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1.28 06:00

차분하게 논리적 주장 펼치지 않고 과격한 감정 표출하면 설득력 놓쳐
찬-반 맞서는 주제일 경우엔 '예상되는 반론'에 대한 반박까지 붙여라

논설문의 핵심은 논리적 설득입니다. 설득을 논리적으로 하려면 잘 짜여진 뼈대를 갖춰야 합니다. 수필처럼 가벼운 글은 쓰는 사람 마음대로 스타일을 비교적 자유롭게 택할 수 있는데, 논설문은 어느 정도 정해진 틀을 지켜야 좋은 글이 됩니다.

흔히 논설문을 쓸 때 서론, 본론, 결론을 나눠 쓰는 것은 대부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본론에서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펼치려면 어떤 틀에 맞춰 어떤 순서로 주장을 펴는 것이 좋은지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예를 들어 ‘나는 6세 이하 어린이의 식당 출입에 반대한다’는 논설문은 다음과 같이 쓸 수 있을 것입니다.

<외국 어느 식당이 6세 이하 어린이들의 출입을 금지시키기로 하여 논란이 되고 있다. 떠들거나 장난을 쳐서 다른 손님에게 불쾌감을 줄 우려가 크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조치는 옳은 것일까.
이 논란은 어린 아이를 둔 가족이 외식할 권리와 다른 손님들이 쾌적하게 식사할 권리 등 두 권리의 충돌이라는 측면에서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사회 구성원 사이에 두 권리가 충돌할 때는 소수의 권리가 더 큰 다수의 권리 혹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희생할 수밖에 없다. 어린이를 둔 가족들이 식당을 찾아 외식을 즐길 권리도 중요하지만 다수의 일반 손님들의 권리가 상대적으로 더 중요하다고 본다. 특히 식당은 공공 장소인데 아이들은 자기 통제력이 떨어져 질서를 깨뜨리는 행동을 할 가능성이 많으므로 6세 이하 어린이의 출입을 금지하는 것은 지나치지 않다고 본다. 아이를 둔 부모들은 더 많은 사람들의 권리와 공공 질서를 위해 양보한다는 생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6세 이하 어린이의 식당 출입을 금지한 식당의 초치는 공공 질서를 위해 불가피했다고 본다.>

이 글은 우선 서론, 본론, 결론의 세 부분으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서론은 무엇을 논할 것인가를 압축적으로 제시하는 부분이고, 본론은 논의를 본격적으로 전개하는 글의 몸통이며, 결론은 주장의 핵심을 밝히며 글을 마무리 하는 부분이죠. 이 글의 ‘서론’은 ‘외국 어느 도시의 ~ 옳은 것일까’이며, 본론은 ‘식당은 공공의 공간이라는 ~ 생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입니다. 마지막 문장 ‘그러므로 ~ 불가피했다고 본다’가 이 글의 결론입니다.
쾌적한 식당 분위기 유지를 위해 어린이들의 출입을 금지한다는 안내문을 게시해 논란을 빚은 외국의 어느 식당. 이처럼 찬성-반대 의견이 부딪치는 쟁점에 관해 논설문을 쓸 때는 자신의 주장을 매우 논리적으로 짜임새 있게 입증해야 한다.
쾌적한 식당 분위기 유지를 위해 어린이들의 출입을 금지한다는 안내문을 게시해 논란을 빚은 외국의 어느 식당. 이처럼 찬성-반대 의견이 부딪치는 쟁점에 관해 논설문을 쓸 때는 자신의 주장을 매우 논리적으로 짜임새 있게 입증해야 한다.
여기서 논설문의 본론 부분을 구성하는 방식을 좀더 살펴보겠습니다. 이 글의 경우처럼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근거 제시 - 실태 분석 - 나의 주장의 순서로 글을 전개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위 예문의 본론을 놓고 보면 이렇게 세 부분입니다.
(근거 혹은 전제의 제시) 사회 구성원 간 권리끼리 충돌할 땐 소수의 작은 권리가 다수의 더 큰 권리를 위해 희생할 수밖에 없다.
(실태 분석) 어린이를 둔 가족의 식당 이용 권리가 작은 권리라면, 다른 다수의 손님들이 쾌적하게 식사할 권리가 더 큰 권리다.
(나의 주장) 6세 이하 어린이의 식당 출입 금지는 옳다.

