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5.31 07:36

直選制로 전환했지만 유권자 대부분이 무관심
정당 공천 아니지만 保·革 이념 대결 場
국가 未來 달린 선거… 후보들 공약·품성 등 꼼꼼히 살펴 선택하고 선거 방식은 改善해야

강경희 사회정책부장
강경희 사회정책부장
6·4 지방선거 앞두고, TV의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선택 2014'란 선거 특집을 방송하고 있다. 향후 10년간 이 프로의 차세대 리더를 뽑는다는 기치를 내걸고, 진짜 선거 비슷하게 개그맨 후보들이 공약도 내고, 유세도 다니고, TV토론도 하는 모습이 몇 차례 방송됐다. 최근 방송에선 각각 40%대 지지율로 여론조사 1·2위를 차지한 인기 개그맨 노홍철과 유재석에 멀찌감치 떨어져 한 자릿수 지지율을 얻은 군소 후보 4명이 온갖 익살을 떨며 단일화를 이뤄내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실제 선거도 이렇게 시원하게 웃음보 터지고 유쾌하면 좋으련만, 6·4 지방선거는 유권자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숙제를 받아든 것만 같다. 세월호 참사로 정부나 정치판에 대한 실망과 회의감이 더욱 커진 데다, 유권자 1인이 각각 시·도지사, 시·도교육감, 시·군·구의장, 시·도의회의원, 시·군·구의회의원, 비례대표 시·도의원, 비례대표 시·군·구의원, 이렇게 7표를 행사해야 하는 복잡한 선거이기 때문이다.

7표 중에도 특히 찍기 힘든 표가 시·도교육감 선거다. 시·도지사 선거는 얼굴이 알려진 유명 정치인이 출마하니 주목도가 높고, 그보다 주목도는 떨어져도 시·군·구의장이나 시·도의원 선거는 정당을 등에 업고 나오니 정치적 성향 따라 유권자가 투표소에서 표 찍기는 비교적 쉽다.

반면 제일 깜깜이 선거가 되기 쉬운 게 교육감 선거다. 직선제가 실시되면서 교육감 선거도 보수와 진보 성향 후보가 대결하는 이념의 장이 됐다. 그럼에도 선거 자체는 '교육의 중립성'이라는 명분하에 정당 공천이 아닌 채 치러진다. 투표용지 7장 가운데 소속 정당 표시 없이 후보 이름만 죽 나열된 걸 보고 찍어야 하는 게 교육감 선거다.

한데 4100만명 넘는 유권자 중 3분의 2가량은 교육감 선거가 '내 일' 아닌 '남 일'이다. 720만명에 이르는 유·초·중·고생 자녀를 둔 학부모 1000만여명에게나 교육감 선거가 와 닿는 현실이지, 자녀 다 키웠거나, 자녀 없거나, 미혼의 유권자들한테는 그 얼굴이 그 얼굴이요, 그 공약이 그 공약일 수밖에 없는 선거다.

그나마 진보 진영에서는 전국 17개 시·도 중 13곳에서 단일화를 이뤄 후보 1명씩만 냈는데, 보수 진영에서는 부산 6명, 경기 5명, 서울·인천 등 7곳에서는 후보가 3명씩 난립해 각자 뛴다. 어떤 후보가 우리나라 교육을 책임질 자격이 있는 인물인지, 어떤 교육 철학과 정책으로 아이들을 보듬어 나갈지, 유권자 입장에서 옥석 가리기가 도무지 힘들다 보니 선거를 코앞에 둔 최근까지도 여론조사 하면 대중적으로 유명세 탄 후보가 앞서거나, 현직 교육감이 유리하거나, 응답자 절반 넘게 '무응답'해버리는 '깜깜이 선거' 그 자체다.

앞서 말한 그 개그 프로에서는 지지율 2%, 3%, 4%의 후보들이 지지율 7% 후보와 극적으로 단일화를 이뤄냈고, 군소 후보 대표가 된 개그맨 정형돈은 찡한 소견 발표로 막판 주목을 받는 데 성공했다.

"보셔서 알겠지만 저희가 뭐 말 잘하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키 큰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몸매 좋은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굉장히 부족한 멤버들뿐입니다. 하지만 이 사회의 절대다수는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그 평범한 사람들이 한 사람의 카리스마, 한 사람의 현란한 말솜씨가 아닌 절대다수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기 바랍니다."

교육감 선거는 이런 재치와 감각으로 유권자들의 막판 관심을 끌어낼 기미조차 안 보이니, 결국 유권자들한테 읍소할 수밖에 없다. 제발 '교육은 나라의 미래'이니, 공약도, 사람 됨됨이도 한 줄이라도 더 읽어보고 관심 좀 가져달라고.

그리고 이번 선거는 어쩔 수 없다 쳐도, 이런 '깜깜이 교육감 선거'는 정말이지 다음 선거에선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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