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사한 화면+당돌한 인물+독특한 장르

입력 : 2014.03.11 05:36

중국을 배 아프게 한 드라마 韓流… '별그대' 인기 비결 3가지

‘별에서 온 그대’의 주인공 전지현·김수현.
‘별에서 온 그대’의 주인공 전지현·김수현. /HB엔터테인먼트 제공

"지금 중국은 한류(韓流) 3기가 열린 분위기다."

최근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 그대')가 중국에서 각종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에 대한 한국콘텐츠진흥원 중국사무소 관계자의 반응이다. 중국의 첫 한류 드라마 붐은 MBC '사랑이 뭐길래'가 진출한 1997년. 2005년 '대장금'이 그 뒤를 이었지만 '별 그대'의 인기는 전례를 뛰어넘는다. 중국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왕치산 서기가 "우리는 왜 이런 드라마를 못 만드느냐"고 통탄했고,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7일 중국의 '별 그대' 열풍을 1면 톱기사로 다뤘을 정도다. 이유를 알아봤다.

①때깔: 몽환적 화면·음악의 조화

'별 그대'의 중국 판권 수출 담당자 황모(44)씨는 "드라마를 본 중국인들이 마치 꿈꾸는 것 같다더라"며 "화사하면서도 몽환적 화면이 중국엔 없는 색채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가수 린이 부른 주제곡 '마이 데스티니'도 큰 몫을 했다. 황씨는 "중국 드라마는 음악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음악감독이 없는 경우도 많다. 이번 '별 그대' 현상을 통해 중국 제작자들도 좋은 영상과 음악이 합쳐졌을 때의 시너지를 알게 됐을 것"이라고 했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한장면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한장면

②캐릭터: '엽기적' 전지현과 '완벽남' 김수현

베이징 시민 우훼이링(여·42)씨는 '캐릭터'를 인기 비결로 꼽았다. 우씨는 "극 중 천송이(전지현)는 톱스타이면서도 가식적이지 않고 사랑 앞에 저돌적인 캐릭터더라. 이는 중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로 판빙빙·장쯔이가 여기에 해당한다"고 했다. 또 "김수현은 중국에서 거의 인지도가 없었지만 이번 드라마에서 잘 생기고 진중하면서 능력까지 완벽한 외계인 역할로 중국 여심을 뒤흔들었다"고 했다.

숨은 흥행 공신이 한 명 더 있다. 배우 박해진이다. 그는 2011년부터 '첸더더의 결혼기' 등 중국에서 제작한 드라마에 출연하며 큰 성공을 거뒀고, 오는 18일 외국인 최초로 중국 '배우공민공익대상'까지 수상한다. 드라마 평론가 공희정씨는 "박해진의 출연이 자칫 어색할 수 있는 한국 드라마에 대한 이질감을 확 줄였다"고 했다.

③장르: 사극·로맨틱 코미디의 궁합

장르를 섞는 실험이 성공했다는 평도 있다. 드라마 평론가 윤석진씨는 "역사물과 로맨틱 코미디의 결합이 성공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400년 전 조선에 도착한 외계인이 현재까지 신분을 세탁하며 살다가 첫사랑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스토리가 중국인을 홀렸다는 얘기다. "사극에 익숙한 중국인들은 역사물에 대한 관심은 높은 반면, 로맨틱 코미디의 작품 수준은 낮은데, 이 둘을 모두 충족시킨 것 같다"고 했다.

이번 성공이 향후 중국 자본의 한국 드라마 진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신혜선 전임연구원은 "최근 한국 드라마에 자국 회사나 제품의 PPL(간접광고)이 가능한지 묻는 중국 광고기획사들이 늘었다"면서 "한국 드라마의 파워를 알게 된 중국의 거대 자본이 한국 드라마 제작의 큰손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