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9.15 16:00 | 수정 : 2014.09.22 14:23
“나에게 쌍둥이 자매가 있었으면 좋겠다. 성형수술 하기 전 내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다.”
“나는 죽기 전에 내 몸을 성형박물관에 기증할 것이다.”
“나의 화장 담당팀이 아카데미 특수효과상 후보로 지명되었다.”

자기 얼굴에 자신이 없어 수없이 많은 성형수술을 한 것으로 유명한 미국 최고의 여자 커미디언 조온 리버스(Joan Rivers)가 지난 9월4일 사망했다. 목소리까지 나빴던 그녀가 81세 고령에도 불구하고 성대 교정수술을 받다가 갑자기 호흡곤란을 일으켜 응급처치를 받았으나 끝내 숨졌다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리버스는 자신의 얼굴과 몸매에 관한 자학적인 조오크를 많이 한 것으로 유명하다. 또 남자 커미디언들도 하기 어려운 성생활 관련 농담도 서슴지않고 뱉어내 사람들을 웃겼다. 이를테면 “내 성생활이 엉망이 된 것은 우리 엄마 때문이다. 내가 시집갈 때 엄마가 ‘남자는 항상 위로 가고 여자는 아래로 가는 거란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난 신혼 3년 동안 2층 침대 아래 칸에서만 잤다”고 해서 TV시청자들을 웃겼다.
조온 리버스
조온 리버스
뉴우욕 주에서 러시아계 유태인 의사의 딸로 태어난 조온 리버스(본명은 조온 몰린스키)는 버나아드 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하고 졸업한 뒤 배우가 되려고 했으나 예쁘지 않은 얼굴과 몸매 때문에 단역만 몇번 하다 그만 두고 타고난 걸죽한 입담을 무기로 커미디언이 되기로 결심한다. 처음엔 휠리스 딜러(Phyllis Diller)란 역시 못생긴 여성 커미디언에게 조오크 자료를 써주는 일을 하다가 1965년 우연히 미국 최고 인기 심야 토크 쑈 Tonight Show(NBC-TV)에 출연하는 행운을 얻는다. 그 자리에서 그녀는 어찌나 시청자를 웃겼는지, 쑈 진행자이자 당시 미국 최고 커미디언이었던 쟈니 카아슨(Johnny Carson)이 "당신은 스타가 될거요"라고 생방송으로 극찬을 할 정도였다.

그 후 그녀는 카아슨에게 조오크 자료를 써주다가 나중엔 카아슨이 휴가 중일 때 ‘투나잇 쑈’를 대신 진행할 정도로 컸다. 그리고 역시 유태인 연예기업인과 결혼도 했고 딸도 하나 낳았다. 그리고 그녀는 자기 부부 성생활에 관한 조오크를 쏟아냈다.

"우리 남편이 불면증 때문에 엎치락뒤치락하다가 어떻게 내 위에 올라와 아이가 생겼다"고 농담을 하는가 하면 "우리집 피임 방법은 침실에 불을 켜놓고 자는 것이다"(자기가 못생겼다는 뜻)라고도 했다.

그녀는 다른 연예인들에 관한 조오크도 대담하게 했는데 영화계 은퇴 후 살이 많이 찐 엘리자벳 테일러를 두고는 "그녀의 턱(chin)은 중국 전화부에 나온 chin보다 더 많다"고 했다. 중국에 "친"이란 성을 가진 사람이 많듯이 테일러의 목에 턱(chin)이 많다는 조오크다. 또 “엘리자벳 테일러가 빨간 코트를 입고 런던 거리에 나타나면, 사람들이 버스가 오는 줄 알고 몰려든다"고도 했다.(런던 버스는 빨간색이다)
美최고 女커미디언이 신혼 때 2층 침대 아래칸에서 잔 이유
리버스의 인기가 높아지자 1986년 새로 생긴 TV 방송사 Fox가 그녀를 위해 심야 토크 쑈를 만들어 준다. 리버스를 키워준 쟈니 카아슨과 거의 같은 시간대에 그녀의 쑈가 편성되자 격노한 카아슨은 다시는 그녀와 전화통화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당시는 Fox TV 시청율이 높지 않은 때라 리버스의 쑈도 시청율이 오르지 않자 Fox 방송사는 쑈의 프로듀서인 그녀의 남편(에드가 로젠버그)을 해고시킨다. 그녀가 항의하자 방송사는 아예 쑈 자체를 없애버렸다.

이에 충격을 받은 그녀의 남편은 얼마 후 자살한다. 그러나 리버스는 나중에 남편의 자살까지 조오크의 자료로 삼아서 “어느 날 밤에 내가 평소에 늘 쓰던 얼굴 덮개를 그날 따라 벗고 잤더니 다음 날 아침 남편이 숨져 있더라”고 농담을 했다. 자기의 못생긴 얼굴을 보고 남편이 충격을 받고 사망했다는 농담이었다.

리버스는 조오크 모음과 회고록 등 12권의 책도 출판했다. 그녀는 2012년에 유언 같이 딸에게 “내 장례식은 최고의 쑈로 만들어 달라. 기자들과 파파리치들이 날뛰고 감독의 ‘조명! 카메라! 액션!’ 구호에 따라 할리우드 영화가 촬영되듯이 화려하게 만들어 달라. 그리고 나를 예쁘게 화장해서 생시보다 더 화려하게 보이도록 해다오. 그리고 관에 선풍기를 넣어 내 머리칼이 비욘세의 머리처럼 휘날리게 해다오…그리고 제발 부탁인데 지루한 설교를 장황하게 늘어놓는 래바이(유태교 성직자)는 모시지 마라“라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했다 한다.

이 유언대로 그녀의 장례식에는 부동산 재벌 도날드 트럼프, 여류방송인 바바라 월터즈와 다이앤 쏘오여, 흑인 여배우 우피 골드버그, 유명 TV 의사 닥터 오즈, 음악인이자 America's Got Talent 심사위원 하워드 스턴 등등 저명인사들이 많이 참석했다. 그녀가 유태교인이므로 장례식에 래바이가 초청되긴 했지만 그도 리버스의 유언대로 간단히 설교를 끝냈다 한다. 커미디언 크레이그 훠거슨은 "조온 리버스는 하늘나라에 가서 하나님도 웃길 거야"라는 말로 그녀의 죽음을 애도했다.

워싱턴에서
조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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