이러한 골격은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입증하는 것, 즉 논증(論證)의 방식이기도 합니다. 위의 논증 방식은 논리학에서 말하는 이른바 아리스토텔레스의 ’3단 논법‘의 형태이기도 합니다.예를 들어 ‘인간은 모두 죽는다. 소크라테스는 인간이다. 따라서 소크라테스는 죽는다’라고 논증하는 것이죠.

가령 ‘고교생 두발 규제에 반대한다’는 논설문을 쓸 경우라면 본문의 구조를 다음과 같이 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근거 혹은 전제의 제시) 인간은 개성을 표현할 자유와 권리를 가진다
(실태 분석) 고교생은 성숙한 인간이다.
(나의 주장) 고교생에 대한 두발 규제는 인권 침해이므로 옳지 않다.

이처럼 논설문은 주장의 이유와 근거를 명쾌하고도 논리적으로 제시해야 좋은 글이 됩니다. 학생들의 논설문을 읽다 보면 논리적 전개를 제대로 못 하는 경우를 의외로 많이 봅니다. 특히 찬-반 의견이 대립하는 문제에 관해 자신의 주장을 펼 경우 논리적으로 설득을 하지 않고 자기 주장을 감정적으로 과격하게 표출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평가를 받아야 하는 논설문을 그렇게 쓴다면 치명적입니다. 아래 글을 읽어 봅시다. 학생의 두발과 복장 규제에 대해 반대 혹은 찬성하는 글의 일부분입니다.

<학생 관리를 위해 복장과 두발을 규제한다는 말도 우습다. 학생이 사육하는 가축인가? 학생이 교도소에 처넣어야 하는 위험한 사회악 범죄자인가?>

<방학이 끝나고 학교에 가면 아이들의 복장과 두발이 매우 난잡하다. 형형색색의 머리와 화장기 있는 얼굴들이 이리저리 돌아다닌다. 웃기기도 하고 한심해 보이기도 한다.나의 느낌은 한 마디로 말하면 이러하다. 눈꼴 시리다.>

두 글 모두 논리적으로 쓰지 못하고 감정을 터뜨렸습니다. 아마도 학생들에게 매우 민감한 두발 복장 문제여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감정을 터뜨리면 쓰는 사람은 통쾌할지 모르지만 논설문으로선 실격입니다. 논설문은 차분하고 논리적일 때 빛난다는 사실을 잊지 맙시다. 읽는 사람이 ”아, 이 사람 말 맞구나“하고 느끼도록 설득력 있게 써야 합니다.

끝으로 찬-반이 엇갈리는 문제에 관한 논설문을 쓰면서 설득력을 좀더 높이기 위해 필요한 것 하나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예상되는 반론’을 미리 언급하고 이에 대한 자신의 반박까지 쓰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두발 자유화’에 대해 찬성하는 글을 쓰면서 자유화를 해야 하는 이유를 나열한 뒤 이런 표현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두발을 자유화하면 학생들의 탈선을 부추길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우리 학교는 지난 2년 전부터 두발과 교복을 자유화했지만 자유화 이전에 비해 학생들의 문제 행동은 전혀 늘어나지 않았다. 이것만 봐도 두발-복장 자유화가 문제 학생들을 늘릴 것이라는 말이 얼마나 근거 없는 주장인지 알 수 있다.>

어떻습니까. 논쟁의 상대방이 아직 반론을 내 놓지 않았지만, 분명히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반론이 있다면 논설문을 쓰면서 미리 언급을 하고 이에 대한 반박을 해 보십시오. 읽는 사람에게는 논설문의 필자가 여러 가지 생각을 폭넓게 하고 주장을 펴고 있다는 느낌을 줄 것입니다. 논설문의 핵심인 설득력이 높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