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9.29 07:27
김승연 한화 회장의 셋째 아들인 동선 씨가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승마 마장마술 개인전에서 은메달,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동선씨에 이어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통하는 정윤회 씨의 딸 유연 씨도 이번 아시안게임 승마 마장마술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부잣집 스포츠’로 승마에 대한 관심이 높다.

승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정몽익 KCC 사장 등 ‘재벌 집안’에서 즐겨한 스포츠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989년 과천에서 열린 제2회 아시아승마선수권대회 장애물 마장마술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부회장은 대학 재학중이던 1989년부터 1992년까지 15명 안팎의 우리나라 승마 국가대표중 한 명으로 활약했다. 당시 언론은 이 부회장에 대해 “장애물비월과마장마술에서 국가대표 수준급이며, 마장마술에서는 당대 최고인 서정균 선수와 각축전을 벌이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이 부회장이 승마를 시작한 것은 경복고 3학년 재학 때다. 부친인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의 영향이 컸다. 그 당시 승마에 빠져 있던 이건희 회장이 삼성그룹 임원진에게 승마를 권유해 삼성 그룹 임원들이 한동안 새벽부터 경기도 용인의 삼성승마단으로 출근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이 부회장은 서울대 재학 시절 승마선수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는 승마를 시작한 지 3년만인 1989년 5월 대통령배 대회 등 4개 대회 , 마장마술 분야에 출전해 우승을 하는 등 승마 관련 국내 대회는 모두 휩쓸었다.

이 부회장이 은메달을 획득한 아시아 승마선수권 대회는 4년마다 열리는 대회로 아시안 게임에 버금가는 수준급 대회로 명성이 높다. 이 부회장은 이 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공로를 인정받아 정부가 주는 ‘체육포장’을 받기도 했다. 체육포장은 훈장과 대통령 표창 사이에 있는 훈장의 하나다. 이 부회장은 이듬해인 1990년 과천승마경기장에서 열린 '삼성 국제 마장마술대회'의 프릭스세인트조지 경기과목에서 단체전에 출전 ‘선웨이’라는 말을 타고 금메달을 땄다. 이 대회는 40여개국이 출전한 국제승마협회(FEI) 공인 대회이며, 프릭스세인트조지 과목은 상급 난이도의 마장마술종목이다.

그렇다면 재벌가 자녀들이 승마, 특히 마장마술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요인은 무엇이 있을까. 스포츠업계는 든든한 아버지의 지원의 영향이 크다고 본다. 승마에서는 훌륭한 선수가 훌륭한 말을 가진다는 것이 등식화돼 있다. 말이 7이고, 사람이 3이라고 할 정도로 말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문선명 통일교 교주의 딸 은진씨가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승마 스포츠에 출전하기 위해 미국에서 가져 온 말 가격을 놓고 승마계가 떠들썩했다. 말 가격은 당시 2억원을 훌쩍 넘었다. 1980년대 후반 서울시내 아파트 평균 가격이 7000만원 선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가격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당시 장애물 경기용으로 탄 말 리오그란데의 가격은 5000만원 선이었다.

재정적 지원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삼성그룹은 이재용 회장이 본격적으로 승마선수로 활동하기에 앞서 1988년 국내 최초 실업승마단인 삼성물산승마단(삼성승마단)을 창단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듬해인 1989년 삼성승마단 소속으로 ‘제21회 이용문장군배 승마대회’ 마장마술 부문에 출전해 우승했다. 삼성승마단은 1996년 삼성전자승마단으로 소속을 바꿨으며, 삼성전자는 1998년부터 삼성슈퍼리그 등 국제승마대회를 꾸준히 후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화는 2006년 한화갤러리아승마단을 창단했고 동선씨는 한화갤러리아승마단이 창단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마장마술 단체전에 한화갤러리아 소속 선수로 출전, 금메달을 땄다. 금메달 획득으로 동선씨는 군 면제 혜택이라는 선물과 함께 국내 승마 최연소 국가대표 아시안게임 승마 최연소 금메달리스트 기록을 동시에 세웠다. 김승연 회장의 삼남인 동선씨는 1995년 승마를 처음 시작해 2001년 선수에 입문했으며, 승마 명문학교 미국 태프트스쿨에서 유학 했다.

한편 승마선수로 활발히 활동했던 이 부회장은 1991년 11월 허리디스크 판정을 받아 병역 면제(5급)를 받으면서 승마를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1992년까지 장애물부문 승마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한 것이 알려지면서 병역 면제 의혹이 일었다. 이 부회장이 병역면제를 받기 직전인 1990년 6월8일 최초 징병검사 때는 1급 현역판정을 받기도 했다. 더욱이 이 부회장이 허리디스크를 진단 받은 안세병원은 그 당시 산부인과 전문병원이었고 CT촬영기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혹이 증폭됐다. 이에 대해 삼성측은 “여러 차례 낙마 사고로 허리를 다쳤고, 1989년 이후 승마를 하지 않고 국가대표로만 등재됐다” 고 해명했다.
  •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