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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보다 100배 힘센 인공근육 개발… 로봇·의료기기 등 소형화 가능해져

입력 : 2014.02.21 05:45

국내 연구진, 국제 공동 연구… 나일론에 전류 흘리면 수축

국내 연구진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진이 사람 근육보다 100배나 더 큰 힘을 낼 수 있는 인공 근육을 개발했다. 인공 근육은 로봇이나 의료기기, 의류 등 다양한 곳에 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텍사스대 레이 바크만(Baughman) 교수 연구진은 "낚싯줄이나 재봉실을 꼬아서 온도에 따라 사람 근육처럼 수축과 이완을 하는 인공 근육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한양대 김선정 교수팀과 호주·캐나다·터키·중국 연구진도 참여했다.

인공 근육의 원료인 나일론 낚싯줄(맨 왼쪽)을 코일 모양으로 계속 꼬아 만든 인공 근육들. 맨 오른쪽 편물 모양의 인공 근육에는 32개의 두 가닥짜리 인공 근육이 들어갔다
인공 근육의 원료인 나일론 낚싯줄(맨 왼쪽)을 코일 모양으로 계속 꼬아 만든 인공 근육들. 맨 오른쪽 편물 모양의 인공 근육에는 32개의 두 가닥짜리 인공 근육이 들어갔다. /Science 제공
실험 결과 인공 근육은 사람 근육보다 100배나 더 무거운 무게를 들어 올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 머리카락의 10배 정도 굵기의 낚싯줄 다발을 꼬아 만든 인공 근육은 7㎏ 이상의 무게를 들어 올렸으며, 100가닥의 인공 근육으로는 800㎏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김선정 교수는 "인공 근육에 대한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탄소나노튜브처럼 특수 재료를 많이 써 가격 문제로 상용화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이번엔 낚싯줄이나 재봉실 같은 저렴한 제품을 써 상용화에 큰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낚싯줄과 재봉실의 원료인 나일론이 열을 받으면 수축하고 온도가 내려가면 늘어나는 성질에 주목했다. 나일론에 금속 선을 넣어 전류를 흘렸다 끊었다 하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할 수 있는 것. 연구진은 낚싯줄을 코일 모양으로 감아 원래 길이의 50%까지 수축할 수 있게 만들었다. 사람 근육은 수축률이 20%에 그친다.

텍사스대 바크만 교수는 "인간형 로봇이나 근력 강화용 입는 로봇은 모터나 유압장치로 힘을 내 소형화와 경량화에 한계가 있었다"며 "인공 근육은 먼저 로봇에 널리 이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인간형 로봇의 얼굴 근육에 이용하면 좀 더 자연스러운 표정을 만들 수 있으며, 온도에 따라 공기구멍이 열리고 닫히는 스마트 직물도 만들 수 있다. 내시경이나 수술기구를 정밀하게 구동하는 장치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21일자에 주요 논문으로 실렸다.

이영완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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