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장성택이 틀어쥔 '비자금' 회수 노려

입력 : 2013.12.12 05:36

張과 측근들 '딴주머니' 찬 듯 - 김정일 때부터 비자금 관리해와
김정은 이후 외화벌이로 번 돈 입금 안했거나 횡령했을 가능성
김정은 해외 비자금 40억달러 - 간부 선물·호화생활 용도로 써
최근 金마저 내다판다는 說도 "김정은 비자금 부족하단 증거"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장성택 숙청은 그가 쥐고 있던 '권력'뿐 아니라 '돈줄'을 회수하기 위한 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장성택과 그의 측근들은 김정일과 김정은 부자의 해외 비자금 상당 부분을 관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中·유럽 등에 차명 계좌 최소 200개

김정은의 해외 비자금 규모는 총 40억달러 정도로 알려져 있다. 북한 경제 소식통은 "김정일 통치 시절엔 항상 이 정도 비자금은 유지했다"며 "돈을 쓰게 되면 다시 채워서 일정 규모를 유지하는 방식"이라고 했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드러난 것은 2005년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에 예치돼 있던 2500만달러가 거의 전부다. 서울의 한 외교 소식통은 "당시 북한에서는 자기들도 몰랐던 계좌라며 내심 고마워했다는 얘기도 있다"며 "여러 팀이 비자금을 은밀하게 관리하다 보니 관리자가 갑자기 죽거나 숙청되면 그 돈이 얼마나 불어나고 있었는지 모른 채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경제 구조와 김정은 비자금 그래픽
한·미 양국은 2006년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이후 본격적으로 북한 김씨 일가의 비자금 추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중국 러시아 싱가포르 스위스 오스트리아 룩셈부르크 리히텐슈타인을 비롯한 전 세계 수십 개 나라 은행의 차명 계좌 200개 이상에 혐의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張 측근들 비자금 빼돌렸을 가능성

장성택은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의 외화벌이와 경제 개혁·개방 작업을 책임졌다. 북한 소식통은 "김정일 생존 당시부터 궁정 경제에 깊이 관여해온 장성택과 그 측근들은 김정은 집권 후에도 김씨 일가의 비자금을 계속 관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장성택의 최측근 중 한 명인 리수용 노동당 부부장(전 스위스 대사)은 1980년부터 2010년까지 무려 30년간 스위스·리히텐슈타인·네덜란드 등 김씨 일가가 비자금을 은닉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공사·대사로 근무했다.

정부 소식통은 "54국을 맡고 있던 장수길을 처형한 것은 김정은 비자금 횡령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장성택과 그 측근들이 외화벌이 등으로 번 돈을 김정은 비자금 계좌로 입금하지 않았거나, 기존 비자금 중 일부를 횡령했다가 적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해마다 2억~3억달러 비자금 조성

정부 당국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본격화되기 전까지 북한이 제3경제를 통해 매년 2억~3억달러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북한 경제는 크게 세 분야로 나뉘어 있다. 제1경제는 내각이 관리하는 공식 경제이고, 제2경제는 군수 물자 조달 부분이다. 김정은의 비자금은 제3경제 부문에서 조성·관리된다. 당과 군의 각 분야에서 외화벌이를 통해 벌어들인 돈은 대부분 이곳으로 들어간다. 자금 조달원은 금·송이버섯 독점 거래에서부터 광물·농수산물 수출, 마약 제조 및 판매, 위조지폐 제작·유통, 무기 밀매까지 다양하다.

북한 소식통은 "몇 달 전부터 북한이 38호실에서 독점 거래하는 금마저 내다 팔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면서 "김정은이 금을 팔고 있다는 것은 비자금이 부족하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현재 북한의 금 매장량은 2000t(시가 80억달러)가량으로 알려져 있다.

김정은은 제3경제를 통해 조성한 비자금을 간부들 선물 구입 등 통치 자금으로 쓰고 일부는 호화 요트, 양주, 사치품 수입 등 개인적 용도에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마식령 스키장 건설 등 김정은의 '역점 사업'에 이 자금을 일부 풀었다는 관측도 있다.

이인열 | 기자
황대진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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