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10.23 11:15 | 수정 : 2014.11.11 13:51

중국의 제조업 판도를 바꿔나가는 샤오미의 레이쥔 회장
에어컨 제조회사 거리그룹의 동밍주 회장과 내기

지난해 12월말, ‘중국경제 올해의 인물’ 시상식이 열렸다. 그러나 시상식은 시상내역보다 샤오미(小米)의 수장 레이쥔(雷军)과 거리그룹(格力集团)의 동밍주(董明珠) 사장간의 돈내기가 더욱 화제였다. 내용인 즉 샤오미가 5년 후 샤오미 매출이 거리그룹을 넘으면 동밍주가 레이쥔에게 10억위안(한화 약1,800억원)에 달하는 돈을 주기로 한 내기였다. 반대로 넘지 못하면 레이쥔이 동밍주에게 10억위안을 준다는 것이 내기의 골자다.

2010년 스마트폰 시장에 혜성처럼 나타난 샤오미는 짧은 시간에 애플과 삼성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폭발적인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에 반해 거리그룹은 샤오미에 비해 비교적 오래된 1991년에 설립된 회사로서 중국의 대표적인 에어컨 제조회사로 많이 알려져 있다. 지난해 연말에 한 내기이지만, 며칠 전 레이쥔은 중국의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연말 동밍주와의 승부에 99.99% 이길 자신이 있다. 이는 역사적으로 필연적이다"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이 인터뷰로 중국에선 그들의 돈내기가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레이쥔과 동밍주간의 설전

2014년 2분기 영업실적 수치를 보면 레이쥔의 자신감을 이해할 수 있다. 샤오미는 1,600만대의 핸드폰 판매를 기록하였으며, 판매액은 100억위안(한화 약 1조7,000억원)을 넘었다. 지난해 샤오미는 300억위안, 거리전자는 1,200억위안의 매출을 올렸다. 4배차이다. 그러나 올해 샤오미는 지금까지 149%의 성장률을 보인 반면 거리전자는 20%에 그치고 있다. 레이쥔이 99.99%의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이유다. 올해 700억~800억 위안의 매출이 예상되고 있는 샤오미. 레이쥔은 5년이 아니라 더 빨리 거리전자를 넘어설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췄다.

레이쥔의 인터뷰 소식을 들은 동밍주도 즉각 언론과의 인터뷰로 레이쥔의 도발에 응대했다.
“거리전자는 에어콘만 생산하는 오래된 재래회사가 아니며, 다양한 가전제품을 생산하고 있기에 미래가 밝다. 동시에 샤오미는 핸드폰 제조 회사 중의 하나일 뿐, IT업계를 대표하는 회사가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했다.
1800억원이라는 거액의 돈내기를 하는 레이쥔(왼쪽)과 동밍주.
1800억원이라는 거액의 돈내기를 하는 레이쥔(왼쪽)과 동밍주.
언론의 의문부호에 자신있게 대답하는 레이쥔, 그가 생각하는 샤오미의 미래

이러한 설전이 오가면서 중국 언론은 샤오미의 성장률에 주목하고 있다. 2010년부터 지금까지 4년동안 폭발적인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그 성장세가 계속 이루어질지에 대해선 약간의 의문부호를 달고 있다. 샤오미뿐만 아니라 다른 저가 스마트폰 제조 회사들 역시 같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의문부호에 레이쥔은 샤오미의 사업 다각화로 답을 대신했다. 샤오미는 핸드폰 뿐만 아니라 TV, 셋톱박스, 인터넷공유기, 건전지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 판매하고 있다. 핸드폰을 중심으로 TV도 보고 영화도 보고, 샤오미패드로 인터넷도 하는 샤오미 라이프를 구축한 것이다. 레이쥔은 이처럼 샤오미는 핸드폰 제조회사가 아닌 모바일 인터넷 회사라고 소개하며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한편으론 샤오미의 IPO 여부이다. 샤오미는 내비게이션 회사 카이리더(凯立德 CARELAND) 인수 등 중국의 경쟁사들과 마찬가지로 M&A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어서 막대한 현금이 필요하다. 또한 최근 알리바바의 IPO 대박으로 샤오미 역시 많은 언론들이 IPO대상으로 손꼽히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IPO에 관한 레이쥔의 대답은 “No”

레이쥔은 IPO라는 것은 회사가 발전해 나가는 과정의 하나일뿐, 샤오미는 IPO를 목표로 삼지 않는다고 했다. 창업 당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5년 내에는 IPO에 관해선 생각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4년이 지난 이 시점, IPO를 생각할 수 있을만큼 규모가 커졌지만, 지금부터 5년간 샤오미는 계속 IPO 계획이 없다고 했다. 알리바바는 창업 후 14년이 지난 후 IPO에 성공했다. 그러나 샤오미는 이제 4년이 지났다. 급할 것이 없다는 것이 레이쥔의 생각이다.

레이쥔은 알리바바가 상장되는 날 비록 현장에 있지는 않았지만, 인터넷으로 소식을 접하고 중국인으로서 자부심을 느꼈다. 그는 많은 미국 벤처들을 이기고 IPO에 성공한 알리바바의 친구들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보내며 기쁨을 같이했다.

그러나 레이쥔은 알리바바의 IPO와 샤오미의 비교는 단호히 거부한다. 알리바바와 샤오미는 같은 중국의 벤처회사일뿐 가고자 하는 길은 다르다는 것을 강조하며, 알리바바가 IPO 했다고 하여 샤오미가 IPO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올해 초 레이쥔은 5년 내에 샤오미 같은 기업 50곳에 투자하겠다는 말을 하며 모바일 생태계 구축에 더 많은 관심을 내비췄다.

그는 고객이 만족하고, 직원이 행복한 회사를 만드는 것, 더불어 국가, 민족, 인종에 상관없이 모두가 중국 제품을 이용하는 세상. 그리고 중국 제품 중에서 샤오미가 중국 제품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되고, 중국인들이 자랑스러워하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2012년 연말 마윈과 왕젠린의 1억위안 내기, 그리고 2013년 연말 레이쥔과 동밍주간의 10억위안 내기. 레이쥔과 동밍주의 언론 인터뷰로 다시 한번 이 돈내기가 세간에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 엄청난 내기 금액은 단순 숫자에 불과할 뿐 누가 이기냐 역시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중국 기업들의 끝모를 성공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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