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니까(學而時習) 청춘이다

입력 : 2014.03.06 05:23

[20代 직장인에게 권하는 공부론]

사회란 숲 읽으려면 독서는 필수
취업 위한 단기적 학습보단 삶의 방향 맞춘 실사구시형으로
하나를 알아도 제대로 알아야

"요즘처럼 급속도로 변화하는 세상에서 지식과 정보의 수명은 3년밖에 안 된다. 직업인으로 살아남으려면 공부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100권이 넘는 저서를 낸 '자기 계발 전도사' 공병호(54·공병호경영연구소장)씨가 20대 직장인에게 주는 충고다. 초등학교 때부터 16년간 공부에 매달려 살다가 갓 대학 문을 나선 새내기 직장인에게 "또 공부해야 한다"고 말하는 건, 가혹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수명 100세 시대'를 살아갈 20대들에게 공부는 여기(餘技)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이다. 공부의 고수(高手) 7명이 20대 직장인에게 들려주는 공부론(工夫論)은 어떤 것일까.

◇"평생 학습 시대가 왔다"

진화생물학자 최재천(60)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이젠 90세 넘게 살게 되면서 노동 인생도 60~70년으로 늘어나게 됐다. 평생 직장을 대여섯 군데 옮겨다니는 시대가 됐기 때문에 배움에는 끝이 없다"고 말한다. 고전문학 연구자 정민(53) 한양대 교수는 "공부는 평생 함께 가는 동행이다. 세상 공부는 더 살벌한 진검 승부다. 제대로 하고 똑바로 하지 않으면 뒷감당이 안 된다"고 했다. 베스트셀러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을 쓴 신정근(49) 성균관대 유학·동양학부 교수는 "대학 전공은 극히 작은 부분에 불과하기 때문에 전체를 읽어내려면 공부해야 한다. 사회에서 만나는 건, 나무가 아니라 숲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공부 高手 7人이 말하는 공부론.
지난해 '가야금 명인 황병기의 논어 백가락'을 펴낸 황병기(78)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공부 예찬론자'다. "자기 계발을 통해 창의력을 키우고 교양을 쌓기 위한 공부는 죽을 때까지 해야 한다. 무엇보다 모르는 것을 알아가는 것 자체가 기쁨이다. 공자의 말씀이 딱 맞다. '논어' 첫 구절이 배움의 기쁨으로 시작하지 않는가."

강상중(64) 일본 세이가쿠인(聖學院) 대학 교수는 "세계는 수수께끼로 가득 차 있으며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에 평생 배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공부의 방향은

공병호 소장은 가치 창출에 실질적으로 도움 되는 실사구시형 학습법을 내건다. "범용형(汎用型) 공부는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없다. 자기 경력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그림을 그리고, 거기에 필요한 단기·중기·장기 지식을 조준해서 공부해야 한다." 정민 교수는 "방향을 잡아야 목표가 나온다. 방향을 못 잡으면 열심히 할수록 목표에서 멀어질 수 있다. 방향을 제대로 잡으려면 문제를 똑바로 직시해야 한다"고 했다. 이덕환(60)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스스로 반론을 제기하는, 비판적이고 독립적인 생각을 갖기 위한 공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취업을 위해 빡세게 공부하고 일단 목표를 달성하면 책을 덮는 건 낡은 공부법이다. '공부는 나의 삶'이라는 생각으로 꾸준히 즐기면서 공부하는 방법이 필요하다"(최재천 교수)거나 "씹어먹는 공부를 하자.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면서, 내 것으로 만드는 공부를 해야 한다. 나에게 익숙하지 않은 것을 공부해야 한다"(신정근 교수)는 의견도 나왔다.

◇"공부 비결, 이 책 안에 있다"

최재천 교수는 "독서를 통한 자기 학습의 방법론이 다양하게 소개돼 있다"며 정민 한양대 교수가 쓴 '오직 독서뿐'을, 황병기 교수는 "공부는 자기 완성을 위해 한다는 방법론을 정확히 짚었다"며 '논어'를 추천했다. '피터 드러커의 자기경영노트'를 고른 공병호 소장은 "드러커는 1년에 3개월씩 새로운 주제를 정해 공부함으로써 광범위한 지식을 섭렵하고, 지적 호기심을 유지하는 법을 알려준다"고 했다. 정민 교수는 "생각을 간추리는 데 효과적"이라며 일본 언어학자 도야마 시게히코의 '사고정리학'을 추천했다. 강상중 교수는 막스 베버의 '직업으로서의 학문'을, 이덕환 교수는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를, 신정근 교수는 '김영민의 공부론'을 들었다.


[공부에 소질없다 자책마라, 다산은 꾸준함을 응원했다]

'소년이로학난성(少年易老學難成·소년은 늙기 쉽고 배움은 이루기 어렵다). 일촌광음불가경(一寸光陰不可輕·짧은 시간도 가볍게 여길 수 없다).'

중국 송나라 학자 주희(朱熹)가 젊은이들에게 학문을 권하며 끊임없이 노력할 것을 당부한 글이다. 동아시아에서 '권학문(勸學文)'의 전통은 유구하다. 당나라 학자 한유(韓愈)는 "어진 이와 어리석은 이는 애초에 같았으나 배움의 힘에 따라 마침내 길을 달리한다"고 했고, 시인 백낙천(白樂天)은 "밭이 있어도 갈지 않으면 창고가 비고, 책이 있어도 가르치지 않으면 자손이 어리석어진다"고 배움을 권했다.

다산 정약용(丁若鏞)은 공부에 소질이 없다고 자책하는 제자에게 "외우기를 빨리하면 소홀하게 되고, 글짓기를 빨리하면 부실하게 되고, 이해를 빨리하면 거칠게 되는데 너는 그런 단점이 없구나"라며 부지런히 공부할 것을 권했다. 일본 지식인 후쿠자와 유키치(福澤諭吉)의 저서 '학문을 권함'은 일본의 근대를 이끈 책으로 유명하다.


김기철 | 기자
이한수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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