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1.16 05:34

[1] 무시당하는 중국인 관광객

중국인 관광객 5명 중 1명 "무시하는 단어·말투 감지"

상하이에서 휴가차 혼자 한국을 찾은 회사원 류샤샤(劉夏夏·여·32)씨는 지난 13일 새벽 서울 동대문에서 쇼핑을 마치고 명동에 있는 호텔로 돌아가려고 택시를 탔다가 '바가지'를 썼다. 택시기사가 미터기도 켜지 않고 가더니 내릴 때가 되자 다짜고짜 실제 요금의 10배도 넘는 7만원을 내라고 한 것이다. 류씨를 더욱 화나게 한 것은 그다음이다. 그는 "(내릴 때) 내가 중국인이라고 기사가 욕을 했다"며 "정확한 의미는 모르지만 그게 욕인 건 아는데 몹시 무례하다"고 말했다.

본지가 요우커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한국인으로부터 무시를 당했다고 느낀 중국인 중 18명이 특정 언어나 말투를 통해 이를 감지했다고 말했다. 요우커들은 5~6명에 한 명꼴로 한국인의 말을 통해 어렴풋이나마 자신이 무시당하고 있음을 알아챘다는 것이다. '짱깨'처럼 한국인들이 중국인을 비하할 때 쓰는 말을 알고 있다고 답한 이도 5명이나 있었다.

우리나라를 20일째 여행 중이라는 자충야오(20)씨는 서울 동대문 시장의 한 식당에서 당한 일 때문에 그동안 한국에 대해 가졌던 좋은 이미지가 한순간에 무너졌다고 했다. 그는 "어눌한 한국 말로 음식을 주문하자 다른 테이블의 한국 사람들이 '짱깨'라고 말하며 비웃었다"며 "나중에 인터넷을 통해 그 말이 중국인을 비하하는 욕설이었음을 알고 참을 수 없는 모욕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인들은 한국에 대해 호감(好感)을 가진 경우가 많다. 본지 설문 결과 한국에 오기 전 한국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가졌다는 응답이 89%, 보통이란 응답도 10%에 달했다. 여기에는 어른이 들어오면 자리에서 일어나는 등 한류(韓流)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예의 바른 한국인의 모습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막상 한국에 와서 겪는 실제 한국인들의 무시와 냉대가 자칫 이들을 혐한(嫌韓) 감정으로 내몰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본지 설문에서도 응답자의 3분의 1 정도가 '한국에 오기 전에 한국인들이 중국인 관광객에게 부정적 태도를 보인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김재곤 | 사회부 기자
이옥진 | 사회부 기자
김승재 | 사회부 기자
김지섭 | 산업2부 기자
김정재 | TV조선 기자
유정원 | TV조선 기자
성혜란 | 인턴기자(고려대 중문과 4학년)
  •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