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12.26 06:00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더 궁금해 할 만한 내용부터 차례대로 써 나가는 방식
핵심을 첫 문장에 농축해 쓰고 중요도 순서로 서술, 바쁜 독자들에게 편리

사실을 1차적으로 전달하는 신문 스트레이트 기사의 중요한 특징은 ‘역(逆)피라미드 형태’로 작성한다는 점입니다. 역 피라미드 식 글 쓰기란 중요한 내용부터 차례대로 앞머리에 써 나가는 서술 방법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을 가장 먼저 쓰고,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을 2번째, 그다음 중요한 사실은 3번째…, 이런 식으로 씁니다. 왜 이렇게 써야 할까요.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같은 반 학생인 철수와 영식이가 쉬는 시간에 다투는 일이 있어났습니다. 교무실의 선생님께 달려가 이 내용을 보고하려면 어떻게 말해야 할까요. 먼저, 다툼의 내용을 시간적 순서로 쓰면 이렇게 됩니다.

<선생님! 철수가 영식이에게 지우개를 빌려 달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영식이는 ‘너는 왜 맨날 내 것만 빌려쓰냐. 너도 매점에서 사서 써라’며 빌려 주지 않았습니다. 철수는 ‘짝에게 그것 하나 못 빌려 주냐’며 ‘나쁜 자식’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싸움이 시작됐습니다.급기야 둘이 주먹으로 서로 치고받았습니다. 철수가 영식이 주먹에 맞아 코피가 많이 나자 치료받으러 양호실로 갔습니다.>

선생님께 이런 식으로 보고하는게 최선일까요. ‘한 학생이 코피까지 터졌다’는 게 보고해야 할 핵심적 내용인데 이게 맨 마지막에 나오는 게 문제입니다. 가장 중요한 내용이 첫머리에 오는 편이 좋겠죠. 그 뒤에는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순서대로 내용을 추가하면 될 것입니다. 이게 ’역 피라미드 식‘ 글쓰기입니다. 이렇게 보고하면 됩니다.

<선생님! 철수가 영식이하고 다투다 코피가 터져서 양호실에 갔습니다. 철수가 지우개를 빌려 달라고 했는데 영식이가 거절해서 다투기 시작했어요. 영식이는 ’너는 왜 맨날 내것만 빌려 쓰냐. 너도 매점에서 사서 써‘라고 하자 철수는 ’짝에게 그것 하나 못 빌려 주냐‘며 ’나쁜 자식‘이라고 말하면서 싸움이 시작된 것이죠. 급기야 주먹으로 서로 치고받다가 영식이가 철수 주먹에 맞았습니다. >

'역 피라미드' 형태의 글 쓰기란 어떤 사실을 설명할 때 시간적 순서 등에 구애받지 않고 중요한 내용부터 차례차례 써 나가는 방식이다.
'역 피라미드' 형태의 글 쓰기란 어떤 사실을 설명할 때 시간적 순서 등에 구애받지 않고 중요한 내용부터 차례차례 써 나가는 방식이다.
신문의 스트레이트 기사도 누군가에게 어떤 사실을 알리는 보고입니다. 가장 중요한 내용부터 말해야 좋은 보고인 것이죠. 사태의 핵심을 독자에게 가장 빨리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떠도는 우스갯소리 중에 말이 너무 느린 사람이 자기 아버지를 향해 돌이 날아오자 ”저어기~ 말~ 이~ 예~ 요~, 아~ 버~ 지이~ 돌이~ 말이예요~ 날~ 아~ 와~ 요~‘ 하다가 그 사이에 이미 아버지가 돌에 맞아 다쳤다는 말이 있습니다. 웃어 보자는 유머이겠죠. 이 우스갯소리 속엔 뭔가를 급박하게 알릴 땐 맨 첫머리에 골자를 앞세워야 한다는 가르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모든 표현을 빼고 “돌! 돌 날아와요, 아버지’라고 했어야겠죠. ‘불이야!’ ‘도둑이야!’ 등 긴급 사태때 외치는 말들이 핵심어를 맨 앞에 놓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이번에는 실제 신문 기사의 경우를 살펴보겠습니다. 한국 입양아 출신 미군이 한국 어린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 미담입니다. 그 스토리를 시간적 순서대로 써보면 이렇습니다.

