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11.13 01:24

주민들은 감시 피하려 뇌물, 지방 관리는 중앙에 상납… 黨검열 나오면 마약 접대도

북한의 '시장화'가 진전되면서 당국의 주민 통제도 강화되고 있다. 김정은은 권력 승계 직후인 2012년 1월엔 "돌부처가 아닌 이상 죄를 지을 수 있다"며 대규모 사면을 실시하는 등 대국민 유화책을 폈다. 하지만 작년 10월부터는 "공화국 내에 바늘 떨어지는 소리까지 철저하게 장악하라"며 주민들에 대한 감시 강화로 선회했다. 북한 사정에 밝은 정부 소식통은 "김정은이 직접 보안부(우리의 경찰청)를 방문해 24시간 경비 체제를 구축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당국의 통제가 강화되자 주민들은 뇌물 등의 수단을 통해 이를 벗어나려 애쓰고 있다. 이 때문에 보안부·보위부 요원들이 뇌물을 받기 위해 거꾸로 불법을 조장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한 탈북자는 "공안 기관원들은 관할 구역에 탈북자 가족이 다섯 가구만 있으면 약점을 잡고 계속 돈을 받아낼 수 있어 '노후 보장이 가능하다'고 한다"며 "심지어 딸을 가진 집에 찾아가 탈북을 부추길 정도"라고 말했다. 한류 동영상이나 음란물, 두발·복장 단속도 관리들의 부패가 워낙 심해 단속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관료사회 내부 부패도 심각하다. 일반 주민에서 지방 관리, 중앙당 고급 간부로 이어지는 부정부패의 먹이사슬이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북한에서 인민위원회 간부로 근무했던 탈북자 김모씨는 "김정은 집권 후 간부들이 딴생각을 못 하도록 한 달에 3~7번씩 검열을 내려보내는데, 지방 간부들이 뇌물을 대느라 바쁘다"고 했다. 중앙당 조직지도부, 선전선동부, 중앙검찰소, 국방위원회, 국가보위부 등이 번갈아 내려와 조직·사상 생활, 김정은 지시 및 당 정책의 집행, 경공업과 농업 관련 집행 사항 등을 검열하는데 실제 목적은 뇌물을 받는 데 있다는 것이다.

검열단이 오면 하루 3끼 식사와 술은 물론 마약 접대와 현금, 선물 등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지도부에는 2000달러, 선전선동부는 1000달러, 중앙검찰소는 1000달러, 국방위원회는 1000달러를 바친다고 했다. 이 때문에 북한은 2011년 이후 국제투명성기구(TI)의 국가별 부패 순위 조사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