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6.19 09:10 | 수정 : 2014.06.20 09:57
수년 전에 측천무후가 우리나라의 드라마에 등장했는데, 역사소설 작가들이 사실을 왜곡했다며 비판했던 적이 있습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측천무후는 60세가 넘은 나이였는데 너무 젊은 탤런트가 나왔으니 사실을 왜곡하다는 것이었죠. 그런데 사실은 측천이 젊게 보이는 것이 맞는 겁니다. 워낙 몸 관리를 잘 하여 70세가 넘은 나이에도 30-40대 정도의 수려한 용모를 유지했기 때문이죠. 신당서(新唐書)의 기록에 의하면 “비록 나이가 많았으나 아름답게 가꾸고 화장하기를 좋아하니 그 노쇠함을 알 수 없다”고 합니다. 무측천이 동안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요?

무측천이 상용했던 미용비방

우선 어의들이 만들어 준 ‘익모초택면방(益母草澤面方)’과 ‘면지(面脂)’를 상용했던 것입니다. 익모초택면방은 얼굴에 바르는 외용약으로서 ‘신선옥녀분(神仙玉女粉)’이라고도 불렀습니다. 익모초는 부인병에 많이 활용되어온 한약으로서 내복약으로 쓰이지만 외용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얼굴에 바르면 색이 검어진 것을 치료하고 반점과 주름살을 없애주는 효능이 있으며, 피부를 촉촉하게 하고 광택이 나게 합니다. 이 약은 얼굴에 바르자말자 손이 매끄럽게 변해지기 시작하는 느낌이 들면서 뺨에 광택이 생기고 점차 얼굴에 혈색이 돌아와서 불그스레해지고 윤기가 있으니, 만약 40-50세의 부인이 사용하면 15-6세의 여인과 같은 젊은 모습으로 나이가 젊어져 보이게 된다고 합니다.
익모초
익모초

익모초택면방을 만드는 방법

매년 음력 5월 5일에 익모초를 뿌리째 채집하여 햇볕에 말리고 잘게 썬 다음 가루로 만들고 여기에 적당량의 밀가루와 물을 가하여 계란 정도 크기의 둥근 환약으로 만들고 햇볕에 말린 이후에 황토 진흙으로 만든 화로에 넣습니다. 화로는 사방에 한 개씩 구멍이 뚫려 있고 상층과 하층에 탄을 넣고 양 층 사이에 환약을 놓아두고 불을 넣습니다. 한 끼 식사를 만드는 시간 정도로 큰 불을 태우고 약한 불로 고쳐서 24시간 천천히 끓이는데 중간에 불을 꺼서는 안 되고, 마지막에 정제된 상등품의 환약은 새하얗고 부드러우면서 매끄러운 것이어야 한다고 합니다. 환약을 꺼낸 다음 서늘한데 두었다가 자기 그릇에 넣고 구슬 망치를 써서 가루로 만들고 이어서 옥이나 녹각 가루를 섞은 다음 밀봉해 두고 필요할 때 꺼내서 사용하면 됩니다.

‘면지(面脂)’는 어떻게 만들었나?

‘면지’는 요즘의 얼굴크림 또는 팩이죠. 면지에 들어가는 주요 구성 약물은 세신, 위유, 황기, 백부자, 산약, 신이, 천궁, 백지, 과루인, 목람피 등이고 돼지기름을 넣어 정제하였습니다. 약재들을 가늘게 분쇄한 뒤에 술에 담가 하룻밤을 지내고 다시 끓여서 만드는데 천천히 응고되게 하면 만들어집니다. 위유, 과루인, 돼지기름은 음기를 넣어주고 피부를 윤택하게 하는 효능이 있고, 세신, 백부자, 신이는 풍기를 없애고 눈, 코, 귀, 입 등 우리 몸의 통로를 잘 통하게 하는 효능이 있으며, 황기는 기를 도와주고 천궁, 목람피는 혈을 잘 통하게 하며 습기를 보존하는 약효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팩을 쓰게 되면 피부가 밝고 깨끗해지며 주름살이 없어지고 피부가 촉촉해진다고 합니다.

피부 미용에는 외용약과 내복약 중에 어느 것이 중요할까?

피부는 몸속의 오장육부와 연계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내부 장기의 상태가 나쁘면 아무리 좋은 화장품을 발라도 소용이 없는 것이죠. 피부는 특히 폐, 대장과 연계된 것으로 봅니다. 실제로 폐나 대장에 이상이 있으면 피부에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또한 피부에 영양을 공급하는 것이 혈이죠. 그러니 몸이 허약하거나 과로해서 혈이 부족하거나, 혈과 음기의 부족이 심하여 몸이 바싹 말라 있는 경우에 피부가 몹시 건조해지고 열이 나게 되지요. 또한 여성의 생식기 계통도 피부에 큰 영향을 줍니다. 실제로 부인병이 있는 경우에 피부에 문제가 많이 생기죠. 물론 여성호르몬도 피부에 영향을 줍니다.

피부에 좋은 음식과 약은?

오장육부의 기능을 정상으로 유지하면서 피부에 도움이 되는 음식과 약을 먹는 것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아울러 피부에 해로운 음식을 피하는 것도 중요하지요. 기본적으로 피부에 좋은 음식은 폐의 기를 보강하거나 혈을 보양하는 음식입니다. 그런데 폐와 대장은 건조한 것을 싫어합니다. 그래서 폐와 대장을 건조하게 만드는 약이나 음식은 피부에 장애를 주게 됩니다. 피부에 담배가 가장 해롭고, 술도 많이 마시면 해롭죠.

