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별그대' 빛낸 별, 전용기로 모신 중국

입력 : 2014.03.10 05:28

- 국빈급 대우받는 '도민준'
방송 출연료만 무려 5억원, 녹화장 티켓 500만원에 암거래
- 상처입은 中 문화 자부심
"우린 이런 작품 왜 못 만드나" "검열에 상상의 날개 꺾여"
- 해외서도 집중조명
'한국드라마, 중국 모범 될까' 미국 WP, 1면에 기사 실어

"중국은 최근 테러 사건에 정부 부패, 경제성장 둔화 등 수많은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 드라마 한 편이 중국을 매료시켰다."

워싱턴포스트(WP)가 8일(현지 시각) 최근 한국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약칭 '별그대')가 중국에서 일으키고 있는 열풍을 집중 조명했다. 이날 WP는 1면에 '한국의 드라마가 중국의 모범이 될까(Could a Korean soap opera be China's guiding light)'라는 제목의 중국발 기사와 함께 '별그대' 주인공인 배우 전지현·김수현의 사진을 실었다.

중국 '별그대' 열풍에 문화 충격

WP는 "최근 중국에서 '별그대'의 인기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라며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이 '치맥(프라이드 치킨+맥주)'을 언급한 뒤로 이 단어는 인터넷에서 가장 큰 화제가 됐으며 중국 식당에선 '치맥 세트'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장쑤(江蘇)성의 한 임신 여성이 밤늦게까지 드라마를 몰아 보며 치킨과 맥주를 먹다가 유산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는 현지 언론 보도를 전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 8일자 1면에 실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기사 사진
미국 워싱턴포스트(WP) 8일자 1면에 실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기사. /워싱턴포스트
중국에서 '별그대'란 단어의 온라인 조회 수는 25억회에 이른다. WP는 "400년 전 지구에 온 외계인이 오만한 스타와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 서양 시청자들에게는 기이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왕치산(王岐山) 공산당 중앙기율위원회 서기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분임 토의장에서 '별그대'를 극찬했고,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에서는 '왜 중국이 이런 히트작을 만들지 못하느냐'가 의제로 등장했다"고 전했다.

'별그대' 열풍은 단순한 드라마 문제가 아니라 중국 문화의 긍지에 상처를 입힌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WP는 "2008년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쿵푸팬더'가 큰 인기를 끌었을 때 중국에서는 '팬더가 중국에서 쿵푸(쿵후)를 배우는 내용을 왜 미국 제작자가 만들어야 했는가'라는 회의가 일었다"며 "이번 '별그대'에 중국이 느끼는 불안감은 (쿵푸팬더 때보다) 더 심하다"고 했다. 중국은 오랫동안 스스로를 '동아시아 문화의 근원'이라고 여겼지만, 일본 만화와 한국 드라마가 이를 위협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중국의 유명 감독 펑샤오강(馮小剛)은 "중국의 검열 제도 때문에 상상의 날개가 꺾였다"고 했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도민준 역을 맡은 주연배우 김수현이 8일 중국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을 방문해 인기 예능프로그램 ‘최강대뇌(最强大腦)’ 녹화에 참가하고 있다. 현지 방송국은 김수현에게 전세기를 제공하고, 녹화장에 각종 보안장비를 설치해 안전사고에 대비했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도민준 역을 맡은 주연배우 김수현이 8일 중국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을 방문해 인기 예능프로그램 ‘최강대뇌(最强大腦)’ 녹화에 참가하고 있다. 현지 방송국은 김수현에게 전세기를 제공하고, 녹화장에 각종 보안장비를 설치해 안전사고에 대비했다. /장쑤위성TV 웨이보
한류 스타 방문에 국빈급 대우

'별그대'의 남자 주인공이자 신한류(新韓流) 스타의 대표 주자인 김수현(26)은 8일 오전 장쑤성 난징(南京)을 방문, '국빈급' 대우를 받았다. 김수현은 장쑤위성TV의 '최강대뇌(最强大腦)'라는 인기 예능 프로그램 출연차 중국을 찾았다. 이 방송국은 김수현의 출연을 성사시키기 위해 전세기를 제공하고, 출연료로 300만위안(약 5억2000만원)을 제시했다.

김수현의 출연 소식에 '최강대뇌' 프로그램의 녹화장 입장권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무작위 추첨으로 무료 배포하는 입장권은 인터넷에서 3만위안(약 520만원)에 거래됐다. 방송국은 초특급 게스트의 출연에 각종 보안 장비를 설치해 안전사고에 대비했다. 녹화장은 가방은 물론 액체류 반입이 금지됐다. 방청객과 취재진은 명찰을 달고 지정된 좌석에 앉아야 했다. '별그대'에서 김수현과 호흡을 맞춘 전지현(33)도 21일 상하이를 방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