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3.03 05:48

군사-정보전문가들, 국장실 TV 인터뷰 화면 집중분석

전 미국 NSA(국가안보국) 계약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NSA 무차별 감청 의혹 폭로로 유명해진 미국 국방부 산하 정보기관 NSA. 요즘 미국의 군사-정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 최고의 통신감청과 암호해독 기관의 책임자가 감청과 도청을 막기 위해 사용하는 극비통신장비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미국 CBS 방송의 시사프로그램인 '60 MINUTES'가 지난해 12월 15일 방영한 'INSIDE THE NSA’에 노출된 NSA국장 집무실.
미국 CBS 방송의 시사프로그램인 '60 MINUTES'가 지난해 12월 15일 방영한 'INSIDE THE NSA’에 노출된 NSA국장 집무실.
사정은 이렇습니다. 미국 유명 시사프로그램인 CBS 방송의 ‘60 minutes’은 지난해 12월 15일 NSA 특집을 방송했습니다. 이 때 이례적으로 케이스 알렉산더 NSA 국장이 직접 출연, 자신의 집무실에서 인터뷰를 갖고 NSA활동의 필요성을 설명했습니다(http://www.cbsnews.com/videos/inside-the-nsa-the-copts). 그러나 알렉산더 국장 스스로 TV방송과는 처음으로 인터뷰를 했다고 밝힌 이 프로그램에서 NAS국장 집무실이 공개되면서 의도하지 않게 그의 책상 등에 설치된 컴퓨터와 화상전화, 비화기 등이 낱낱이 드러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요즘 전세계 군사전문가-정보전문가들의 포럼 등에는 이에 대한 분석이 한창입니다.

CBS에 공개된 알렉산더 국장의 집무실은 메릴랜드주 포트 조지 미드 군사기지 내에 있는 NSA 본부단지의 2B 빌딩 8층에 있습니다. 내부는 책상과 회의용 대형탁자, 또 한쪽에는 소파와 커피탁자 등으로 꾸며져 일반기업 CEO(최고경영자) 집무실과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통신장비 등은 각종 보안장치로 무장돼 있었습니다
안치용의 씨크릿 오브 코리아.
안치용의 씨크릿 오브 코리아.

미국 CBS 방송 시사프로그램인 '60 MINUTES'가 지난해 12월 15일 방영한 ‘INSIDE THE NSA’에 노출된 NSA국장 집무실.
미국 CBS 방송 시사프로그램인 '60 MINUTES'가 지난해 12월 15일 방영한 ‘INSIDE THE NSA’에 노출된 NSA국장 집무실.
CBS 방송을 통해 확인된 알렉산더 국장 집무실의 극비통신장비는 화상전화와 비화기, 레드폰, 국가안보국 내부에서 주로 사용하는 NSTS 전화, 컴퓨터 등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극비통신 장비는 과연 어느 회사가 만든 장비이며,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을까요?
탄드버그사의 화상통신시스템./인터넷 캡쳐
탄드버그사의 화상통신시스템./인터넷 캡쳐
먼저 알렉산더 국장 책상의 왼편(화면 기준)에 대형 모니터가 보입니다. 화상전화 모니터이며, 바로 위에 카메라가 달려 있습니다. 이른바 VTC, 즉 비디오 텔리컨퍼런싱(VIDEO TELECONFERENCING) 스크린으로, 노르웨이 통신회사 탄드버그(TANDBERG)사가 제작한 것입니다. NSA로부터 ‘타입1’, 즉 ‘1등급 보안인증’을 받은 장비이며, 이 회사는 지난 2010년 미국 시스코시스템스에 인수됐습니다. 이 장비는 1급 비밀까지 안심하고 논의할 수 있는 장비로 정보기관 등이 이용하는 보안IP망인 JWICS망을 통해 영상과 음성이 전송되는데 이때 암호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L3 커뮤니케이션의 STE./인터넷 캡쳐
L3 커뮤니케이션의 STE./인터넷 캡쳐
알렉산더 국장의 왼쪽 어깨 뒤로 보이는 전화가 이른바 비화기 STE(SECURE TERMINAL EQUIPMENT)로, 이 집무실에 설치된 장비는 L3 커뮤니케이션이 생산한 장비라는 것이 정보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이 비화기 역시 1급 비밀도 음성통화가 가능하도록 인가된 것이며, 통화 상대방이 동일한 전화기를 사용하거나 이에 준하는 비화기를 사용할 때만 상호통화가 가능합니다.

이 비화기는 1980년대 후반까지 미국에서 사용된 비화기 STU-3 시스템의 뒤를 이은 장비로 알려져 있으며, 미 정부와 군, 군계약 사업자 등에 약 40만대가 설치되어 운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극도의 비밀사항은 이 전화로는 논의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레이시온사의 IST./인터넷 캡쳐
레이시온사의 IST./인터넷 캡쳐
다음 알렉산더 국장의 뒷쪽 컴퓨터 책상의 오른편에 있는 흰색전화, 이 전화는 국방부와 각군 지휘부 등의 통신에 사용하는 비화기입니다. IST(INTEGRATED SERVICES TELEPHONE)폰으로 알려진 전화기로 집무실에 설치된 전화는 흰색입니다만 국방부레드스위치교환망(DEFENSE RED SWITCH NETWORK)를 통하게 되므로 레드폰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집무실 내 이 흰색 IST폰은 일렉트로스페이스시스템에서 개발하고 레이시온사가 제조한 것입니다.
텔리코어사의 IST2./인터넷 캡쳐
텔리코어사의 IST2./인터넷 캡쳐

