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부 "죽어도 안된다"는데 일부 의원 '서종예 改名(서울종합예술직업학교→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강행

입력 : 2014.08.06 05:14 | 수정 : 2014.08.06 06:04

[4월 21일 환노委 법안심사소위에선 무슨 일이]

"학교 명칭 함부로 쓰면 혼란" 고용·교육부 끝까지 반대, 일부 의원들도 반발해 격론
회의 사회 본 與 김성태 의원 "신계륜 위원장 각별한 관심… 정부와 협의했다니 처리하자"
회의서 '서종예' 수차례 언급, 사실상 특정학교 봐주기 의혹

신계륜(60), 김재윤(49), 신학용(62) 의원 등 새정치민주연합 중진 의원 3명이 연루된 서울종합예술실용전문학교(SAC·이하 서종예)를 위한 입법(立法) 로비 의혹과 관련, 직업훈련원 이름에 '직업'이란 단어를 빼고 '학교' 명칭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근로자직업능력 개발법'은 담당 부처인 고용노동부와 교육부가 강력히 반대했는데도 일부 의원이 법안 통과를 밀어붙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 법률은 사실상 서종예에 특혜를 주기 위한 목적이라는 것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 심사소위 회의록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결국은 '학교' 명칭 넣는 법

지난해 9월 신계륜 환노위원장이 대표 발의한 근로자직업능력 개발법 개정안에는 직업훈련원·직업전문학교로 표기하도록 한 서종예를 아예 일반 학교처럼 '학교'로 표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지난 4월 환노위 법안 심사 과정에서 한발 후퇴한 수정안이 마련됐다. 고용노동부와 교육부 등의 반대 때문이다. 고등교육법 등에서는 '학교'라는 단어를 함부로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민이 학원이나 직업훈련원을 정규 학교와 혼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온 수정안이 직업훈련원을 '학교' 대신 '실용전문학교'로 표기하도록 한 것이다.

신계륜, 김재윤, 신학용 의원 사진
서종예가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금품 로비를 벌이면서까지 학교 이름에서 '직업'이라는 단어를 빼려고 한 데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직업훈련원 중의 하나인 서종예 입장에서는 직업이라는 단어만 없애도 정규 학교로 보일 수 있어 학생 모집이 한층 수월해지는 등 여러 이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종예 특혜법' 알고도 통과

지난 4월 21일 열린 국회 환노위 법안심사소위에서 '직업'이란 글자를 빼는 개정안을 두고 의원들 사이에 격론이 오갔다. 이 자리에 환노위 소속인 신계륜·김재윤 의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이 소위 위원장을 맡아 법안 통과를 밀어붙였다.

회의록을 보면 고용부와 교육부는 법 개정에 끝까지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고용노동부 정현옥 당시 차관은 "교육부 관련 법률에 학교 명칭 사용이 제한되어 있어, 직업훈련시설에 '학교'를 붙이게 하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에 일부 의원조차 반대 입장을 보이자 김성태 의원은 "신계륜 위원장이 각별하게 관심을 가지고 고용부와 협의가 끝났다고 하니 법안을 처리하자"고 설득했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 은수미 의원은 "원칙에 맞지 않다. 신계륜 위원장에게 직접 얘기하겠다"며 반발했다.

◇교육부 "학교 명칭 죽어도 안 돼"

당시 서종예가 여러 차례 언급되면서 신계륜 의원이 발의 때 밝혔던 법률 개정안 취지와 달리 '서종예 특혜법'이라는 사실을 의원들도 알고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 많다. '학교' 문구를 둘러싸고 의원들 사이 이견이 생기자 김성태 의원은 "서울종합예술직업학교를 서울종합예술실무전문학교로 명칭만 좀 바뀌는 것"이라며 정리하려고 했다.

이에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이 "서울종합예술학교가 '학교'가 아니냐"고 묻자, 고용부 국장은 "원래 직업전문학교인데 '직업전문'을 빼고, '학교'로 써서 시정 조치했다"고 답했다. 또 고용부 정현옥 당시 차관은 "예술종합직업전문학교 민원이 들어오면서 문제가 시작됐는데 어떻게든 (신계륜) 위원장님 안의 취지를 구현시키려고 교육부와 중간에서 노력했다"며 "그러나 교육부가 '실용전문학교'라는 명칭은 죽어도 안 된다는 게 현재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개정안은 법안심사소위 이틀 뒤인 지난 4월 23일 신계륜 위원장이 사회를 본 환노위 전체회의에서 가결됐다. 이 법안은 4월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찬성 192명, 기권 1명으로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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