측천은 평소 보양(保養)을 매우 중요시하여 어의들로 하여금 최상의 보약을 만들어 오게 하였습니다. 우리 몸의 근본인 신장의 양기를 돕는 보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하여 음양이 화합되게 하고 혈기가 충족되게 하였으니, 측천이 동안피부를 유지하고 장수한 비결에 보약을 빼놓을 수 없지요. 그러나 좋은 음식과 최상의 보약만으로 동안을 유지할 수는 없습니다. 마음이 편안해야만 됩니다.

악독한 여인에서 가슴 속이 넓고 온화한 여인으로

측천은 자신의 출세를 위해 걸림돌이 되거나 자신을 반대하던 사람들을 냉혹하게 죽였습니다. 자기가 낳은 딸을 죽이고는 당시 황후에게 뒤집어씌워 황후를 내쫓았고, 황후와 소숙비를 사방이 높은 벽으로 둘러싸여 창문 하나 없는 밀실에 감금했다가 사약을 내려 죽였습니다. 그 뿐이 아닙니다. 자신이 낳은 큰아들(태자)을 독살하더니 둘째 아들을 태자로 봉했다가 얼마 후 폐위시키고 자살하게 하였으며 셋째 아들을 중종으로 즉위시켰지만 자신이 황태후가 되어 정사를 총괄했습니다. 얼마 못가서 중종을 여릉왕으로 강등시키고 넷째아들을 예종으로 즉위시켰으나 별전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고 결국 자신이 황제가 되었습니다.

황제가 된 뒤로는 가슴 속이 넓고 탁 트였으며 태도가 온화하고 점잖았으며, 남의 충고를 잘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여러 신하들의 간언이든 직언이든 귀에 거슬리는 견해라도 상관없이 경청했다고 합니다. 당시 측천의 정치를 반대하고 비방하던 낙빈왕이 ‘더럽고 음란하며 여우같이 홀리는 군주’라고 욕하는 등 측천의 죄를 20여 가지나 나열하였지만, 측천은 노하지 않았고 신하들이 엄벌에 처할 것을 건의했음에도 오히려 재상을 맡으라고 하였습니다. 황제인 자신을 욕하는 사람에게 너그러움과 태연함을 보였던 것이죠. 심지어 이경업이 반란을 일으켰을 때도 측천은 평정한 뒤에 그를 처형하지 않고 조상의 관작을 삭탈하고 황제의 성인 이씨 성을 빼앗고 본성인 서씨로 복귀시키는 것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이런 것을 보면 적수를 사지로 몰지 않고 오히려 감화하게 하였으니 얼마나 온화하고 관대한 마음을 가졌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넓은 가슴은 정신 건강과 미용에 큰 도움이 되됩니다.

꾸준한 정신 수양

측천은 정신 수양에 게으르지 않았습니다. 모친이 독실한 불교도여서 측천도 어려서부터 불교를 믿었죠. 그리고 태종이 죽은 후 3년간 절에서 비구니로 지낼 때 정신을 단련하여 고요함으로서 움직임을 통제하였고 결가부좌(結跏趺坐)를 배워 좌선(坐禪)을 통해 내공(內功)을 길렀습니다. 오랜 시간 지속하여 눈을 감고 조용히 사색하면서 호흡을 고르게 하여 피로를 떨치고 정신과 지혜를 맑게 하였던 것이죠. 정권을 잡은 뒤에도 종종 절을 왕래하며 수양하였습니다. 그랬기에 복잡한 국사를 돌보느라 무척 바쁜 중에도 의연하고 원기가 왕성하며 정신이 맑았으니, 각종 관건에 대하여 제때 결단을 내리고 전략을 세워 척척 처리할 수 있었던 것이죠. 종교생활을 하는 것이 건강장수에 큰 도움이 됩니다.
템플스테이에서 참선 수행 중인 사람들./조선일보DB
템플스테이에서 참선 수행 중인 사람들./조선일보DB
다양한 취미 생활과 유람을 즐기다

측천은 다양한 취미 생활과 유람을 즐겼습니다. 어릴 적부터 가무(歌舞), 음률(音律), 악리(樂理), 시서(詩書) 등을 모두 배웠기에 춤과 노래에 능할 뿐만 아니라 거문고 연주를 좋아하였고 장기와 바둑에도 일가견이 있었으며 서법(書法)도 뛰어났습니다. 또한 꽃을 좋아하여 정원에는 사철 내내 신선한 꽃이 끊이지 않게 하였으며, 풀도 좋아하여 궁중에서 풀싸움인 투초(鬪草) 경기까지 개최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꽃을 감상하는 것은 정(情)을 조절하고, 음악은 정신을 부드럽게 조화시키며, 춤추는 것은 아름다운 의식이고, 글씨는 기(氣)를 조절하므로 모두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이죠. 그리고 대자연을 사랑하고 여행을 좋아하여 일찍부터 명산대천을 두루 다니며 족적을 남겼는데, 산수를 유람하고 풍광(風光)을 감상하는 것 역시 동안 유지와 장수의 비결에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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