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2.10 15:43 | 수정 : 2014.03.09 13:52

한국인은 탄수화물 최소필요량의 3배 섭취

쌀 소비가 또 줄었다. 지난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양곡소비량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한국인은 이제 더는 ‘밥심’으로 살지 않는다. 대략 한 사람이 하루에 겨우 두 공기의 밥을 먹는 수준이다. 밥 말고도 먹을 것이 많아진 덕분이다.

그런데 쌀은 적게 먹는데도 탄수화물 섭취량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탄수화물 과잉섭취는 곡물을 주식으로 하는 농경사회에서 흔히 나타나는 대표적인 영양불균형 문제다. 우리 밥상도 예외가 아니다.

탄수화물 많이 먹는 사람 오히려 칼슘ㆍ철분 부족해

탄수화물이란 필수 영양소의 일종으로 단일 물질이 아니라 다양한 구조의 여러 화합물을 포함한 개념이다. 포도당이나 과당, 젖당 등의 단순구조 물질부터 녹말(전분)과 같은 고분자 물질, 그리고 식이 섬유소까지도 모두 탄수화물에 포함된다.
아침식사로 토스트에 잼을 바르고 단 커피와 함께 먹는다면 탄수화물을 과다 섭취하게 된다.
아침식사로 토스트에 잼을 바르고 단 커피와 함께 먹는다면 탄수화물을 과다 섭취하게 된다.
탄수화물은 가장 중요한 기능인 에너지, 공급 이외에도 혈당조절, 단백질대사, 지방대사에도 꼭 필요한 물질이다. 그런데 반대로 탄수화물을 너무 많이 먹어도 문제다. 탄수화물 과잉섭취는 비만이나 고지혈증을 유발할 수 있고 당뇨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인간에게 필요한 최소량의 탄수화물을 하루 약 100g으로 본다. 우리나라 성인은 하루 평균 309.4g의 탄수화물을 먹었다. 무려 최소 필요량의 3배 이상을 먹은 셈이다.

한국영양학회에서는 탄수화물의 영양섭취기준을 총 에너지의 55~70% 수준에 맞추도록 권장하고 있다. 탄수화물 섭취 수준과 건강관련 지표들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데이터는 매우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준다.

탄수화물을 전체 에너지의 70% 이상 섭취한 그룹에서는 적정 수준으로 섭취한 그룹에 비해 혈압이 높고 혈중지질의 농도와 혈당 역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비만의 지표인 체질량지수와 허리둘레도 탄수화물을 전체 에너지의 70% 이상 섭취한 그룹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토스트에 잼 바르고 설탕커피 마시면 최악
탄수화물을 전체 에너지의 70% 이상 섭취한 그룹은 칼슘, 철분을 비롯한 각종 필수 영양소의 섭취가 55~70% 그룹보다 오히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탄수화물 과잉이 영양불균형을 초래한 것이다. 반면 55% 이하로 탄수화물을 적게 섭취하는 그룹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 실험 결과는 실제로 탄수화물을 55% 이상 먹을 필요가 없음을 의미한다. 2012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한국인의 탄수화물 섭취는 전체 에너지의 64.5%로 나타났다.

잼 바른 토스트와 단 커피 함께 먹으면 최악의 조합

탄수화물 과잉섭취가 건강문제와 영양불균형을 초래하는 이유는 대부분의 탄수화물 식품이 탄수화물 이외에 다른 필수영양소를 충분히 함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탄수화물 식품을 먹을 때에는 반드시 다양한 식품을 함께 섭취해 영양균형을 맞춰야 한다.

토스트에 잼 바르고 설탕커피 마시면 최악
영양균형을 맞추려면 밥만 먹지 말고 반찬을 골고루 먹어야 한다. 그런데 반찬 역시 탄수화물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을 선택한다면 상당히 곤란해진다. 탄수화물은 각종 곡류, 감자나 고구마 등에 많이 들어 있다. 감자볶음이나 고구마조림, 도토리묵무침, 토란탕이 반찬이라면 밥을 조금 덜 먹어야 한다.

감자전이나 녹두전, 고구마튀김을 배부르게 먹었다면 밥을 아예 먹지 않아도 된다. 잡채나 낙지소면 등은 면이 많이 들어가는 음식임에도 반찬으로만 인식되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잡채나 낙지소면에도 얼마든지 한 끼 식사가 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탄수화물이 들어 있다.

수제비나 칼국수를 먹거나 라면 국물에 밥을 말아 먹어도 역시 탄수화물 섭취가 과다하기 십상이다. 빵도 그렇다. 빵은 식사가 아니라 간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끼니 때 또 밥을 먹기 때문에 탄수화물을 과잉 섭취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간식으로 떡이나 과자, 찐 감자, 고구마 등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을 먹었다면 다음 끼니에는 밥을 적게 먹어야 한다.

아침식사로 토스트를 먹는다면 최악의 조합은 잼이다. 잼의 당분도 역시 탄수화물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설탕 잔뜩 넣은 커피까지 마신다면 설상가상 탄수화물 범벅의 완결판이다.

탄수화물의 과잉섭취와 그로 인한 영양불균형을 해소하려면 골고루 먹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단순히 여러 가지 음식을 먹는 것만으로 골고루 먹었다고 할 수는 없다. 진정 균형 잡힌 영양섭취를 위해서는 ‘제대로 된 골고루’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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