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12.24 06:00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왜, 어떻게'의 5W1H는 어떤 일을 알릴 때의 핵심
신문 스트레이트 기사 작성의 원칙이지만 정리·보고하는 글 쓸 때도 참고할만


더 나은 글 쓰기를 위해 이번 회부터는 6회에 걸쳐 신문 기사 취재와 기사 작성의 기본적 요령에 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갓 들어온 후배 기자들에게 가르쳐 주던 내용인데, 글을 잘 쓰고자 하는 모든 분들에게 도움이 될 부분들을 추려 알려드리겠습니다.

세상에 많은 글이 있지만, 신문 기사처럼 쉽고 간단 명료하면서 정확해야 하는 글은 찾기 힘듭니다. 긴박한 뉴스들을 신속·정확하게 대중들에게 전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신문 기자가 아니더라도 어떤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글을 쓸 때에 신문 기사 작성의 원칙들은 좋은 참고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학급 신문’이나 ‘가족 신문’을 만들 때는 물론이고 ,어느 곳을 탐방한 내용을 보고서로 쓸 때도 신문 기사 처럼 써 본다면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을 것입니다.

신문 기사는 크게 나누면 3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첫째로, 1차적 사실 전달을 목표로 쓰는 ‘스트레이트(straight)기사’가 있으며, 둘째로 해설· 인터뷰·화제 기사를 일컫는 ‘피처(feature)기사’를 꼽을 수 있고, 셋째로 사회적 쟁점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는 ‘논설’이 있습니다. 이 중 뉴스 보도 매체로서의 특성을 가장 강하게 보여주는 글이 스트레이트 기사입니다. 스트레이트 기사란 어떤 ‘사실’을 알리는 데 치중한 기사입니다. 사회면에 실리는 사건·사고 기사가 대표적입니다.

신문의 스트레이트 기사를 쓰는 원칙들 중에는 제가 이 난을 통해 이미 말씀드린 글 쓰기 원칙들이 포함돼 있습니다. 즉 기사도 쉽고 군더더기 없이 짧은 단문(短文)으로 써야 하며, 비문(非文)이 되지 않도록 바른 문장으로 써야 합니다. 이런 내용들은 이미 말씀드렸으므로 이번에는 신문 기사에서 특별히 강조되는 원칙들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오늘 말씀드릴 것은 ‘육하원칙(六何原則)에 따라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육하원칙’이란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왜, 어떻게’ 등 기사에 받드시 담겨야 할 여섯가지 요소입니다. 영어로 하면 who(누가), when(언제), where(어디서), what(무엇을), why(왜), how(어떻게)이므로 ‘5W 1H의 원칙’이라고도 합니다.

이 6개의 요소는 어떤 사건을 설명할 때 빠뜨려서는 안 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들입니다. 누가 추렸는지는 몰라도 참 잘 추렸습니다. 어떤 사건이든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이 바로 이 6 가지이거든요. 예를 들어 보죠. 가령 한국계 재미 동포가 미국의 먹기대회에서 우승했다는 소식이 들려 오면 더 알고 싶은 궁금한 것들이 무엇입니까. 누가 영예의 주인공인가? 언제 어디서 열린 대회인가?, 정확히 무슨 대회에서 상을 받은건가?(무엇을), 도전한 동기는?(왜), 어떻게 얼마나 먹었나?(어떻게)입니다. 이런 것들을 빠짐 없이 취재해 쓰는 게 육하원칙을 지키는 것입니다. 그렇게 쓰면 아래와 같은 기사가 됩니다.