<티모시 파올리니 씨는 1984년 한국에서 태어났다. 그는 세 살 때 수원역 앞에 버려진 채로 발견돼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미국으로 입양됐다.
그로부터 29년 뒤 파올리니 씨는 미군 대위가 되어 최근 한국에 근무하게 됐다. 그는 올해 연말을 맞아 어렸을 때 받은 도움에 감사하며 어린이들을 기쁘게 해 주고 싶어 부대 안에 기부함을 설치해 장난감 2000여개를 기증 받았다. 그는 이중 40개를 들고 지난 12월 13일 홀트아동복지회 일시보호소를 찾아갔다. 그는 입양아들에게 곰 인형, 포클레인 등 40여 가지 장난감을 선물하며 1일 산타클로스가 됐다. 아이들은 끊임없이 나오는 장난감 선물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위의 글은 신문기사로서는 낙제점입니다. 전하고자 하는 핵심이 첫머리에 나와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글을 끝까지 다 읽어야만 미담의 내용을 알 수 있습니다. 이걸 신문 스트레이트 기사 스타일의 ‘역 피라미드 식’으로 써 보면 이렇습니다.

<입양아 출신의 한국계 미국인이 26년만에 한국 홀트아동복지회를 찾아와 입양아들에게 장난감을 선물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주한 미군 티모시 파올리니 대위.
그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지난 12월 13일 홀트아동복지회 일시보호소를 찾아가 입양아들에게 곰 인형, 포클레인 등 40여 가지 장난감을 선물하며 1일 산타클로스가 됐다. 아이들은 끊임없이 나오는 장난감 선물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미군 장교로 최근 한국에 근무하게 된 그는 올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어렸을 때 받은 도움에 감사하며 어린이들을 기쁘게 해 주고 싶어 부대 안에 기부함을 설치해 장난감 2000여개를 기증받았다고 밝혔다.>

첫 문장 한 줄만 읽어도 무슨 내용인지 파악할 수 있지 않습니까.이처럼 신문의 스트레이트 기사에서는 맨 첫 문장에 핵심을 농축해서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첫 문장을 전문적인 말로 기사의 ‘리드(lead)’라고 합니다. TV 뉴스에서 현장 기자가 리포트 하기 전, 스튜디오의 앵커가 그 뉴스에 관해서 처음 꺼내는 앵커 멘트에도 뉴스의 핵심을 농축한 내용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사의 리드에 핵심을 추려 독자에게 빨리 알려 준 뒤, 다음 문장부터 보충 설명들을 차례차례 중요도 순으로 적는 것이 ‘역 피라미드 식’ 기사 작성 방법입니다. 결론을 글의 맨 앞에 내세운다는 점에서 국어 시간에 배우는 문장 서술 방법 중 ‘두괄식’과 상통합니다.

‘역 피라미드 식’ 기사는 독자가 사태의 핵심을 빨리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부터 앞에 썼기 때문에 바쁜 사람은 기사 전체를 다 읽지 않고 앞 문장 몇 개만 읽어도 됩니다. 또한 마감 시간에 쫓기며 신문을 편집하는 과정에서, 지면 공간에 비해 기사의 분량이 많아 일부를 삭제해야 할 때도 ‘역 피라미드 식’ 기사는 뒤에서부터 삭제하면 되므로 편리합니다. TV·라디오 등 방송 뉴스를 편집할 때도 마찬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가장 중대한 뉴스를 신문은 1면에 놓고 TV는 뉴스 프로그램 첫머리에 배치합니다. 모든 뉴스는 늘 중요도를 기준으로 서열화되는 것이죠.‘역 피라미드 식’ 기사 쓰기는 기사 한 편 속의 여러 내용들을 서열화하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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