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3.11 05:35

"女작가들, 주변 가정사 녹여내
中과 달리 창작활동 자유롭고 배우·제작진도 내용 관여못해"

"한국 드라마 작가의 90%는 여성이다. 대부분 집에서 아이를 돌보며 극본을 쓰는 아줌마다."

최근 한국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중국명 星星)' '상속자들' '응답하라 1994' 등이 중국 전역에서 잇따라 인기를 끌자, 중국 매체들이 한국의 드라마 대본 제작 과정과 작가들 면면까지 심층 분석에 나섰다.

반(半)관영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은 9일 "한국 드라마의 인기 비결에는 잘생기고 예쁜 주인공도 있지만, 아줌마 작가들의 노력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전했다. '아줌마'라는 표현은 한국식 발음을 그대로 옮겨 '阿祖媽(중국어 발음 '아쭈마')'라고 썼다. 기혼 여성 작가들의 특징도 소개했다. 이 매체는 '별에서 온 그대'의 극본을 쓴 박지은 작가의 말을 인용, "한국 여성들은 지적 수준이 높고 섬세하다. 가사를 하면서 한가한 시간에 글을 쓰기 때문에 실패해도 괜찮다는 자세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러한 주변 환경이 작가들에겐 긴 분량의 대본을 써내려가는 데 도움이 되고,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정사와 애정사도 쉽게 녹여낼 수 있다고 했다.

중국 매체들은 한국에서 인기 드라마 작가의 권위가 주연 배우만큼이나 높고 제작진조차 내용에 관여하기 어렵다는 점에 주목했다. 드라마나 영화가 엄격한 검열을 거쳐 제작되는 중국과 달리 한국은 자유로운 창작 활동을 보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망(中國網)은 "한국 유명 작가들은 최소 1편당 2000만원 이상의 원고료를 받고 활동한다"면서 "한국에선 감독이나 배우가 대사에 손대는 것을 매우 예의 없는 행동으로 여긴다"고 전했다. 한국 드라마가 진작부터 '불치병' '교통사고' '주인공은 절대 죽지 않는다'는 뻔한 코드에서 탈피할 수 있었던 것은 이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영화감독 자오바오강(趙寶剛·59)은 "한국 드라마는 대본을 써가면서 촬영해 시청자의 반응을 반영하지만, 중국은 드라마 제작을 완결해서 방송사에 판매하는 구조"라며 "이런 식으로는 한국과 같은 드라마를 절대 만들어낼 수 없을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