<각종 먹기대회를 휩쓸어온 한국계 여성 이선경씨(45)가 2012년 7월 4일 독립기념일을 기념해 미국 뉴욕시 브루클린 코니아일랜드에서 열린 ‘핫도그 먹기 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이씨는 이날 10분 만에 핫도그 45개를 먹어치워 다른 참가자 13명을 제치고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그녀의 작년 성적보다 5개 많은 것이다. 이씨는 “ 나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고 싶었으며 특히 나의 나이만큼 되는 45개의 핫도그를 먹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참가했다”며 기뻐했다. >
어느 기자회견장에서 수많은 신문, 방송, 통신사 기자들이 취재원에게 앞다퉈 질문하고 있다. 기자들이 던지는 질문은 결국 '육하원칙'(누가, 언제,어디서, 무엇을, 왜, 어떻게)에 맞춰 기사를 쓰기 위한 것이다.
어느 기자회견장에서 수많은 신문, 방송, 통신사 기자들이 취재원에게 앞다퉈 질문하고 있다. 기자들이 던지는 질문은 결국 '육하원칙'(누가, 언제,어디서, 무엇을, 왜, 어떻게)에 맞춰 기사를 쓰기 위한 것이다.
또 한 편의 기사를 봅시다. 엊그제 보도된 교통사고 기사입니다. 육하원칙에 해당하는 요소들이 각각 무엇인지 찾아 봅시다.

<21일 오전 7시 36분경 전라북도 완주군 용진면 회포대교(전주 송천동 방향)에서 차량 43대가 연쇄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사고는 SM3 승용차와 아반떼 승용차의 추돌 사고가 발생한 데 이어 뒤따르던 41대의 차량이 연쇄 추돌하며 일어났다. 경찰은 최근 내린 눈이 길 위에 얼어붙은데다 안개가 짙어 사고가 커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 기사속 ‘5W1H’를 찾아 보면, ‘언제’는 ‘21일 오전 7시 36분경’, ‘어디서’는 ‘전라북도~회포대교’, ‘무엇’은 ‘연쇄 추돌 사고’이며, ‘왜’는 ‘최근 내린 눈이 길 위에 얼어붙은데다 안개가 짙어’라는 사고 원인이며 ‘어떻게’는 ‘SM3 승용차와~ 연쇄 추돌하며’라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누가’는 무엇인지 얼른 찾기 어렵죠? 이런 기사에서는 특정한 사람을 주어로 내세우고 있지는 않지만 결국 ‘43대 차량의 운전자들이’ 운전 도중 사고를 당한 내용이므로 ‘누구’에 해당하는 것은 운전자들이라고 볼수 있겠습니다.

모든 기사에 육하원칙 6가지 요소를 모두 넣어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신문 기사는 아니지만, 몇 년 전 설 연휴 때 제가 사는 아파트에서 ‘65세 이상 노인을 위한 떡국 잔치’를 연다는 게시문을 붙인 적이 있습니다. 게시문을 만든 사람은 주최자(누가), 일시(언제), 장소(어디서), 행사명(무엇을), 목적(왜), 진행순서(어떻게) 등을 육하원칙에 맞춰 열거하려 애쓴 듯합니다. 그러다 보니 ‘행사명: 노인을 위한 떡국잔치’라고 적고는 그 아래에 ‘목적: 노인 공경’이라고 써 놓아 저를 웃음짓게 만든 일이 있습니다 제목에 ‘노인 위한 잔치’라고 되어 있는 것으로 목적이 충분히 설명이 됐는데 육하원칙을 기계적으로 적으려다 보니 군더더기를 쓴 것이죠. 신문 기사에서도 내용에 따라 육하원칙 중 한두 가지는 굳이 포함시키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융통성 있게 작성하면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가 세계 대회에서 우승했다는 기사를 쓰면서 굳이 ’왜‘라는 내용을 쓸 필요가 있겠습니까.

육하원칙 지키기는 어떤 상황을 남에게 보고하는 모든 글에 적용할 만합니다. 회사에 입사한 사원이 상사에게 무엇을 보고할 때도 육하원칙에 맞춘다면 칭찬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학생들이 쓴 글을 읽다 보면 육하원칙에 관해 가르쳐 줘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 때가 많습니다. ‘자기소개서’에 발명대회 입상 사실을 쓰면서도 ‘저는 중학교 2학년 때에는 전국학생발명대회에 나가서 2등상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라는 식으로 대충 쓴 학생이 있었습니다. 만일 육하원칙을 생각하면서 ‘저는 중학교 2학년 때인 2006년 9월 15일 한국발명협회 주최의 제17회 전국학생발명대회에 참가해 ‘물 아끼는 수도꼭지’로 2등에 입상했습니다‘라고 쓰면 어땠을까요. 훨씬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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