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평도 포격 소극대응… 국방長官 후보자 논란

입력 : 2014.06.02 05:30

[MB, 총선 출마 권유했지만 고사… 지난 대선땐 '박근혜 캠프' 참여]

안보실장 발탁 김관진 후임에 한민구 당시 합참의장 내정
韓후보자 "책임 통감하고 있다"

한민구 전 합참의장.
박근혜 대통령은 1일 세월호 참사 여파로 물러난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 후임에 김관진(金寬鎭) 국방장관을 내정했다.후임 국방장관에는 한민구(韓民求·사진) 전 합참의장이 내정됐다.

육군참모총장을 지낸 한 후보자는 2010년 11월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 때 군통수권자인 대통령과 국방장관의 명(命)에 따라 육·해·공군 작전을 총괄 지휘하는 합참의장 신분이었다. 현역 군인으로는 최고위직에 있었기 때문에 북한 도발에 대해 즉각적이고 충분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의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대응 문제가 국회 인사 청문회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2010년 11월 23일 오후 2시 34분부터 3시 41분까지 두 차례에 걸쳐 기습적으로 122㎜ 방사포(다연장로켓)와 해안포 등 170여발의 포탄을 우리 해병대 기지와 민간인 마을에 퍼부어 군인과 민간인 4명이 사망하고 26명이 부상을 입었다. 우리 군 당국은 천안함 폭침 이후 북한의 도발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었지만 당시엔 K-9자주포로 80여발의 대응 포격을 했을 뿐이었다. 또 당시 전투기를 출동시켰으나 공습(空襲)을 실시하지 않아 소극 대응 논란을 빚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언론 인터뷰에서 군에 공습을 지시했으나 김태영 장관 등이 유엔사 교전규칙 등을 내세워 공습을 반대해 할 수 없었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 하지만 군 관계자들은 "사실과 다른 언급"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한민구 국방장관 후보자.
군 당국이 공습을 하지 않았던 데는 확전(擴戰)을 우려한 청와대 및 군 수뇌부의 시각과, 도발 원점(原點)에 대한 즉각적인 정밀 타격이 불가능했던 현실적인 이유가 영향을 끼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합참 지휘통제실에선 공습에 대한 필요성과 교전규칙상 유엔군사령관의 공습 사전 승인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었고, 일부 영관장교가 한 합참의장에게 공습을 건의했으나 한 의장은 확전 가능성 등을 우려해 이를 수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한 후보자는 "연평도 포격 도발은 국가위기관리와 군의 대응에 대한 질책과 비판이 거세게 제기됐던 사안인 만큼 많은 아쉬움과 함께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그 뒤 재임 중 강력한 대응 및 즉응 태세 유지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군내에선 당시 공습이 이뤄지지 않은 데엔 청와대의 책임도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포격 도발 직후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확전 자제' 언급을 해 군 수뇌부가 공습 등 적극 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군 당국은 도발 당일 뒤늦게 공군 F-15K에 '슬램-ER' 공대지(空對地) 미사일을 장착해 출격시켰지만 평상시 북한 해안포에 대한 타격 훈련을 실시하지 않아 타격 목표물 위치를 알 수 없었고 이에 따라 설사 공습 명령이 내려졌더라도 도발 원점이 아닌 다른 목표물에 대한 타격만 가능했다고 한다.

한 후보자는 2010년 12월 취임한 김관진 국방장관과 함께 '공동국지도발대비계획' 작성을 주도했다. 북 도발 시 도발 원점뿐만 아니라 지원 및 지휘 세력까지 즉각 초토화시킨다는 내용이다. 합참의장 퇴임 직후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직접 총선 출마를 권유했으나 "군인은 정치에 참여해선 안 된다"며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의 국민행복추진위원회 국방안보추진단에서 국방·안보 정책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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