협력국은 “미 국무부는 한국에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패트리엇 PAC-3 미사일과 관련 장비 및 부품, 훈련, 지원 등의 판매를 승인하는 결정을 내리고 의회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외국에 무기를 판매할 때 의회에 통보해 승인을 받는 통상적인 절차에 따른 것이다. 국무부의 요청을 받은 의회는 15일 이내에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의회가 승인하면 미 정부는 제안 및 수락서(LOA)를 작성하고, 이를 한국 정부가 전달받아 서명하면 계약이 성사된다. 예상 가격은 14억500만달러(약 1조5660억원)이고 주요 계약사는 록히드마틴과 레이시언이다.

앞서 한국 국방부는 지난 4월 김관진 국방장관 주재로 방위사업추진위를 열고 패트리엇 PAC-3 미사일을 오는 2016년 도입키로 결정했다. 당시 국방부는 PAC-3 미사일 도입과 함께 이미 공군이 보유하고 있는 구형 PAC-2 미사일 장비의 성능개량도 결정했다. 미 국방안보협력국은 130여발의 PAC-3 미사일을 판매하는 것으로 보도됐지만 실제로 도입하는 수량은 60여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유사시 북한의 핵탄두 미사일 등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구축 중인 KAMD(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의 핵심인 패트리엇 PAC-3 도입이 본격적인 수순에 들어갔다.
국내 전시회에 등장한 패트리엇과 사드 미사일 실물 크기 모형들. 위에서부터 패트리엇 PAC-3 ERINT, PAC-3 MSE, 사드 미사일 /주간조선
국내 전시회에 등장한 패트리엇과 사드 미사일 실물 크기 모형들. 위에서부터 패트리엇 PAC-3 ERINT, PAC-3 MSE, 사드 미사일 /주간조선
미사일 잡는 미사일로 유명한 미 패트리엇 미사일은 1981년부터 배치됐지만 1991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촉발된 걸프전 때 이라크 스커드 미사일을 요격하는 장면이 TV로 생중계되면서 걸프전의 스타로 알려졌다. PAC-1, PAC-2, PAC-3로 계속 개량되면서 여러 유형이 있어 비전문가가 보면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패트리엇이란 명칭은 ‘Phased Array Tracking Radar to Intercept On Target(목표물을 요격하는 추적 위상 배열 레이더)’의 준말이다. 이름처럼 레이더가 미사일 체계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패트리엇의 레이더는 AN/MPQ-53이라고 불리는데 직사각형으로 생긴 평면에 5000여개의 자그마한 송수신기를 배치한 수동형 위상배열 레이더다. 뱅글뱅글 360도를 돌아가면서 목표물을 탐지하는 일반적인 회전형 레이더와는 다른 형태다. 날아오는 100여개의 목표물을 추적 및 식별할 수 있고, 최대 9발의 패트리엇 미사일을 유도해 목표물에 명중시킬 수 있다.


패트리엇 미사일의 특징 중 하나는 미사일 유도에 TVM(Track-Via-Missile), 즉 미사일 경유 추적 방식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발사된 미사일의 앞부분에 장착된 레이더 탐색기를 통해 목표물의 정보를 수집해 지상의 AN/MPQ-53 레이더로 목표물 정보를 보내면, 교전통제소에서는 이를 분석한다. 이어 교전통제소는 미사일 유도를 위한 계산을 한 뒤, 가장 효과적인 유도지령을 다시 미사일에 보내 목표물을 명중시킨다. 이런 방식은 고속으로 이동하는 목표물에 대해 유용하다고 한다.

패트리엇을 유명하게 만든 걸프전은 패트리엇 미사일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계기를 제공하기도 했다. 걸프전 당시 TV를 통해 생중계된 패트리엇의 요격은 백발백중인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낮았다. 한때 요격률이 97%에 달한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지만 실제로는 50~70% 미만 수준이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걸프전을 통해 미국은 탄도미사일 탄두를 확실하게 파괴하지 않으면 큰 부수적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실제로 패트리엇에 요격된 이라크 탄도미사일 파편이 미군기지와 시가지에 떨어져 인명피해가 생겼다. 특히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를 장착한 탄두는 확실히 파괴되지 않으면 미사일 요격의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패트리엇 개량형 MSE미사일 /주간조선
패트리엇 개량형 MSE미사일 /주간조선
이에 따라 탄도미사일 탄두와 직접 충돌해 파괴하는 ‘히트 투 킬(Hit to Kill)’ 방식의 PAC-3 미사일이 등장했다. PAC-3 미사일에는 이전의 PAC-1·PAC-2 미사일과 달리 탄두에 폭발력을 가진 폭약이 장착돼 있지 않고 대신 금속 산탄들이 들어 있다. 요격 고도는 15~20㎞ 수준이다. 종전 미사일에 비해 소형화돼 PAC-1·PAC-2가 발사대 1기에 4발의 미사일이 장착된 데 비해 PAC-3 미사일은 그 4배인 16발의 미사일이 들어갈 수 있다. PAC-3 미사일은 지난 2003년 이라크전에 처음으로 실전 투입돼 이라크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요격하는 데 성공했지만 피아식별 장치 이상으로 아군 항공기를 실수로 격추하기도 했다.

한국 공군이 보유 중인 패트리엇 미사일은 독일군이 사용하던 중고 PAC-2 GEM 플러스형이다. PAC-2 GEM 플러스형은 원래 항공기 요격용이었던 PAC-2 미사일의 탄도미사일 요격 성능을 향상시킨 것인데 항공기 요격이 주 목적인 만큼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군에선 요격률이 70% 수준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실제로는 40% 미만일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공군은 원래 패트리엇 PAC-3 미사일을 도입하려 했지만 예산문제 때문에 중고 PAC-2 미사일을 도입해 결정 당시에도 논란이 많았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이 커짐에 따라 미사일은 PAC-2형이지만 사격통제 장비 등은 최신형인 PAC-3형으로 개량하는 사업이 추진돼 왔다. 하지만 이를 통해서도 북 탄도미사일을 제대로 요격할 수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결국 이번에 PAC-3 미사일을 도입하게 된 것이다.

PAC-3 미사일도 계속 개량돼 최신형은 MSE(Missile Segment Enhancement)라고 불린다. 미 육군은 지난 4월 6억1100만달러 규모의 첫 PAC-3 MSE 도입 계약을 록히드마틴과 체결했다. PAC-3 MSE는 로켓 모터와 미사일 조종날개 등을 개선했고 요격고도가 40여㎞로 높아진 것이 특징이다. 한 소식통은 “PAC-3 MSE는 미사일 다층 방어체계에 있어 기존 PAC-3와 사드(요격고도 40~150㎞) 사이의 간격을 메우는 것이 주 목적”이라며 “우리 군도 수십 발의 PAC-3 MSE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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