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y 이 카테고리의 다른 기사보기

    [김두규 교수 國運風水] 고구려가 용솟음치던 대륙의 길 '北龍'을 깨워라… 우리민족이 飛上할지니

입력 : 2014.10.11 07:51
풍수에 삼룡설(三龍說)이 있다. 곤륜산(중국 전설에 나오는 큰 산)에서 세 개의 큰 산줄기(용·龍)가 뻗어나간다는 것이 삼룡설이다. 출전은 당나라 양균송이 지은 '감룡경'이다. '감룡경'은 삼룡 가운데 하나가 "동쪽으로 아득히 멀리 삼한(三韓)으로 들어간다"고 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북룡(北龍)이다. 북룡은 만리장성을 따라 동으로 가다가 우리나라로 이어진다. 북룡 그 좌우 광대한 땅에 "여진, 선비, 몽골, 흉노 등 본래 우리의 동족(同族)"(단재 신채호)이 살았다. 만주·몽골·중앙아시아 그리고 멀리 유럽의 헝가리까지 옛날 같은 민족이었다. 당나라 사람들이 삼룡 가운데 북룡을 우리 민족의 터전으로 본 것은 한때 동아시아 최강이었던 고구려 덕분이었다. 이러한 전통은 송나라 때 성리학의 대가 주자(朱子)에게까지 이어진다. 주자는 천하의 큰물(大水) 세 개를 황하·장강·압록강으로 꼽았다. 3개의 큰물은 삼룡과 역상(逆象)관계이기 때문에 같은 뜻이다.

그러한 중국인들의 생각은 언제부터인가 바뀌었다. 16세기 중엽 중국에서 출간된 풍수서 '인자수지'는 조선을 다녀온 중국 사신들의 말을 빌려 '압록강은 그 근원이 매우 짧고, 조선지맥은 참고할 것이 전혀 없다'고 평한다. 우리 민족이 강성하던 시기에는 삼룡 가운데 하나를 차지하였던 것인데, 그것이 우리 민족에게서 사라져버린 것이다. 동이족(東夷族)의 다른 부족들이 떨어져 나가고 백두산 이남으로 우리의 활동무대가 갇히면서부터이다. 남북 분단과 소련·몽골 등 북룡 주변국들과 단절로 우리의 근원인 북룡은 움직일 수 없게 된다.

삼룡설
중국 명나라 풍수서 ‘인자수지’에 나오는 중국삼대간룡총람지도(中國三大幹龍總覽之圖). 삼룡 중 하나인북룡이 우리나라로 이어진다. /김두규 제공
북룡을 깨워야 우리 민족이 비상한다는 것은 단순히 풍수학인의 낭만적 생각이 아니다. 일찍이 정치인과 금융 전문가도 같은 주장을 하였다. 1989년 3월 미(未)수교국인 소련을 비자도 받지 않은 채 들어가 한·소 수교를 위한 기초 작업을 닦은 정치인이 있었다. 당시 야당 소속의 정재문 의원이었다('소련은 그리 먼 곳이 아니었다' 참고). 우리 고대 민족사에 정통한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도 북룡을 따라 성립된 국가들과의 동질성 회복과 교류가 진정 경제 대국으로 가는 길이라고 말한다. 거슬러 올라가면 단재 신채호 선생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지난 9월 초 필자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하였다. 그곳 국립대학과 한국 총영사관이 공동주최한 한·러 지식포럼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그곳의 한류에 대한 반응은 대단하였다. 블라디보스토크는 북룡의 한 지맥 끝이자 고구려·발해의 영토였다. 이렇게 한류에 열광하는 것은 먼 옛날 우리와 조상을 같이하였던 곳이기에 본능적으로 우리 문화에 신명나지 않았을까? 이제 국경은 무의미하다. 시장과 문화는 국경이 없다. 블라디보스토크를 답사하면서 느낀 소회였다.

지금 조선일보에서 '원코리아 뉴라시아'란 기치를 들고 베를린에서 블라디보스토크로 달리고 있다. 그런데 이 자전거 원정대의 코스는 대체로 북룡과 합치한다. 북룡(고대 우리 민족의 이동 및 활동 통로)의 복원 작업이다. 용(龍)이란 생물을 살리는 기(氣·vital energy)의 통로로서 오랜 기간에 걸쳐 합의된 집단 사유의 결과물이다. 그것은 생태계의 통로이며, 물류 비용과 요소 비용을 최소화하는 통로이다.

일찍이 중국의 정치가이자 사상가 관자(管子)는 말하였다. "개발되지 않는 영토는 나의 영토가 아니며, 관심받지 않는 백성은 나의 백성이 아니다." 북룡도 우리가 개발해야 할 영토이며, 그곳에 사는 사람도 관심을 받아야 할 같은 동이족이다. 우리 민족의 비룡상천은 바로 이 북룡을 타고 오름에 있다.
김두규 | 우석대 교양학부 교수
  •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