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제 노역 판결’장병우 전 원장, 김광진 의원 부인의 작은아버지인 여운환씨 감형 판결

입력 : 2014.04.09 08:25
지난 6일 결혼한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34·비례대표) 의원 장인의 동생은 검찰에 의해 광주 지역 폭력 조직의 두목급으로 기소됐던 여운환씨다. 그런데 최근 ‘황제 노역’ 판결로 물러난 장병우 전 광주지법원장이 과거 여씨의 항소심 재판장을 맡아 공소 사실 대부분을 무죄로 판단하고 감형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광주를 중심으로 한 이들의 얽히고 설킨 관계가 화제가 되고 있다.

전남 여수 출신으로 순천대를 나온 김 의원은 친일인명사전 편찬으로 논란을 빚은 민족문제연구소 전남 동부 사무국장 출신이다. 2012년 총선 당시 민주통합당 청년 비례대표 후보로 선출돼 최연소(31세)로 당선됐다. 그 해 국정감사 때 백선엽(94) 예비역 장군을 “민족 반역자”라고 비난해 논란이 됐다.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 결혼식. 주례는 같은 당 박지원 의원이 맡았다.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 결혼식. 주례는 같은 당 박지원 의원이 맡았다.
김 의원 부인은 광주광역시 남구의 P호텔 부사장이고, 장인은 이 호텔 사장이다. 여운환씨는 김 의원 장인의 동생. 검찰과 경찰의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광주 지역 폭력 조직인 국제PJ파 두목급으로 활동한 것으로 돼 있다. 1990년대 초 국제PJ파는 광주 지역 양대 폭력 조직 중 하나였지만, 정부의 ‘범죄와의 전쟁’으로 현재는 조직이 거의 와해된 상태다. 여씨는 1992년 국제PJ파 수괴로 기소됐으나, 자금책 및 고문급 간부로 인정돼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여씨는 이후 2003년 사기죄로 징역 3년, 2005년 경매방해죄 등으로 징역1년2개월을 선고 받는 등 계속 수감 생활을 했다. 하지만 그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자신은 조폭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2005년엔 자신을 조직폭력사범으로 지정해 특별관리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서울구치소를 상대로 조직폭력사범 지정 처분을 무효로 해달라는 소송을 내기도 했다.

그는 국제PJ파 부두목 등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2006년 11월 광주 한 호텔 사우나에서 건설업자를 납치한 혐의로 2007년에 또 구속기소됐다. 이어 2007년 DJ 정권 당시 대표적 정·관계 로비 사건인 ‘이용호 게이트’의 장본인인 이용호씨를 둔기로 때리도록 조직폭력배를 사주하고, 7억4000만원 상당의 당좌수표를 발행했다가 부도를 내 혐의로 2008년 추가 기소됐다. 2008년 광주지법은 1심에서 여씨의 혐의를 인정,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장병우 전 광주지법원장.
장병우 전 광주지법원장.

하지만 항소심 결론은 달랐다. 2009년 광주고법 형사1부는 원심을 깨고, 여씨에게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조직폭력배를 시켜 건설업자를 납치하고 이용호씨를 때린 혐의는 무죄로 판단하고, 수표를 부도낸 혐의만 유죄로 판단한 것이다. “증인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증인들이 검찰의 압박에 못이겨 거짓 진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당시 항소심 재판장은 장병우 전 광주지법원장. 그는 2010년 광주고법 부장판사 재직 당시, 탈세 및 횡령 혐의로 기소된 허재호(72) 전 대주그룹 회장에게 벌금 254억원을 선고하면서, 벌금을 내지 않고 노역(勞役)을 할 경우 일당(日當)을 5억원으로 정한 사실이 최근 드러나 논란을 빚었다. ‘황제 노역 판결’이란 비난이 일자 최근 사표를 내고 법원을 떠났다. 장 전 원장은 광주·전남 지역에서만 29년간 판사로 근무한 ‘지역 법관(향판)’이었다. 그의 형은 기획예산처 장관 출신인 장병완(62·재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다.

일각에선 장 전 원장이 여씨에 대해서도 관대한 판결을 내린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당시 항소심 공판에 참여했던 검사는 “증거에 대한 재판부와 검찰의 판단이 달랐다. 재판부의 증거 판단이 잘못됐다고 판단해 상고를 했다”면서도 “재판부의 판결은 존중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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