미국 오바마 대통령 집무실 책상 위에 놓인 텔리코어사의 IST 2./백악관 공개 사진
미국 오바마 대통령 집무실 책상 위에 놓인 텔리코어사의 IST 2./백악관 공개 사진
지난 2003년부터는 2세대 모델인 이른바 ‘IST-2’폰이 보급됐습니다. 지난 2009년 3월 29일 백악관이 공개한 오바마 대통령의 집무실 사진에서도 2세대 레드폰(텔리코어사 IST-2폰)이 설치된 사실이 공개됐습니다만 NSA국장은 구모델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 집무실 책상 위의 시스코IP 폰과 루슨트 테크놀로지의 전화기./백악관 공개 사진
미국 오바마 대통령 집무실 책상 위의 시스코IP 폰과 루슨트 테크놀로지의 전화기./백악관 공개 사진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11년 7월 21일 백악관이 공개한 사진에서 집무실에 시스코 IP 폰과 루슨트폰을 설치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미국 대통령과 각부 장관의 직통전화를 위해 특수보안IP망을 사용한 시스코 IP폰이 지급됐지만 NSA 국장 집무실에 신형 IP폰은 보이지 않습니다. NSA국장과 대통령과의 직통라인은 없는 것으로 추정됩니다.이는 NSA가 국방부 산하에 있으며 미국의 모든 국가정보활동은 국가정보국장 지휘 하에 있기 때문에 NSA국장이 아닌 국가정보국장과 대통령 사이에 직통전화가 구축돼 있음을 의미합니다.
미국 CBS 방송의 시사프로그램인 '60 MINUTES'가 지난해 12월 15일 방영한 ‘INSIDE THE NSA’에 노출된 NSA국장 집무실.
미국 CBS 방송의 시사프로그램인 '60 MINUTES'가 지난해 12월 15일 방영한 ‘INSIDE THE NSA’에 노출된 NSA국장 집무실.
알렉산더 국장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지만 왼쪽 어깨 STE 폰 옆으로 하얀색 코드가 보입니다. 이 코드는 국가보안전화시스템(NSTS)망에 접속된 전화기이며, 1급비밀까지 논의할 수 있는 전화기로 NSA 내부에서 주로 이 전화기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노르텔사의 M3904./인터넷 캡쳐
노르텔사의 M3904./인터넷 캡쳐
이 화면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다른 NSA 내부화면에서는 NSTS 전화기로 캐나다 통신장비회사인 노르텔에서 만든 전화기인 노르텔 M3904 모델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이 전화기는 이스라엘 총리(2012년 12월)와 영국 총리 집무실에서도 목격됐습니다. 노르텔은 지난 2009년 미국의 통신회사 아바야(옛 이름 루슨트 테크놀러지)에 인수됐습니다.

알렉산더 국장이 사용하는 컴퓨터는 책상 뒷편에 놓여 있으며 모니터 2개와 그 사이에 휴렛 패커드의 키보드 한개가 보이며 ‘KVM 스위치’라고 쓰여진 컬러 스티커가 보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이들 전문가들은 CBS에서 스쳐 지나가는 단 한프레임의 화면도 놓치지 않는 치밀함을 보였고 이는 한장의 사진도 필요한 사람에게는 매우 소중한 정보가 된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KVM스위치(키보드-비디오-마우스 스위치)란 하나의 컴퓨터 장비로 각각 보안등급이 다른 전산망에 접속, 다른 비밀등급의 작업을 할 수 있는 장비입니다. 쉽게 말하면 이 스위치를 조작함으로써 대외비, 이급비밀, 일급비밀 등 각각 다르게 관리되는 보안전산망에 접속할 작업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화면에 보이는 KVM스위치는 아보슨트사가 개발한 ‘스위치뷰 SC4’라는 장비라고 합니다
아보슨트사의 KVM스위치-스위치뷰 SC4./인터넷 캡쳐
아보슨트사의 KVM스위치-스위치뷰 SC4./인터넷 캡쳐
알렉산더 국장 집무실에 설치된 컬러 스티커에는 비밀이 아닌 것을 의미하는 녹색과 이급비밀을 의미하는 붉은 색, 일급비밀을 의미하는 오렌지색이 표시돼 있는 것으로 미뤄 이 3개 망에 접속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알렉산더 국장은 오는 14일 퇴임하며 후임에는 마이클 로저스 해군제독이 임명됐습니다. 알렉산더 국장이 CBS 방송에 출연한 것은 에드워드 스노든의 거듭된 폭로로 미국 국가안보를 지키는 NSA가 마치 악의 축처럼 오도되는 상황에서 NSA의 역할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CBS의 ’60 minutes’ 방송 직후 CBS가 국가정보기관의 사생활 침해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NSA의 홍보물로 전락했다는 비난이 적지 않았습니다. 이같은 배경 속에서 CBS가 이례적으로 NSA 국장 집무실에 접근할 수 있었고 그 바람에 NSA 국장이 사용하는 첨단 통신장비가 노출된 것입니다. 전세계의 정부-군사 기관 뿐 아니라 민간인의 통신까지도 사찰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NSA의 첨단 통신장비가 노출 됨에 따라 이번에는 NSA와 미국 정부가 감청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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