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숨 걸고라도 위안부 진실 반드시 알릴 것"

입력 : 2014.06.12 05:26

위안부 연극 무대 올리는 일본인들… 내달 2일부터 대학로 정미소극장

"첫 공연 20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의 진실을 은폐하고 있습니다. 단 한 사람이라도 연극을 통해 진실을 알 수 있다면 주저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위안부 문제의 진실을 알리는 연극 '거짓말쟁이 여자, 영자'가 7월 2일부터 20일까지 대학로 정미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연극 제작자는 사토 가이치(佐藤嘉一·81) 극단 에루무 대표, 극작과 연출을 맡은 이는 후지타 아사야(藤田朝也·80) 일본 청소년극협회 이사다. 백발이 성성한 두 일본 연극인은 박승태·조현진·한윤춘 등 한국 배우들과 함께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일본에는 (아베) 총리 같은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꼭 알아줬으면 한다"고 했다.

위안부 문제를 다룬 연극‘거짓말쟁이 여자, 영자’를 20년 만에 한국 무대에 올리는 제작자 사토 가이치(왼쪽)씨와 후지타 아사야씨.
위안부 문제를 다룬 연극‘거짓말쟁이 여자, 영자’를 20년 만에 한국 무대에 올리는 제작자 사토 가이치(왼쪽)씨와 후지타 아사야씨. /김연정 객원기자
두 사람이 이 연극을 한국에서 초연한 것은 1995년의 일이다.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속아 어린 나이에 위안부로 끌려간 주인공 '영자'가 일본 기자와 인터뷰 중 '거짓말 아니냐'는 질문을 받자 가슴에 쌓아 뒀던 한(恨)을 서서히 풀어낸다는 줄거리다. 당시 일본 공연 때는 협박 전화가 걸려오는가 하면 공연 방해 첩보 때문에 경찰이 출동하는 일도 있었다.

이번 한국 공연은 20년 만의 재공연으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높은 시점이어서 한층 주목받고 있다.

일본 연출가협회 이사장을 지낸 후지타씨는 "연극의 진실성이 의심받지 않도록 철저히 문헌 자료만을 바탕으로 극을 썼는데, 공연을 본 위안부 할머니 다섯 분 중 세 분이 '이것은 정말 내 얘기'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상황으로 볼 때 이번엔 목숨을 걸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연극 대본은 바뀌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20년 전보다 더 강한 어조로 표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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