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3.13 05:50
김대식 KAIST 교수 사진
김대식 KAIST 교수·뇌과학
중국산 미세먼지가 우리를 괴롭힌다. 분명히 대낮인데도 어두운 저녁같이 앞이 안 보인다. 목이 칼칼하고 머리가 지끈거린다. 미세먼지로 덮여 있는 뿌연 하늘만 보다 얼마 전 스위스 출장 때 너무나 파랗고 선명한 하늘을 보고 놀라는 나 자신을 느끼며 황당해하기도 했다. 말이 '미세먼지'지 사실 우리에겐 참으로 친숙한 '스모그'다. 대기오염이 사회적 문제가 되기 전이던 1970년대, 80년대에도 우리가 자주 경험했던 그 스모그 말이다.

미세먼지가 인체에 미치는 해로운 영향은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초미세먼지는 폐포까지 깊숙하게 침투해 각종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면역 기능을 악화시키고 임신부와 태아에게 해롭다.

'몸'에만 영향을 주는 게 아니다. 최신 연구들에 따르면 초미세먼지는 뇌와 마음에도 영향을 준다고 한다. 코 내부에는 후각신경세포가 자리 잡고 있다. 코를 통해 침투한 초미세먼지는 이런 후각신경세포를 타고 두개골 안의 뇌로 전달된다는 것이다. 아직 자세한 신경생물학적 메커니즘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뇌 안으로 침투한 초미세먼지는 다양한 문제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어린아이의 인지 발달이 느려지며 노인의 기억력과 인지 능력을 떨어뜨린다. 초미세먼지는 기억력을 좌우하는 '해마(hippocampus)'신경세포에 직접적 영향을 주며, 우울증 증세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결국 스모그는 우리의 몸과 마음을 동시에 아프게 한다는 말이다.

중국산 스모그의 가장 큰 문제는 '중국산'이라는 점이다. 우리가 직접 나서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말이다. 하지만 중국이라는 초강대국을 이웃으로 둔 우리가 미세먼지보다 더 걱정해야 할 것이 또 하나 있다. 멀지 않은 미래에 미국과 치를 군사·경제·문화 전쟁에서 중국은 대한민국을 자기들의 정치적 '폰(pawn·체스 게임의 졸병)'으로 이용하려고 한다는 점이다. 중국산 미세먼지를 경험하며 느끼는 오늘날 우리의 무력함이 더 큰 정치적 무력함으로 이어지지 않게 하려면 대한민국은 지금 이 순간 무엇을 해야 할지 걱정할 때다.

김대식 | KAIST 교수·뇌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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