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11.29 05:39

[고민 깊어지는 안보 이슈들]

韓·美·日 3각 안보동맹 - 美, 韓 적극 참여 희망… 中반발
韓·美 서해훈련 - 中, 서해 오는 美항모에 불쾌감… 무력시위 등 충돌 가능성도
韓·中 군사 협력 강화 - 韓, 대북억지력 확보 위해 추진… 美, 직·간접적 견제 움직임

중국의 일방적인 방공식별구역 설정으로 촉발된 중·일 갈등이 미·중 갈등으로 확대되면서 이른바 G2 사이에 끼여 있는 우리나라의 군사안보 차원에서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안보 동맹 관계인 미국과 최대 무역시장인 중국이라는 G2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코리아 패러독스(역설)'라고 부르고 있다.

2010년 여름 우리나라는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한 대북 무력시위를 위해 서해상에서 미 항공모함 전단(戰團)이 포함된 대규모 한·미 연합 해상훈련을 추진했었다. 하지만 중국 측이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강하게 반발하자 동해상으로 훈련 장소를 바꾼 적이 있다. 중국이나 미국이 어떤 입장과 반응을 보이느냐에 따라 우리의 처지가 매우 곤란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예다.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CADIZ) 선포로 미국·일본과 중국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일본 오키나와 남쪽 해상에서 미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가 일본 해상자위대와 28일 합동훈련을 벌이고 있다.
美핵항모 조지워싱턴호, 자위대와 합동훈련 -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CADIZ) 선포로 미국·일본과 중국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일본 오키나와 남쪽 해상에서 미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가 일본 해상자위대와 28일 합동훈련을 벌이고 있다. /AP 뉴시스
우선 한·미·일 3각 안보동맹에 중국은 자신들을 향한 봉쇄정책 아니냐며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우리는 중국을 의식해 한·미·일 동맹에 신중한 접근을 해왔다. 미 태평양사령관 등이 자주 언급한 한·미·일 연합 해상 훈련은 미·일은 전투 훈련이 포함된 높은 수준의 연합 훈련을 희망해왔지만 우리 군은 탐색(探索) 구조 훈련 수준까지만 동참하고 있다. 만일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 한국을 향해 어느 편인지 선택하라는 요구가 높아질지도 모른다.

미국 항모 전단이 포함된 서해상 한·미 연합 훈련도 중국의 반응에 따라 2010년의 경우처럼 언제든지 '뜨거운 감자'가 될 수 있는 사안이다. 중국은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호를 서해를 관할하는 북해함대(칭다오)에 배치한 상태다. 군 소식통은 "중국은 서해를 자신들의 안마당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미 항모전단의 서해 진입(進入)을 매우 불쾌하게 여기고 있다"고 했다. 한·미 양국 군은 지난달에도 서해상에서 미 7함대 소속 항모 조지 워싱턴 등이 참가한 가운데 연합 훈련을 실시했다.

한·중 군사교류 협력 강화는 우리 정부와 군이 대북 억지력 확보 등을 위해 적극 추진해왔지만 미국은 이에 대해 직·간접적인 견제를 해왔다. 한·중 군사 협력의 강도가 높아질수록 미국은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중 갈등 고조 때 한국의 고민 깊어질 군사 안보 이슈들.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문제도 미·중 간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린다. 미국은 중국 견제 등을 위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에 적극 찬성하고 지원하지만 중국은 반대 입장이다. 하지만 현재 이 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는 일본의 한반도 개입 가능성 등을 고려, 경계하고 있는 상태다.

미국의 미사일 방어(MD) 체제 문제도 단골 이슈다. 우리 정부는 북 탄도미사일의 비행시간이 짧아 요격이 쉽지 않은 한반도 환경, 중국의 반발 등을 고려해 미 MD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우리 나름의 방어 수단을 확보하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KAMD) 체제 구축을 추진해왔다. 미국은 "한국이 어정쩡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불만을 갖고 있으며, 탐지거리가 1800㎞ 이상인 지상배치 X밴드 레이더를 백령도에 배치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유용원 |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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